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정식(반전평화공동행동), 강동진(불안정노동과빈곤에저항하는공동행동), 천보선(범국민교육연대), 배경내(인권운동사랑방), 정영섭(민중연대), 김혜진(불안정노동철폐연대)
미디어참세상 개편특별 좌담(2) '지금 자본은, 이제 민중은'이 6월 7일(월) 오후 7시부터 진보넷 사무실에서 열렸다. 좌담(2)는 날로 노골성을 감추지 않는 자본의 공세가 각 부분 영역에 어떻게 침투하고 있는지 살펴보고, 이에 맞서는 민중의 저항을 공유하고자 마련하였다. 크게 (1)신자유주의 세계화 공세의 부문 영역에서의 양상과 저항, (2) 이에 맞서는 민중의 저항, (3) 민중언론 '미디어참세상'의 역할을 주제로 다루었다.
사회는 홍석만(another0415.net) 씨가, 좌담에는 천보선(범국민교육연대), 강동진(불안정노동과빈곤에저항하는공동행동), 김정식(반전평화공동행동), 김혜진(불안정노동철폐연대), 배경내(인권운동사랑방), 정영섭(민중연대) 씨 등 일선의 활동가들이 참여하였다.
천보선 씨는 "하반기 교육시장화에 맞선 총력투쟁을 준비하고 있다. 민중진영의 교육재편화와 더불어 다른 부문보다 한 번 해볼만하다고 생각된다."며 교육시장화 반대의 의지를 내비쳤다.
강동진 씨는 "유럽은 연금이 1% 올라가면 수만의 사람들이 함께 하는 대중시위가 일어난다. 우리도 권리 의식을 갖고 아래로부터 대중적으로 확산해 가는 운동을 펼쳐야 한다"고 밝혔다.
김정식 씨는 "시민운동계열은 철저히 국익론 관점에서, 트로츠키 계열은 자본의 제국주의론의 분석 틀에 입각해 20세기 초반과 동일하게 해석한다. 그 외 운동진영은 반전운동에 회피하거나 방기하고 있다"며 반전평화 운동에서 나타나는 편향을 지적하였다.
배경내 씨는 "과거에는 국보법을 매개로 일상생활의 통제가 이루어졌다면, 지금은 집시법 개악, 입법을 저지한 상태에 있는 테러방지법 등 다른 법을 매개로 한 일상적 감시 강화가 우려된다."며 인권의 중요성을 강조하였다.
정영섭 씨는 "묘하게 시대적 요구라고 보여지는 반세계, 반전 투쟁이 농민과 노동자도 참여하는 원동력이 되고 있어 반세계화, 반전의 보편적 요구에 맞게 연대의 조건을 형성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폭이 넓어지고 있는 반세계화 투쟁의 상황을 짚었다.
사회를 이끈 홍석만 씨는 "반세계화운동에 대한 인식을 확대하는 문제, 주체를 형성하는 문제, 투쟁을 일구는 문제는 다 연결되어 있다. 많은 단위들이 투쟁과정에서 해체되었지만 성과도 작지 않았다고 본다. 앞서 이야기한 과제를 중심으로 반세계화 운동을 보다 확대해 나가기를 기대해 본다."며 좌담의 중간 결론을 지었다. 아래는 좌담 내용이다.
각 영역에서 현재까지의 진단과 대중운동의 상태
사회-홍석만 : IMF 외환위기 이후 신자유주의 공세가 본격화된 후 7년이 지났다. 그 동안 한국사회도 많은 변화가 있었고 노동자 민중의 투쟁도 끊이지 않았다. 오늘은 여러 운동 단위에서 뛰고 있는 활동가들과 함께 신자유주의 세계화 공세에 맞선 운동 과제를 점검하고 논의하는 시간을 가져보고자 한다. 먼저 각 영역에서 현재까지의 진단과 대중운동의 상태를 첫 화두로 이야기해 보자.
