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병철회가 가능한 시점이다

6월 28일 이라크주권이양일 전쟁반대행동 준비하는 김정식 대항지구화행동 활동가 반전투쟁은 일상의 평화권 획득으로 이어져야

*미군의 포로 성학대와 고문으로 다시 반미와 반전여론이 거세지고 있다. 이 시기 반전투쟁의 중요성을 말한다면.

미국은 현재 국제사회에서 점점 고립되어 가는 형국이다. 유엔의 아난 총장이 비난성명을 발표했고 포로학대로 다시 여론이 형성되고 있다. 총선 이후 열우당의 입장 역시 미국에 대해 일방적 지지를 표하지 않겠다는 움직임이 보이고 있다. 열우당의 몇몇 의원은 단서조항이 있긴 하나 파병반대라는 개인적 소신을 밝히고 있다. 그리고 민노당은 어떤 식으로든 17대 국회를 통해 파병철회를 제의할 것이다. 그러나 10석의 민노당 조건을 보았을 때 대중운동의 흐름을 만들어 민노당 제의, 열우당 가세의 움직임을 만들어야 한다. 국제적 여론이나 국내정치 여건 상 이라크 파병을 실질적으로 막을 수 있는 시점이 되었다고 생각한다. 이러한 안팎의 움직임 속에서 파병철회라는 의외의 결론이 충분히 나올 수 있는 시점이라고 본다.

*그동안 우리의 반전투쟁은 상대적으로 많은 여론을 모으지 못했다. 이유가 무엇이라고 보는가.

전쟁논의의 본질이 흐려졌기 때문이다. 우리의 전쟁반대 운동은 시민단체 주도의 심정적 평화와 시민적 선택지 속에서 논의가 주도되는 우를 저질렀다. 전쟁에 대한 구조적 이해가 차단되었고 시민사회단체는 전쟁을 국익으로 접근하였다. 파병논의가 이라크의 석유권 등 각종 이권논의로 변질될 경우 전쟁의 본질적 파괴성은 망각되어 버리고 만다. 이런 망각 안에서 파병을 심지어 투표로 결정하자는 발상까지 나왔다. 사람을 죽이는 일을 어떻게 투표로 결정하나. 나치즘이 시민적 자유형식 밖의 문제였듯이 전쟁 역시 선택지 밖의 문제이다. 전쟁논의 안에서 국익논의는 배제되어야 한다.

국익논자들은 한반도적 특수성을 이야기한다. 하지만 한반도적 특수성은 전세계적인 평화권의 확장과 결코 따로 가지 않는다. 전세계적으로 분쟁이 일어나지 않고 있는 지역이 있나? 한반도적 특수성을 강조하다보면 결국 경제적 이해 그리고 시장에서의 이해가 이유가 되어도 전쟁은 용인될 수 있는 것으로 변하고 만다. 그리고 그렇게 이익의 논의가 섞이게 될 때 생명과 인권이 사고될 자리는 사라지고 만다.

'이라크에 가는 것이 국익일수도 있겠다' 는 논의의 유포 안에서 노동자는 반전을 자기문제로 삼아야 할 이유를 찾지 못했다. 반전투쟁이 노동자계급의 투쟁으로 발전되지 못했기에 그동안의 반전운동은 서울에만 국한되었고 반자본 차원에서 해석할 수 있는 인식의 심화와 확장이 이뤄지지 못했다.

*총리를 교체한 스페인 등 유럽의 반전운동은 노동계급에 의해 주도되고 있다. 전쟁은 노동자들에게 무엇인가.

국가간 무력경쟁체제로 편입될 경우 그 체제는 필연적으로 무력의 압도적 우위를 불러오고 그것은 다시 공격과 파괴적 결말을 낳는다. 이렇게 될 경우 노동자들의 임금이 삭감되어 국방비로 쓰일 수밖에 없게 되고 노동자의 이해와 요구를 말하는 순간 이는 안보논리 속에서 불온한 것으로 간주된다. 국가간 군비경쟁을 좌시하는 것이 결국은 노동자의 정당한 권리투쟁의 축소와 삶의 질의 하락을 의미한다는 것에 대한 공유가 있었기 때문에 유럽에서는 노동자들의 광범위한 반전투쟁이 가능했다.

미국의 에너지 독점과 금융자본의 이해를 대변하는 미국의 군사력이 전쟁을 일으키고 군사적 강압을 통한 독점이 결국 자신들의 권리축소로 귀결된다는 의식이 노동자들이 광범위한 투쟁에 나서도록 했다. 유럽에서는 현재 신자유주의 반대투쟁과 반전투쟁이 번갈아 진행되고 있다.

*앞으로 반전투쟁의 방향은.

전쟁은 일시적인 것이 아니다. 지난 20세기의 역사를 반성해보면 자본주의건 사회주의건 군사적 수단을 이용해 상대나라에 개입해 온 역사이고 그 희생양 중 한 곳이 한반도이다. 시장의 확산은 전쟁이라는 강압적 수단이 마련해 온 것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설사 전쟁이라는 직접적 강제수단이 아니었다해도 미국은 위성국을 통한 감시체제, 군사 경제적인 고립이나 봉쇄, 정밀 유도탄 등을 통한 선택적 공격 등으로 시장을 확산시켜 왔다. 따라서 앞으로의 반전투쟁은 단순히 전쟁반대가 아니라 이러한 군사적 압박을 해체할 수 있는 장기적 운동으로 발전해야 한다. 이러한 운동은 평화권의 쟁취라고도 말할 수 있을 것이다.

학교에서의 평화교육과 평화헌법 등의 제정이 평화권 획득의 한 방법이 될 것이다. 국방의 의무는 이제 평화의 의무가 되어야 한다. 그리고 전쟁에 반대하는 직접투쟁은 좀 더 일상의 전방위에서 실질적으로 평화를 제도화할 수 있는 운동으로 발전해야 한다. 전쟁과 군사력을 통한 강압적인 시장확장 속에서 평화를 제도화된 인간의 권리로 고민해야 할 시대가 왔다.

*평화권은 아직 생소한 개념이다.

권리로 인정된 평화만이 군사력을 이용한 강압적 시장확산을 저지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전쟁반대는 일상의 군사적 속성을 제거하는 방향이 되어야 한다. 병역거부자의 대체복무제는 평화권 획득을 위한 구체적 행동이 될 것이다. 평화적 양심이 보장받도록 법적투쟁이 뒷받침되어야 한다.

강철민 이병도 파병이 평화를 명시한 헌법에 위반된다고 하여 파병안이 통과되었을 때 휴가 후 복귀하지 않아 1년 6개월의 실형을 살고 있다. 방어가 아닌 공격에 개입하는 부당한 군사명령은 거부할 권리가 보장돼야 한다.

한편 국제적으로는 국제형사재판소가 있어 평화를 파괴한 전범이 처벌되도록 되어 있다. 50개국이 넘는 나라가 이 법에 비준했고 우리나라도에서도 비준하였다. 그러나 미국은 비준을 거부하고 있다. 국제형사재판에 따르면 군인의 신분으로 명령에 따른 것일지라도 공격에 가담한 개인도 처벌받게 되어 있다. 이라크로 떠나고 있는 우리나라 군인도 이런 사실을 알고 있어야 한다. 최근에는 코소보에서 세르비아 군인이 저지른 극악한 범죄 때문에 세르비아 군인들이 기소된 적이 있다.

체계화된 평화교육과 법적 뒷받침으로 평화적 양심이 보장받아 미군의 피받이가 되어야 하는 부당한 군사명령은 거부할 수 있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