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5일 미군기지에서 집회하는데 집회소음측정을 하러 군산시청직원이 소음측정기를 가지고나와 측정하려다 발각 되었던 사건이 있었다. [참소리]
지난해 말 개악되고 오는 3월 시행을 앞두고 있는 위헌적인 집회및시위에관한법률이 서서히 그 이빨을 드러내고 있다.
지난 25일 오후 2시 10분께 군산 미공군기지 앞에서 군산시청 복지환경과 소속 공무원으로 확인된 남녀 두 명이 은밀히 집회 소음을 측정하는 장면이 확인됐다. 당시 기지 앞에서는 군산미군기지우리땅찾기시민모임 회원들이 매주 수요일에 여는 323회 째 수요집회를 막 시작하고 있었다. 오후 2시에 시작될 예정이던 집회는 미군 전투기의 비행 소음 때문에 지연된 참이었다. 시청 직원들은 집회 장소 인근 구멍가게 근처에서 서성이다 집회가 시작되자 소음 측정을 시작했다.
소음 측정 행동이 시민모임 회원들에게 들통난 시청 직원들은 "(비행기 소음이 아니라) 집회 때문에 나왔다"며 집회 소음을 측정하기 위해 나온 사실을 시인했다. 시민모임 회원들이 "전투기 소음 측정은 한 번도 나오지 않던 복지환경과 사람들이 집회 소음 측정을 나온 것은 명백히 집회 방해 의도가 있는 것"이라며 항의하자 이들은 돌아갔다.

▲이들이 가지고 있던 소음측정기로 측정된 미군전투기 소음 - 활주로에서 멀리떨어진 정문에서의 소음이 이정도라면 활주로 부근은 어떨까? [참소리]
당시 이들이 소지한 소음측정기에 전투기 비행시 표시된 소음은 80-90데시벨 사이였다. 이 수치는 기지정문에서 측정된 것으로써 전투기 이 착륙장 부근에서 발생한 소음에 비하면 적은 수치다.
기지 주변 시민들과 시민모임은 여러 해에 걸쳐 시청에 전투기 소음 피해 조사를 군산시청에 호소해왔고 최근에 결국 주민들 스스로 정부를 상대로 소송해 일부 승소한 바 있다. 따라서 '전투기 소음 피해 호소를 외면하던 공무원들이 집회 방해 의도를 미리 갖고 집회장에 나온 것'이라는 시민모임 회원들의 항의가 큰 설득력을 가질 수밖에 없다.
한편, 집회를 마친 뒤 상임대표 문정현 신부 등 시민모임 회원들이 군산시청을 항의방문한 자리에서 복지환경과 모 계장도 "오후 1시경 전화 신고가 들어와 직원들을 내보냈다"고 밝혔다. 그에 따르면 집회가 시작되기 한 시간 전에, 따라서 당연히 집회 소음이 발생할 수 없었던 시간에, '정체불명의 사람으로부터' 집회 소음 발생 신고를 받고 현장에 달려간 셈이다.
전투기 소음 피해 호소 외면하던 공무원들,
집회 방해 의도를 미리 갖고 집회장에 나온 것
무엇보다도, 소음을 통한 집회 규제는 표현의 자유에 대한 반민주적인 억압이라는 것이 이들의 주장이다. 자신의 주장을 다른 사람에게 전달하고 설득하는 것이 집회시위의 근본요건인 점을 생각할 때 소음을 통해 집회를 규제하는 현행 집시법은 경찰이 주민의 동조나 접근을 막는 반민주적인 폭력이라는 것이다. 소음진동규제법 제1조는 "공장, 건설 공사장, 도로, 철도 등으로부터 발생하는 소음, 진동으로 인한 피해를 방지하는 것"을 법 제정 목적으로 규정하고 있다. 즉 상시적으로 장시간 소음이 발생하는 곳을 규제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
집시법은 소음을 규제하는 것이 목적이 아니라 반대로 소음을 구실로 집회 자체, 즉 표현의 자유로운 교통을 규제하려는 것이 목적인 악법이다. 여기서 규제 대상이 '집회 자체'라고 말하는 것은 집시법이 규제하는 것은 폭력적이고 지나친 소음을 발생시키는 등등의 집회가 아니라 평화적인 집회를 포함한 모든 시위와 집회를 말하는 것이다. 집시법 어디를 뜯어보아도 평화적인 시위와 집회를 권장하기 위한 어떠한 조항도 찾아볼 수 없다.
역설적으로 당시 수요집회는 미군기지로 인한 전투기 소음 피해의 근본적인 해결을 촉구했다. 수요집회가 장기화되고 있는 것은 소음 피해와 미군범죄 피해 등의 해결을 촉구하는 시민들의 정당한 요구가 국가정책에 반영되지 않고 나아가 그러한 요구가 자유롭게 표출될 교통구조가 닫혀있기 때문이다. 즉 장유식 변호사(참여연대 협동사무처장)의 말처럼 정부가 국민의 의사소통구조를 열고 시민들의 여론을 국가정책으로 받아들인다면 집회나 시위로 문제가 생길 이유가 없는 것이다.
개악 집시법은 시민들의 권리로써 자유로운 표현을 권장하기보다는 그것을 물리적으로 억압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소음을 통한 규제는 한 가지 사례일 뿐이다. 집시법과 그 시행령, 시행규칙 등은 집회를 악으로 규정하고 그것을 규제하는 목적에 충실히 봉사하고 있다.
군산에서 발생한 사건 역시 하나의 사례다. 그것은 동시에 상징적인 사례다. 행정력의 말단을 동원한 반민주적인 폭력이 집회의 자유, 즉 시민들의 건강한 심장과 폐를 어느 정도까지 병들게 할 수 있는가를 끔찍하게 상상하게끔 자극하기 때문이다.
참소리 문만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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