"신자유주의 공세는 제도화, 빈곤화, 위계화로 나타나…
총체적 대응의 부재, 노동운동의 개별화가 문제"
김혜진 : 신자유의적 세계화 공세에 따른 비정규직노동 부문과 관련되어 나타난 문제는 제도화, 빈곤화, 위계화와 경쟁으로 정리될 수 있겠다. 우선, 제도화는 비정규직 노동자의 양적 증가라는 문제뿐만 아니라 노동시장 안에서 일상적으로 인정되고 받아들여지고 있으며, 법적·제도화되는 양상을 보인다. 두 번째로, 빈곤화는 제도화의 당연한 결과로 노동자의 전반적인 빈곤화의 양상이 관찰된다. 그 동안의 투쟁성과들이 무너지고 있다. 위계화는 비정규직/정규직 두 부문의 분리와 차별만이 문제가 아니라, 노동자 내부적으로 위계체계가 더욱 서열화되고 있다는 것이 핵심이다. 노동유연화 공세는 자본의 직접적 통제가 아니라, 노동자 스스로의 자기 통제와 노동계급의 내적 경쟁을 강화시키고 있다. 대응이라는 측면에서 보면 이제까지 단위사업장의 투쟁이 의미를 갖기는 하지만, 총체적인 공세에 대한 총체적 차원의 저항은 아니었다. 단위 사업장 혹은 각 노동부문 등이 개별적으로 저항하였지만, 조직적인 연대와 대응을 실패해왔다. 신자유주의 공세의 극복은 개별사업장의 이해관계를 위해 지원하는 것만으로 이뤄지지 않았다.
"신빈곤층의 형성, 노동유연화로 인한 600만의 최저임금 노동자"
"신자유주의로 인한 사회복지체계의 붕괴"
강동진 : 우리 시대의 빈곤하면 타워팰리스와 바로 옆 구룡마을 비닐하우스가 생각난다. 이 공간은 부의 양극화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곳이기 때문이다. 요즘 신빈곤이라는 말이 많이 쓰입니다. 노동시장 유연화로 인한 600만에 이르는 최저임금수준의 노동자, 이들이 신빈곤층을 이루고있고 신자유주의 공세하에 나타나는 빈곤의 특징 중 한 부분을 이루고 있다. 예전에는 빈곤계층이 기초생활보장법의 보호를 받는 사람, 노동능력이 없는 사람이었다면 지금의 빈곤계층은 일을 할 수 있는데도 일을 하지 않는 차상위 계층까지를 모두 포함한다. 이들이 할 수 있는 일자리는 대부분 최저임금 수준의 일자리이고 이들은 일을 해도 기초생활보장법의 보호를 받는 빈곤계층과 같은 수준의 생활을 영위하게 된다.
둘째는 IMF 이후 지출에 비해 소득이 줄어 카드로 빚을 내 줄어든 소득 부분을 빚을 내 충당해온 이들이다. 이들의 빈곤상황은 신용불량자로 터져 나온 것이다. 지금의 비정규직 규모, 국민연금 사각지대 규모. 건강보험료를 못내는 가구 수 규모를 따져보면 서로 비슷히다. 즉 예전 빈곤의 문제가 노동력이 없는 일부 계층에 국한되었다면 이제는 보편적인 양상이 되었다는 것이다. 신빈곤은 이제 가난한 노동자의 문제이다.
사실 빈곤문제는 자본이나 정부도 알고 있고. 시민운동조차 빈곤을 핵심적 의제로 삼으려 한다. 정부가 보이는 빈곤에 대한 대응은 제도적으로 기초생활보장법을 개선하거나 의료보호를 받는 계층을 차상위계층까지 확대하겠다는 계획 등이다. 즉 정부가 보호하는 범위를 확대하는 방식을 택하려 하고 있다. 또한 언론을 보아도 아름다운 재단 등과의 사업을 지속적으로 홍보하고 있다.
그러나 정부의 이런 계획을 분석해보자면 차상위 계층까지 연금 등을 확대 시행하려면 필요한 예산이 10조 이상이다. 참여복지 5개년 계획으로 보면 그 정도 규모이나 실제적으로 정부에게는 그러한 재원을 보충할 계획이나 여력이 없다.
그래서 그것을 보충하자고 나온 것이 아름다운 재단, 사회연대기금, 사회보호기금 등의 기부문화인데 그 규모를 합해봐야 1년에 1조원도 안 된다. 이 기금으로 비정규직 일자리로 인한 빈곤규모를 따져보면 턱도 없는 부분인 것이다. 재단 운동을 폄하할 생각은 없지만 구조적 한계는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빈곤문제는 비정규직이 그 핵심적 문제인데 기부문화는 이런 사실을 은폐할 위험이 있다.
