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장애인의 날은 '차별 철폐'의 날

4월 20일은 더 이상 ‘장애인의 날’이 아니다.

장애인의 날은 1980년대 초 정치적 혼란을 틈타 정권을 잡은 전두환 군부독재가 광주민중항쟁과 삼청교육대 등 피비린내 나는 공포정치 속에서 도덕적 우위를 확보하기 위해 복지사회구현을 내걸고 제정한 것이었다. 현재까지 20년 이상 장애인의 날에는, 365일 집이나 시설에 갇혀 지내던 장애인들을 동원해 정부와 관변단체의 보호아래 체육관에서 점심 한 끼 주고 장애극복을 표창하는 등의 행사가 있었고, 언론매체를 통해 비장애인들에게 동정과 시혜의 눈물을 흘리게 하는 장애인의 삶이 방영되는 날이었다.

420장애인차별철폐투쟁공동기획단은 이러한 동정과 시혜적인 ‘장애인의 날’을 거부하고, 2002년, 2003년을 거쳐 4월 20일을 ‘장애인차별철폐의 날’로 선포하였다. 그리고 지금까지 받아왔던 장애인에 대한 모든 사회적인 차별을 완전히 철폐하기 위한 장애인차별철폐투쟁을 만들어 가고 있다.

2004년 420장애인차별철폐투쟁은 △4월 20일 시혜와 동정의 ‘장애인의 날’을 투쟁으로 장애인권을 쟁취하는 ‘장애인차별철폐의 날’로 선포한다 △자본의 세상에서 ‘차이’가 ‘차별’이 되는 사회구조적인 모순을 폭로하고 선전한다 △진보적 장애운동의 연대투쟁을 모아내고 이후 조직적인 연대를 지속적으로 열어나간다 △신자유주의 정책에서 차별받는 민중들과의 연대투쟁을 강화한다(이주노동자/비정규직) 는 목표아래 광화문 세종문화회관 앞 노숙농성장을 거점으로 진행되었다.

이동할 수 없어 20년, 30년 동안 집이나 시설에 갇혀 사람들과 만나는 것조차도 자유롭지 않고 교육․노동의 현장에서도 철저하게 배제되었던, 장애인들이 사회로부터 차별받아온 삶을 폭로하고 그들의 처절한 삶을 드러내며 노숙농성은 26일간 계속되었다.
매일 진행되었던 시민들과 함께 하는 선전전, 매일 저녁의 ‘장애인차별철폐촉구 영상문화제’는 하루의 투쟁을 총화하는 과정을 시민들과 함께 함으로써 장애인차별철폐투쟁을 일상적이고 지속적으로 알려내었다.

4월 13일 420장애인차별철폐투쟁공동기획단은 ‘장애인 차별철폐’, ‘장애인 고속철도 탑승 거부 공개사과 촉구’ 등을 요구하며 용산 육교 밑 도로를 기습 점거하는 투쟁을 진행했다. 이 날 40여명의 장애인은 ‘장애인도 인간답게 살고 싶다’ 등의 문구가 걸린 사다리를 목에 걸고, 쇠사슬로 휠체어와 사다리를 꽁꽁 묶어, 장애인 차별 철폐를 향한 절박한 요구를 드러내었다. 장애인이 버스를 멈추고, 지하철을 멈추는 것은 일반 시민의 발목을 잡기 위한 것이 아니다. 이는 자본의 세상에서 철저하게 배제당하고 있는 장애인들이 세상을 멈춤으로써 사회의 구조적인 모순을 폭로하고, 장애인도 인간임을 알려내는 유일한 통로인 것이다.

이렇게 만들어지는 장애인차별철폐를 위한 투쟁은 비인간적인 사회를 바꿔나가는 투쟁이고 세상을 바꾸는 힘이다. 4월 20일 ‘장애인차별철폐의 날’은 차별 철폐를 위한 투쟁의 시작이며, 이후 우리의 투쟁은 장애해방, 인간해방을 위해 계속될 것이다. 또한 장애해방을 위한 투쟁은 이주노동자, 여성, 비정규직 노동자 등 이 사회 가장 낮은 곳에서 소외된 사람들의 분노와 다르지 않다. 우리의 투쟁은 이 땅에서 소외받고 억눌린 모든 사람들의 해방을 위한 것이며, 그들과의 지속적인 연대를 통해 세상을 바꿔나갈 것이다.

김도경/ 420장애인차별철폐투쟁공동기획단 정책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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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별 , 장애인 , 철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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