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 FTA 협상의 문제점과 대응방향

“니깐 에푸티에 코쇼오 이마수그 야메로!”
“한일 FTA 협상을 즉각 중단하라!”

한일 FTA 체결을 위한 한국과 일본 양국 간의 협상이 본격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양국은 이미 지난해 10월, 2005년 중으로 한일 FTA를 체결할 것에 합의하였고, 12월에는 서울에서 1차 정부간 협상을 진행한 바 있다. 그리고 2004년 2월 23일부터 25일까지 일본 동경에서는 한일 FTA 2차 정부간 협상이 진행되었다. 1차, 2차 협상을 통해 양국 정부는 ① 양국간 무역 및 투자 증대를 위하여 농업을 포함하는 상품, 서비스의 포괄적 자유화 원칙을 확인하고, ② FTA 체결의 이익을 극대화하기 위하여 가급적 많은 무역규범 분야에서 수준높은 FTA를 추구하며, ③ 양국간 경제통합을 실질적으로 실현하고, FTA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하여 무역투자협력, 기술협력 등 각종 협력사업을 발굴, 추진 등의 사안에 합의하였다. 특히 이번 2차 협상에서는 3차 협상(4.26~28, 서울)에서부터 양국이 협정문안 초안을 준비하여 이를 바탕으로 구체적인 논의를 진행하기로 하였다고 한다.

이러한 한일 FTA 정부간 협상 일정에 대응하여 한국과 일본의 사회운동단체들은 한일 FTA 체결에 반대하는 공동행동을 전개하고 있다. 지난 1차 협상 때와 마찬가지로 이번 2차 협상을 맞아 한국과 일본에서는 같은 시간에 항의행동을 진행하였다. “니깐 에푸티에 코쇼오 이마수그 야메로!(=한일 FTA 협상을 즉각 중단하라!)” 한국의 ‘자유무역협정WTO반대 국민행동’과 일본의 ‘탈WTO풀뿌리 캠페인’, ‘이의있음! 일한자유무역협정 캠페인’은 한국의 외교통상부와 일본의 외무성 앞에서 각각 한일 FTA 협상에 반대하는 집회를 열고 양국 정부에 협상 중단을 촉구하였다.



한일 FTA의 문제점

한일 FTA의 경우, 투자에 대한 광범위한 정의(단기투기자본까지 투자로 인정)를 통한 투기자본의 활동 보장이라는 FTA의 기본적인 문제점 이외에도 몇 가지 심각한 문제가 있다. 이는 지난해 10월 발표한 ‘한일 FTA 산.관.학 공동연구회 보고서’를 통해서 확인할 수 있다.

첫째, 한국경제의 대일 종속성이 더욱 심화될 것이다. 자동차, 기계, 전자, 철강 등 대부분의 분야에서 현행 관세가 한국이 상대적으로 높고, 일본은 거의 없는 상황이므로 FTA 체결로 관세를 낮추면 한국만 일방적으로 관세를 낮추는 셈이 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 정부가 한일 FTA를 조속히 체결하겠다고 나서는 이유는, 초국적 자본으로 하여금 ‘한국은 기업하기 좋은 나라’라는 인상을 갖도록 하여 외자를 대폭 유치하는 것이 한국 경제가 성장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이라고 믿고 있기 때문이다.
둘째, 노동권의 심각한 해체가 우려된다. 경단련, 전경련 등 일본과 한국의 재계는 '노동쟁의에 대해 엄중히 대처'하는 것이 '기업하기 좋은 나라'를 만들기 위한 우선 조건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특히 일본의 재계는 ‘비관세 장벽 소위원회’에 ① 한국의 노동위원회가 노동쟁의를 해결하기 위해 더욱 노력할 것 ② ‘무노동 무임금’ 원칙 준수 ③ 휴가수당에 대한 사용자의 의무 철폐 ④ 퇴직금 산출 유연화 ⑤ 노조의 불법 행위에 대해 엄격하고 신속하게 대응할 것 등을 요구하고 있다.
셋째, 필수 공공서비스의 상업화와 민중들의 접근권 박탈을 불러올 것이다. 공동연구회 보고서는 한일 FTA가 관세 및 비관세 장벽 제거 뿐 아니라 서비스, 투자, 지적재산권 등을 포괄적으로 다룰 것을 원칙으로 제시하고 있다. 그리고 이에 따르면 WTO 서비스협상과 마친가지로 교육, 의료 등 필수 서비스에 대한 민중들의 접근권을 박탈하는 공공서비스의 상업화를 부추길 것이다.
넷째, 상호인증제도는 민중들의 건강권을 위협한다. 식품, 의약품 등에 대한 상대국의 검사와 규정을 인정하여 통관시 그 절차를 생략하는 상호인증제도는 민중들의 건강을 위협할 수 있다. 실제로 한국은 가공식품의 식품첨가물에 대한 일본의 규정을 완화해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특히 식품과 의약품이 건강, 생명과 직결된다는 측면에서 상호인증제도를 통한 규제완화나 검사의 생략 등은 크게 문제될 수 있다.


한일 FTA 체결 저지를 위한 대응방향

FTA 체결 저지 투쟁을 위해서는, 기본적으로 양국간에 일어나는 ‘산업 혹은 이윤을 중심으로 한 접근’을 경계해야 한다. 한일 FTA의 경우 한국은 자동차, 기계, 전자 등의 분야가 손해를 보고, 일본은 농업 분야가 손해를 보기 때문에 반대한다는 논리는 위험할 수 있다. 이익을 본다고 선전되는 분야와 손해를 본다고 이야기되는 분야의 민중들 간에 대립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기본적으로 FTA의 체결이 민중들의 삶과 생존 자체를 위협한다는 사실을 확인할 필요가 있다. FTA를 추진하는 정부와 자본은 FTA의 체결로 생산성이 향상되고 일자리가 늘어난다고 선전하지만, FTA의 본질은 투기자본을 포함한 투자에 대한 보호를 통해 자유로운 기업 활동을 보장하는 것에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기본 인식을 바탕을 한일 FTA 체결 저지 활동은 전개되어야 한다. 그리고 ‘자유무역협정WTO반대 국민행동’을 중심으로 현재 논의 중은 구체적인 대응방향(계획)은 다음과 같다.
① 4월 26일~28일까지 서울에서 개최되는 3차 정부간 협상에 대응하여 ‘한일 FTA 한일민중공동보고서’ 발표
② 6월 세계경제포럼 동아시아 경제정상회의(6월 13일~15일, 서울)에 대응하는 국제공동행동 및 아시아 사회운동총회 개최
③ 아시아지역의 경제통합 흐름에 반대하는 아시아사회운동 간의 네트워크 형성
④ 2005년 초반으로 예상되는 한일 FTA 체결에 맞선 한일 민중들의 공동행동

최준영 / 문화연대 정책실장 ptrevo@jin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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