또 빈곤과 복지의 영역에서 시장시스템(신자유주의의 확산)이 확대되면서 많은 문제를 야기하고 있다. 병원만 보더라도 신자유주의의 공세는 거침이 없다. 우리나라 대형병원을 보면 지금 다 공사중이다. 세브란스, 현대 아산, 서울대병원 등 다 그렇다. 그 이유가 더 커지지 않으면 살아남을 수 없기 때문에 그렇다. 현대아산이 2천병동이라는 어마어마한 규모인데 지금 두 배로 더 늘린다. 신자유주의 안에서 병원이 살아남기 위한 변화이다. 이런 와중에 중소 병원은 경영이 점점 어려워진다. 그러나 대형병원은 신자유주의로 가야한다고 요구한다. 경제는 신자유주의를 하면서 의료는 그렇게 하지 않느냐는 문제제기가 많이 일고 있다.
사회자 ; 교육과 인권에서의 문제를 이야기 해 보자
"자본의 새로운 투자처로서 인식된 교육부문!
전교조를 넘어서는, 전체 민중진영과 연대를 통한 공세적 대안 필요"
천보선 : 교육사유화는 신자유주의 공세 아래서 교육을 사유화시키는 축이 있고 시장화에 따라 외국에 개방하는 두 축이 있다. 교육부분에서 신자유주의가 추진되는 이유는 두 가지이다. 첫째는 새로운 투자처로서의 개념이고 둘째는 이데올로기와 그 주체 형성의 측면이다. 그것은 안정적인 지배질서 구축과 직결되기 때문이다. 한국사회 전체는 95년 YS 정권 때부터 교육사유화와 개방에 대한 주요한 정책들이 다 나왔다. 상대적으로 공세는 일찍부터 시작됐으나 그 속도는 더뎠다고 볼 수 있다. 공공부분에 대한 암묵적인 사회적 합의의 부분 때문에 상대적으로 지장을 받았다는 생각이 든다. 거기에 전교조라는 단일조직이 있어 지속적인 저항의 움직임을 만들어 왔기 때문에 그 속도를 늦춰올 수 있었다고 생각된다. 그러나 작년 개방협상과 맞물려 올해까지 교육의 신자유주의 공세가 급속도로 진행되고 있다. 특히 올해는 그 양상이 전면적이다. 교원정책 유연화와 함께 교육혁신을 내세우며 학교를 기업이 운영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현재 약국과 함께 학교를 기업이 운영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올해가 교육부분에 신자유주의가 적용될 수 있는 결정적 시기가 될 것으로 여겨진다. 이러한 흐름을 작년부터 시작된 총력투쟁을 통해 막아내야 한다. 하반기부터 교육시장화에 맞선 총력투쟁이 시작될 것인데, 어느 정도 규모가 될 지는 진행해봐야 알겠지만. 상당한 수준의 싸움을 해야 막아낼 수 있을 것이라 생각된다. 그리고 신자유주의 반대만이 아니라 공세적 대응이 함께 가야 한다. 민중진영의 교육재편화가 더불어 진행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다른 부분보다 한 번 해볼만하다고 생각된다. 자본의 거침없는 공세에 반전의 계기를 마련해 볼 수 있지 않을까 한다.
"세계적 차원의 인권규범의 변화, 노동과 일상생활에서의 감시통제의 강화"
배경내 : 신자유주의 공세 속에서 대중들의 전반적 삶이 가난해진다는 연결된 현상은 더욱 더 주변화되는 사람들의 숫자가 증가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장애인, 노숙인, 시설수용자 등... 이 때문에 신자유주의의 급속한 진행 이후에 절도 등의 재산범죄가 급증하고 있다. 생계형 범죄의 증가는 범죄의 행위당사자들이 30,40대의 노동현장에서 소외된 이, 청소년, 노년들이라는 점에서 문제가 심각하다. 이와 같은 범죄자들의 인구학적 특성이 달라지고, 재범률이 증가하면 범죄에 대한 사회적 통제가 새로운 방식으로 강화될 수 있다. 사회적 통제라는 측면에서 작년 집시법 개악, 입법을 저지한 상태에 있는 테러방지법 등이 당장 현안으로 놓여 있다. 대테러방지의 명분으로 감시가 일상적으로 이뤄질 수 있다. 과거 국보법을 매개로 일상생활의 통제가 이루어졌다면, 다른 법을 매개로 일상적 감시의 강화가 우려된다. 노동부문에서도 집합적인 저항을 제약하기 위한 수단으로서 집시법 개악, 다른 한편 노동현장의 감시와 통제의 강화가 진행되고 있다. 또 시설수용자들이 증가하면서 그 안에서 열악한 처우, 교도서와 같은 처우를 받고 있는 것이 관찰되고 있다. 이것이 앞으로의 사회에서 중요한 문제로 대두될 것이다.
