*굴뚝농성 초반, 대책위에서 촬영한 사진자료 [사진출처:참소리]
원직복직을 요구하며 군산 기아특수강 해고노동자 이재현, 조성옥 씨가 굴뚝위로 올라가 농성을 벌인지 68일째가 되는 12일. 오후부터 한파와 폭설이 기상예보된 이날 군산 기아특수강 공장 주변은 드문 인적에 차가운 바람으로 을씨년스런 분위기를 자아냈다.
회사 정문에서 약 300여미터 안쪽으로 굴뚝이 조그맣게 보이고, 그 곳에 두명의 농성 노동자들이 있다는 것은 굴뚝 위로 걸려 바람에 펄럭거리는 현수막들로만 확인할 수 있었다.
인터뷰를 시도하기로 기획했을 때, 기자가 맨처음 맞닥뜨린 상황은 회사측의 완강한 취재거부. 소규모 언론은 물론이고 지역 기성방송사가 와도 멀리에서 카메라 줌을 당겨 영상촬영을 할 수밖에 없을 정도로 회사는 굴뚝농성 취재에 노골적인 거부감을 드러냈다. "우리는 위에서 시키는 대로 하는 거지만, 굴뚝 농성하고 있다는 거 자체만 알려져도 회사 의견과는 상관없이 회사를 나쁘게 보게 될 것이 뻔한데 누가 취재를 좋다고 하겠습니까" 굴뚝 근처까지만 가겠다는 요청에서 완강히 출입을 막는 회사 정문 관리 경비원의 말이다.
▲관리실에서 내용물을 세세하게 점검받은 후, 관리경비원의 안내로 굴뚝까지 차를 타고 이동해, 길게 이어진 끈으로 식사 가방을 올린다. 굴뚝농성 노동자들이 하루에 한번 유일하게 사람들을 멀리에서나마 볼 수 있는 시간이다.
공장 안에 들어가지 못하게 한다면, 카메라만이라도 매일 한번씩 반입하는 농성자들의 하루 식사용 도시락 가방에 넣어 보내면 되지 않을까 했던 기자의 생각도 이 굴뚝농성의 상황을 전혀 몰랐던 오판. 기아특수강 해고 노동자 대책위와 가족들이 가져오는 식사도 관리경비들에 의해 풀어헤쳐지고 음식물 내용까지 일일히 장부에 기록당한다. 심지어 경비원은 밥통 뚜껑을 열고 긴 젓가락으로 밥속 까지 뒤진다. 반입되는 내용물에 식사 외의 다른 것(예를 들어 휴대폰 밧데리)이 들어있을까봐 조사하는 거란다.
결국 기자는 공장 바깥에서 보이는 풍경만을 사진으로 담을 수 있었고, 이날 저녁 다섯차례 시도끝에 농성자들과의 전화인터뷰를 성사시킬 수 있었다. 인터뷰는 휴대폰 전원이 떨어질 것을 방지하기 위해, 인사도 생략하고 다급하게 진행됐다.
다음은 전화인터뷰를 통해 들은 두 농성 노동자들의 육성과 그 기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