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북한자유법안, 한반도에 큰 파장 일으킬 것

쿠바자유민주연대법, 이라크해방법 등과 유사 체제의 논리와 인권의 논리 섞지 말아야

북한자유법안(North Korean Freedom Act of 2003)의 문제점과 시민사회의 대응에 대해 논의하는 토론회가 3월 2일 국가인권위 배움터에서 열렸다. 토론회는 민변 통일위원회, 인권운동사랑방, 참여연대 평화군축센터, 통일연대학술위원회, 평화네트워크 주최로 열렸다.

지난 해 11월 미국 상,하원에 상정된 "2003 북한자유법(North Korean Freedom Act of 2003)"의 목적은 △대량 살상무기와 그와 관련된 유통구조·물질·기술의 개발·판매·이전의 금지, △민주주의 체제로의 한반도 통일을 지원, △UN헌장에 부합하는 북한의 인권보호라고 밝히고 있다. 법안의 본문에는 1장 북한주민의 인권보호(4개 조문), 2장 북한난민(4개 조문), 보호를 위한 조치(12개 조문), 3장 북한의 민주주의를 촉진하기 위한 조치(5개 조문), 4장 대북협상(3개 조문), 5장 기타 사항(2개 조문)으로 되어 있다.

자유법안을 입안한 사람들은 워싱턴의 보수적인 연구소인 허드슨 연구소의 마이클 호로위츠를 위시한 '북한자유연합'이다. 자유 법안에 대해 발제를 맡은 미국 코넬대학의 유정애씨는 "북한자유연합은 NED(the National Endowment for Democray;민주주의를 위한 전국재단)와 긴밀한 관계를 갖고 있는데, NED는 '70년대 후반 이후 CIA에 따라다녔던 부정적인 이미지 없이 민간단체의 틀을 빌어 공공연하게 하겠다는 설립 구상'을 갖고 만들어졌다"고 설명했다.

또한 "이러한 목적을 위해 선택한 정치단체나 시민단체, 반정부단체에 자금, 기술적 지원, 훈련 프로그램 등을 제공해왔다"고 지적하고, "한국에서도 북한인권시민연합, 북한민주화 네트워크 등이 NED의 재정 지원을 받아왔다"고 언급했다.

유정애 씨는 또 "이와 유사한 법안으로 96년의 쿠바자유민주연대법, 98년 이라크 해방법, 03년 이란 민주주의법 등이 미국 의회에서 통과한 바 있다"고 설명하고, "북한자유법안이 의회를 통과해 법률로 제정된다면 한반도에 적지 않은 파장을 일으킬 것"이라고 지적했다.

즉 많은 액수의 자금이 북한'난민'을 돕는 데 쓰여 북한 주민들을 끌어 내 북한 내부의 불안을 야기할 것이고, 북한 인권 문제에 대한 국제 캠페인을 더욱 강화하는데 사용되며, 미국 행정부는 대북 협상의 안건으로 '인권' 의제를 법제화한다는 것이다.

유정애씨는 "북한의 인권 문제에 대해 진심으로 염려한다면 비용 면에서도 더욱 효과적인 '경제제재 해제'를 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하고, "북의 인권문제는 미국의 대북정책에 포섭되지 않은 채로 균형잡힌 방식에 의해 제기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북한자유법안을 분석한 김승교 변호사는 "이 법안의 궁극적인 목적은 북한의 정권교체 또는 체제붕괴에 있으며, 이런 발상의 기초는 미국의 뿌리깊은 대북 적대 의식에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이 법안은 '국가간의 자주권존중과 내정불간섭'이라는 국제법질서에 반대되고, '국제기구와 국제협력을 통한 해결의 원칙'에도 위배되며 실효성과 형평성에도 문제가 있다"며 문제점을 지적했다.

한편 인권운동사랑방의 이창조 연구원은 "지구상의 어느 나라에나 인권문제는 존재한다며 북한 인권문제도 △인권의 보편적 실현, △한반도 인권의 공동 해결, △반제국주의, 반세계화의 관점에서 보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창조 연구원은 또 "체제의 논리와 인권의 논리를 섞어 북한 체제가 표방하는 가치 자체를 '반인권적'이라고 규정해서는 안 된다"면서 "구체적인 문제지점에 대한 실질적인 해결방안을 찾아야 한다"고 설명했다. 북한의 인권문제도 다른 나라와 마찬가지로 사회주의 체제의 문제, 국가권력의 보편적 속성에서 비롯하는 문제, 다른 나라와의 관계에서 비롯되는 문제들로 구분하고 이런 범주화가 문제 해결의 관건을 파악하는데 유의미하다고 입장을 밝혔다.

특히 "두 번째 범주인 국가권력의 보편적 속성에서 비롯하는 문제해결을 위해서는 세계 공통의 문제지점이라는 입장에서의 접근이 필요하며, 만약 북한체제의 특성에서 기인하는 문제가 있다면 이는 북한 인민의 선택으로 남겨야 한다"고 밝혔다.

대응 방향에 대해 토론에 나선 통일연대의 김성란 대외협력위원장은 "북한자유법안 뿐 아니라 미국의 각종 한반도 작전계획, 대량살상무기 확산 방지 구상 등 대북저강도정책에 대한 종합적인 대응과 북한자유법안저지를 위한 대응이 모두 필요하다"고 제시했다.

이날 토론과정에서는 북한자유법안을 수정하여 받아들일 수 있는지, 현재 북한인권에 대해 문제제기하는 방법의 문제, 북한자유법안이 북한인민의 인권신장을 위한 발상에서 비롯된 것이 아니라 미국이 추진한다는 점에서 도덕적 정당성을 확보하기도 어렵고, 탈북 주민 문제를 정치적으로 채색하는 것은 실질적인 인권개선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점들이 지적되었다.

특히 참석자들은 법안이 통과될 경우 불행한 사태가 발생할 것이라고 우려하며 오늘 토론과정에서 지적된 사항들을 수렴하고 대응방안을 모색하는 것이 시급하다는데 뜻을 모았다. [이은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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