인권운동에서 현재 가장 고민이 되는 것이 인권규범과 인권의 주체 문제이다. 인권규범에 대한 문제는 2차 세계대전 이후 UN을 중심으로 인권규범을 만들어낸 주체가 바로 미국이라는데 있다. 또한 그것을 파기한 것도 미국이다. 아프카니스탄에서도 이미 발생한 바 있는 이라크 포로수용소의 포로학대 문제는 그 동안 인권규범이 얼마나 허술하게 만들어졌고, 관리되어 왔던가를 잘 보여주다. 미국내의 인권법안, 북한자유법안 등은 북한인민의 권리라는 명분으로 전쟁의 위기를 강화하고 있다. 미국은 이와 같은 방식으로 인권규범 자체를 끊임없이 후퇴시키고 있다.
이 문제는 기존의 인권규범이 강대국 또는 제국주의적 시각 속에서 형성되었다는 점이다. 이를 좀더 확대해서 운동의 측면에서 보면 지금의 인권운동의 기준이 사회적 강자의 시선 속에 놓여 있다는 말도 된다. 즉, 사회적 약자의 시각 속에서 인권의 기준이 새롭게 형성되어야 한다는 점이다.
좀 극적인 예를 들어보면, 동일노동동일임금 등도 기본적으로 가지고 있는 조건이 다른 사회적 약자(장애인,청소년) 들에게 동일하게 적용될 수 있나? 교육과 관련해서도 학교 밖 청소년, 일하는 청소년의 증가. 이들이 운동의 주체로서 형성되지 못하여 착취의 대상으로 내몰리고 있다. 여성이나 장애인, 이주노동자, 성적 소수자의 문제도 마찬가지이다. 십년간 사회적 약자들이 운동의 주체들로 떠올랐지만, 아직도 미비하다.
이처럼 신자유주의 시대의 인권운동은 사회적 소수자들에 대한 배제와 차별이 확대되면서 오히려 사회적 약자와 운동의 시선 밖에 머물러 있는 이들에 대해 인권운동이 생각할 때이다.
운동의 주체로서도 형성되지 못한 사회복지 시설수용자, 제소자 들은 신자유주의의 공세 속에서 국가가 아닌, 기업의 관리아래 들어갈 수 있다. 운동주체로 형성되지 못하고, 항상 운동의 시선으로부터 벗어나 있는, 반차별의 문제의식을 운동전반에 확산시켜야 한다. 이런 관점 아래에서 앞서 이야기했던 감시 혹은 전자감시, 테러방지법, 북한자유법안, 집시법 등의 문제점도 제어해 나가며, 한반도 평화의 관점에서 제기해야된다.
사회자 : 지금 상황에서 전쟁과 신자유주의의 공세는 서로 뗄 수 없는 부분이다. 전쟁과 반전이야기를 들어보자.
"반전투쟁은 일국적, 민족국가적, 국익적 시야를 극복해야 한다"
김정식 : 나는 좌파라고 생각하고 활동하고 있다. 좌파는 항상 계급운동에 기반해 운동을 해 왔다. 그래서 국제적 이슈에 대해서는 오히려 민족주의적 경향의 사람들이 더 열심이었다. 이라크전에 대비해 인간방패 투쟁을 제안했을 때만해도 좌파진영 사람들은 이해하지 못했다. 한국의 신자유주의화를 빈곤확대나 인권파괴. 군사적인 문제로 접근해 이야기하지만 이러한 현상은 사실 전세계적인 동일한 양상이라 할 수 있다. 따라서 앞으로의 논의는 왜 그런 일이 발생했고. 어떻게 하면 벗어날 수 있는가에 맞추어져야 할 것이다. 어떤 이들은 반전운동을 도덕적 차원에서 설명하는데 이런 접근 때문에 반전운동이 언론에서 파고를 탄다고 생각된다. 탄핵정국이 되면 반전운동은 없던 일처럼 되기도 하고 포로학대 문제가 터지면 다시 관심을 갖고 한다. 신자유주의에 대한 우리 입장도 마찬가지여서 전쟁에 대한 우리 태도가 한국 내 양상과 관련되어 변하듯 한국 내에서 신자유주의가 미치는 영향과 연동되어서 변한다고 생각된다. 그러나 신자유주의 문제는 일국가 내의 문제일 수 없다. 우리가 완성된 형태로 민족국가의 상을 만들어내면 전쟁 등의 여파로부터 벗어날 수 있을 것처럼 생각하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 자기국가의 문제에 맞추어 신자유주의를 채택하고 말고의 문제가 아니라는 이야기이다. 따라서 문제의 본질을 아예 바꾸어 무장한 세계화라고 말하는 것은 과장된 측면이 있다.
