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사부실' 해법은 노동자 대량해고?

전면파업 이틀째 외환카드노조 '사표투쟁'‥'전직원 70% 정리해고' 내부문건 파문


△외환카드 노조 조합원 600여명이 13일 오전 서울 방배동 본사 앞에서 '파업출정식'을 갖고 있다. 노조는 이날부터 무기한 전면파업에 돌입했다. [사무금융연맹]

사측의 일방적인 구조조정과 외환은행과의 합병 계획에 맞서 외환카드 노조(위원장 김남정)가 지난 13일부터 무기한 전면파업에 돌입한 가운데, 정부와 경영진이 사태해결에 적극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민주노총은 14일 성명을 내어 "카드사들이 구조조정이란 이름 아래 대규모 정리해고를 꾀하고 있고, 외환카드의 경우 전체 노동자의 70%를 정리해고 한다는 내용의 내부문건까지 발견돼 충격이 아닐 수 없다."며 "사태의 근본원인을 외면한 채 모든 책임을 노동자에게 떠넘겨 희생시키려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민주노총은 "책임이 방향성 잃은 정부정책과 방만한 경영에 있는데, 이에 대한 책임을 추궁하기는커녕 노동자들만 정리해고 하려 한다"며 외환카드 노조 파업의 정당성을 역설하고, "정부와 경영진이 노동자 대량해고 방침을 거두고, 경영진의 부실경영의 책임을 명확하게 묻는 데서 해결책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민주노동당 또한 앞서 13일 논평을 통해 "외환카드를 필두로 카드사들이 구조조정에 착수하면서 실질적인 재무구조개선, 부실채권회수율 증대 등 근본적인 조치를 소홀히 하고 있다."고 지적하며, "(정리해고는) 부실경영의 피해자인 노동자에게 책임을 전가함으로써 부실경영의 주범인 대주주들에게 면죄부를 주는 철저한 책임전가행위"라고 주장했다.

민주노동당은 "(카드사부실문제는) 정부의 경기활성화 대책의 일환으로 펼친 카드사용활성화정책과 카드사의 시장선점경쟁 등 부실경영, 금융감독당국의 카드사 비호 행태에 그 원인이 있다."며, ▲노동자에 대한 정리해고 방침 철회 ▲은닉한 대환대출 통계 등 부실정도 전면공개 ▲채무자들의 상환의지를 되살릴 '신용회복법' 제정 등을 정부와 카드사 경영진에게 촉구했다.

한편 파업 이틀째를 맞은 외환카드 노조는 이날 오전 11시 청와대 부근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카드정책 실패의 주범인 정부관료의 동반사표제출을 요구"하며 전직원 사표를 제출하려 했으나, 청와대측의 사표수령 거부로 '사표제출 사유서'를 대표단을 통해 민원실에 제출했다.

외환카드 노조로부터 교섭권과 체결권을 위임받은 민주노총 사무금융연맹(위원장 곽태원)은 현재 '외환카드 대책위원회'(대책위원장 장화식)를 구성해 투쟁을 이끌고 있다. 연맹은 오는 16일 열리는, 외환은행과 외환카드의 합병을 결정하는 외환카드 주주총회가 조합원들의 운명을 좌우하는 주요한 일정으로 보고 전면적인 '주총투쟁'을 벌인다는 계획이다.

이에 연맹은 산하 가맹조직 상근간부를 비롯해 운영위원과 연맹 대의원들의 주주총회 참석을 독려하고, 소액주주들로부터 위임받은 의결권을 행사한다는 방침이다.

카드사부실 책임, 방향성 잃은 정부와 방만한 경영에 있어
사무금융연맹, "뒤에 초국적 자본 '론스타'가 있다"


앞서 외환카드 사측(대표이사 직무대행 이주훈)은 지난 5일부터 사무금융연맹과 대표교섭을 진행하는 한편, 9일 전체직원 662명 중 무려 360명(54.7%)에 달하는 인력감축 제안서를 일방적으로 연맹에 통보한 바 있다.

나아가 12일 이 회사 사장실에서 핵심인력 30%만을 남기고 인력을 정리하고, LG·삼성카드 등 카드사 인력조정 시 '이삭줍기'(특채) 방침을 세운다는 내용의 '외환카드 노동조합 동향 및 대책'이라는 문건까지 발견돼 파문이 일고 있다.

연맹은 "외환카드 및 외환은행 경영진이 초국적 투기자본 '론스타'의 특명을 받아 국민카드-국민은행 합병과 우리은행-우리카드 합병에서는 전혀 유례가 없는 정리해고를 포함한 대규모 인력감축을 관철시키기 위해 형식적인 수순을 밟다"고 지적하고 있다.

연맹은 외환카드 문제를 일개 사업장의 노사분규 차원으로 국한해 바라보고 있지 않다. 연맹은 "이 문제의 올바른 해결은 곧 전체 카드산업의 올바른 해결을 위한 시금석이 될 것이며, 초국적 투지자본으로부터 카드를 비롯한 국내 금융산업을 지켜내느냐의 중대한 기로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카드사태의 근본적인 원인규명과 정책당국자, 경영진 등 책임자에 대한 일체의 처벌없이 노동자들에게만 정리해고 등 가혹한 희생을 강요하고 있는 이번 사태"와 "초국적 투기자본 '론스타'와 그의 하수인에 불과한 외환은행 및 외화카드 경영진에 맞서" 8만 사무금융 노동자들의 총력투쟁을 전개할 것이라고 연맹은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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