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사회의 양심세력들은 37년만에 귀국한 송두율 교수를 국가보안법으로 사법 처리하는 것에 한결같이 반대해왔다. 독일을 비롯한 세계의 양심들도 연일 재판부에 그의 무죄 석방을 촉구해왔다. 분단국의 한 지식인의 뒤늦은 귀향에 대한 가혹한 처사에 대해 세계는 분노를 머금고 재판부의 현명한 판단을 기다려왔다.
그러나 사법부는 일말의 기대마저 저버리고 결국 징역 7년형이라는 중형을 선고하였다. 재판부는 불충분한 증거에도 불구하고 북한 노동당 정치국 후보위원이었다는 국정원과 공안검찰의 확신을 '예단'하여 인정하였다.
그러나 송교수가 했다는 지적 임무라는 것이 학문의 자유 영역에 속하는 저술활동밖에 없다는 대목에서는 어떻게든 송교수를 정치국 후보위원으로 옭아매려는 재판부의 애처로움마저 느껴진다.
국정원이나 검찰이 송교수가 노동당의 정치국 후보위원이라고 주장해왔던 것이 사실은 황장엽의 '카더라' 식 진술과 1999년에 망명하였다는 독일 북한이익대표부의 김경필의 디스켓 문서밖에는 근거가 없다는 점이 심리과정에서 드러나 재판부가 이를 인정하기에는 애초부터 무리였다.
그러나 이런 모든 합리적 판단을 비웃기라도 하듯이 재판부는 스스로 밝힌 실권이 없는 '명예직'에 불과한 정치국 후보위원이 했다는 지도적 임무라는 것이 결국은 책을 써서 남한 국가안보에 위협을 가했다는 어처구니없는 논리로 뒤집어 버렸다.
한편으로는 남북의 학자들이 여섯 차례 진행한 학술회의는 남북교류에 기여하였고 그를 위한 '잠입·탈출'과 '회합·통신'은 모두 무죄라고 판단하면서 그의 저술활동은 남한내 친북세력에게 이론적 근거를 제공하였기 때문에 국가안보를 위협했다는 이 패러독스를 어떻게 제 정신으로 이해할 수 있는가. 학문의 영역에서 토론과 연구로 진단해야 할 그의 내재적 방법론에 대해서도 사법부는 오로지 '경계인'으로 위장한 친북선전 활동으로 예단하여 학문의 자유를 부정하고 말았다.
나아가 재판부는 송교수가 '경계인'을 가장하여 북한 체제에 경도된 주장을 객관적인 것인 양 위장하였음에도 이에 대한 철저한 반성이 없음으로 중형에 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는 표현만 그렇지 사실은 전향서를 작성했다면 봐줄 것인데 그렇지 않아 괘씸하다는 말로밖에 들리지 않는다.
결국 반성도 할 줄 모르는 위선자이기 때문에 중형에 처해 마땅하다는 이 대목 '명백하고도 현존하는 위험'의 원칙을 무시하고, 사법당국의 자의적인 잣대로 얼마든지 판단할 수 있는 죄형법정주의가 적용되지 않는 반인권 법률임을 증명하고 있다.
우리는 국가보안법의 조문과 판례를 신주단지 모시듯 애지중지하면서도 인권적 기준이나 헌법적 원칙에는 눈감는 사법부의 논리비약과 자가당착이 가여울 뿐이다. 언제나 사법부가 국가보안법과 결별하고 인권과 민주, 통일의 시대 흐름에 동참할 수 있을는지 답답하기만 하다.
그래서 우리는 다시 국가보안법의 폐지를 강력히 주장한다. 더 이상 국가보안법의 폐지를 미룰 수 없다. 우리 인권단체들은 이번 판결을 계기로 다시금 국가보안법 폐지를 위한 투쟁에 모든 노력을 경주하여 오는 17대 국회에서는 반드시 국가보안법을 폐지하고야 말 것이다.



![[영상] 현대기아차비정규직 농성..](http://www.newscham.net/data/coolmedia/0/KakaoTalk_20180411_120413041_copy.jp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