대처리즘 이후에 등장한 것이 복지국가와 시장화이다. 이는 소비에트 공화국의 몰락과 연관되어 있는데. 그런 변화의 큰 영향이 있다 하더라도 미국은 일관되게 그들의 군사적 노선을 진행해왔다. 9.11테러 이후 미국은 폭력을 강조해 온 점은 맞지만 미국국민은 이미 그 이전부터 신자유주의에 맞추어 착실하게 폭력에 길들여져 왔다. 한국에서 느끼듯 갑작스럽게 전쟁의 파고를 맞이한 것이 아니라 80, 90년대 이후 길게 변화된 모습이라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농촌지역은 광범위한 파고를 맞이하고 있고 식량과 자원 위기가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 마치 한국이 파병을 안하고. 인간적인 정책들을 주장하면 문제가 없을 것처럼 포장되고 있지만 현재 국면은 식량과 자원의 위기로 더 진행될 수밖에 없다. 이러한 위기를 이용해 미국은 더 강력한 것을 요구할 것이 분명하다. 자신의 강압적 노선에 동의하라. 어느 편에 설 것인가를 분명히 하라는 식으로 말이다.
그러나 지금의 위기는 한국이라는 단일 국민국가 안에서 해결해 나갈 수 없다. 한국의 반전운동에 관심을 갖고 있는 집단은 시민운동계열과 트로츠키 계열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다. 이 중 시민운동계열은 철저히 국익론 관점에서 접근한다. 그리고 후자는 자본의 제국주의론 분석 틀에 입각해 자본의 위기 표출로 해석해 20세기 초반과 동일하게 해석한다. 그 외의 운동진영은 반전운동에 대해 해야할 것 같지만 회피하거나 방기하는 방식을 택한다.
그러나 반전운동을 제기하는 관점은 이 세계 변화에 개입하거나 대안을 제시하지 않으면 한국 내에서 어떤 정책을 취하더라도 완성될 수 없다고 생각한다. 이미 전쟁은 이 세계 구조에 깊숙이 편입되어 있는 문제이기 때문이다.
반전평화운동은 이제 더 이상 하나의 부분의 이슈라 볼 수 없다. 반전평화운동은 시기적 과제가 아니라 세계질서의 변화 속에서 이 변화를 다른 방향으로 끌고 갈 것인가의 의미를 함축하고 있는 운동이다. 20세기의 전망을 다른 방향으로 끌고 갈 것인가의 문제 말이다. 반전평화운동은 구체적 정세적 변화 속에서 파악하기보다는 총론적인 인식 후 새로 설정되어야 할 것이라고 본다.
사회자 : 거시적 관점이 요구되는 상황, 그 연장선에서 민중연대 차원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반세계화, 반전 투쟁은 각 부문을 매개할 수 있는 의제"
정영섭 : 한국에서의 세계화 공세의 진행이 1994년 우루과이라운드 이후부터라고 볼 때, 지난 10년간 국내에서 반세계화 운동이 본격화 된 것은 얼마 되지 않는다. 대부분 생존권과 연결된 개방반대투쟁 등이 주축을 이루었다. 국내생존권과 농민주체들의 생존권 확보 등 당장의 문제에 급급한 시기적 투쟁의 성격을 지녔다. 그러한 투쟁들이 의미가 없는 것이 아니지만, 그간의 과정들에서 반세계화 투쟁의 주체들을 확보에 갔다면 성과가 더 컸을 것이다. 최근 들어서 반세계화 운동과 민중연대운동의 현황을 살펴보면 양적으로 증가하는 경향은 감지된다. 그러나, 가장 문제가 되는 것은 반세계화의 문제가 농민, 노동자 등의 각 부문의 개별문제로 전환되고, 연대운동의 원칙이 파기되었다는 것이다. 또 그렇게 되다 보니 반세계화에 대한 총체적 대응이 부재했다. WTO, 자유무역협정 또는 IMF, IBRD를 중심으로 제3세계 국가에 대한 약탈이 전세계적 차원에서 진행되고 있는데, 일국차원에서는 생존권투쟁, 개방반대투쟁으로 전개되었던 한계점이 있었다.
