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첩행위를 했다는 이유로 국가보안법(회합, 통신), 군사기밀보호법 위반 등으로 구속기소된 전 협성대학교 강사 안덕영씨가 13일 항소심에서 무죄판결을 받았다.
안씨는 지난 2002년 5월 조총련 인사들과 회합하고 군사기밀을 빼내 이들에게 넘겨주는 등 국가보안법상의 회합, 통신과 군사기밀보호법 위반 행위 등으로 구속돼 1심에서 징역 1년6월에 집행유예3년을 선고받았다.
이날 서울고등법원 형사단독2부는 안씨가 1심에서 유죄판결을 받았던 국보법과 군사기밀보호법위반에 대해 무죄임을 판결했고, 군사시설보호법과 총포, 도검, 화학류등단속법 위반에 대해서만 징역8월에 집행유예 1년을 판결했다.
이날 서울고법의 무죄판결은 군사기관에 의한 '간첩조작'사건이라는 안씨의 주장을 재판부가 인정했다는 점에서 매우 중요하다.
그동안 안씨는 재판과정에서 그의 절친한 친구이자 현역군인인 배모중령과 정모중령(현재는 대령)이 자신을 '간첩'으로 몰아세우기 위해 일본 조총련인사를 만나게 하는 등 국가보안법 위반의 함정을 팠다고 주장했다.
안씨는 재판 과정에서 배모중령의 요청으로 두차례 일본여행을 함께 다녀왔으며, 당시 배모중령이 조총련계 인사를 만나게 해달라고 적극적으로 종용해 조선장학회 인사를 소개시켜 주었다고 주장했다.
안씨는 장교로 만기 제대한 이후 디자인전공을 살려 중소기업체에서 일을 하다 지난 91년 일본으로 건너가 대학원에 진학했다. 당시 안씨는 조총련과 민단이 함께 운영하는 조선장학회로부터 장학금을 받았으며, 이같은 사실을 친구였던 정모중령에게 몇차례 이야기한 바 있다.
99년 일본 고베지진 이후 귀국한 안씨는 친분관계가 있는 현역군인고위관계자들과 자주 어울렸으며, 이 때 한국 사회에 대한 비판 등 자신의 생각을 터놓고 이야기했다.
그런데 현역 중령인 배모씨와 정모씨는 조선장학회로부터 장학금을 받았던 안씨가 한국 사회를 비판하는 것에 민감하게 반응하면서 수상히 여기기 시작했고, '간첩'이라는 자신들의 의혹을 확실하게 하기 위해 일본여행에서 일부러 조총련인사를 소개해 달라는 등 의도적으로 함정을 팠다는 게 안씨의 주장이었다.
실제로 배모중령은 재판과정에서 "안씨가 일본여행에서 조총련인사를 만나보지 않겠냐고 수차례 이야기해 만났다"고 거짓진술을 하면서 안씨를 국보법위반행위로 몰아세웠다.
또한 정모중령과 군 수사기관은 안씨의 이적행위를 입증하기 위해 평소 사진광이었던 안씨가 예전에 군사기관에서 근무하고 있는 친구들을 찾아가 찍었던 사진을 자료로 제출하면서 군사시설을 촬영해 대남공작원에게 건넨 것으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이미 군수사기관은 1999년부터 안씨에 대해 도청 등 내사에 들어갔던 사실이 재판과정에서 밝혀졌다.
안씨의 변론을 맡았던 김칠준변호사(법무법인 다산)는 "이번 사건은 안씨의 사진촬영이란 취미생활이나 사회비판적인 발언을 곧장 간첩의 소행으로 몰아가는 냉전적 시각의 극단적인 단면을 보여준, 한편의 코미디"라면서 "군사기관에 의한 간첩조작과 함정조사에 대해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정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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