연대운동은 과거보다 지금이 더 많이 후퇴한 것처럼 생각된다. 어떤 이는 10년 전에는 '연합'조직도 만들었는데, 지금은 공동투쟁위원회도 구성 못한다고 통탄했다. 각 조직과 단위간의 어떤 차이점이 있다고 하더라도, 투쟁의 과제를 중심으로 연대하자 했는데, 그것조차 잘 안된다. 연대운동의 기풍 문제도 있지만 워낙 대중조직 중심이다보니 여러 한계도 많이 있다. 가령, 지금의 대중조직의 상황에서 내 투쟁도 열심히 하면서, 다른 투쟁도 열심히 하기 힘든 조건인 것 같다.
그러나 이것을 매개할 수 있는 것이 반세계화 투쟁인 것은 더 분명해 보인다. 묘하게 시대적 요구라고 보여지는 반세계, 반전 투쟁이 농민과 노동자도 참여하는 원동력이 되고 있다. 물론 이것을 손발을 맞춰 투쟁하기 힘들지만, 반세계화, 반전의 보편적 요구에 맞게 어렵더라도 연대의 조건을 형성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사회자 : 민중운동에서 가장 큰 어려움은 주체 형성의 문제인 것 같다. 신자유주의 공세로 다양한 계급계층이 억압받고 피해를 보고 있다. 특히, 비정규직이나, 여성, 장애인, 성적소수자, 이주노동자 등에게 그 피해가 집중되고 있다. 그런데도 운동주체 형성이 매우 더디거나 자본이나 정권의 분리전략을 쉽사리 극복하지 못하고 있다. 운동의 주체로 형성되지 못한 집단에 대한 고민과 동시에 각 운동간의 연대를 어떻게 유기적으로 끌어낼 것인가를 고민해야 하는데, 먼저 연대를 가로막고 있는 문제들부터 이야기 해 보자
"세계화에 저항하는 보편적 가치는 있는가"
강동진 : 개별적인 투쟁을 넘어서 정부나 자본을 향해 자신의 권리 확장을 제기하는 운동이 일어나야 한다. 여태까지는 제도나 법을 바꾸자는 수준의 운동이었지만 그 수준으로 요구해봐야 실제로 고쳐지는 것은 거의 없었다. 가령, 우리사회에서 인간 삶의 문제에 있어 의료보험이든, 교육부분이든, 작은 투쟁들은 있어 왔지만 대중들이 대규모로 들고 일어서는 대중투쟁은 없었다. 유럽은 연금이 1% 올라가면 수만의 사람들이 함께 하는 대중시위가 있었지만. 우리는 그렇게 하지 못했다.
권리라는 의식을 갖고 아래로부터 대중적으로 확산해 가는 운동이 장기적으로 보면 신자유주의에 대응하는 방향이 되지 않을까 한다.
김정식 : 반전운동 초기, 시민사회는 여기에 관심이 없었다. 하지만 그래서 오히려 역동적인 면이 있었다. 반전운동에 나서는 새로운 주체를 만나고 자신이 생각하는 것들이 자유롭게 오고갔다. 그 상황에서 이라크 개전을 거치고 국내 보도를 통해 전쟁이 히트상품이 되면서 대중조직에 기반한 운동이 들어왔다. 그러나 대중조직에 기반한 운동이 들어오면서 문제도 같이 발생했다. 반전내용의 대표적 비상시국회의를 국민투표로 부치자는 이야기들이 그런 부분이다. 반전평화를 이야기하면서 사람 죽이는 일을 어떻게 투표로 결정하나. 이는 살육전과 한국민주주의 사이에서의 선택이었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그분들은 살육보다는 한국의 민주주의를 선택한 것이다. 또 탄핵정국 기간 동안 전쟁반대라는 살육의 문제는 완전히 제압됐다. 팔루자는 사실 본질에 있어 광주의 문제와 다름없었다. 하지만 한국의 시민사회는 그 문제 앞에서 침묵으로 일관했다.
이미 우리사회에서는 각자가 처한 각 대중조직의 이해와 자기자신의 이해가 보편적 삶의 가치보다 앞서나가는 상황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이런 태도는 이 시대를 살아가는 보편적인 사람들의 삶의 억압과 맞물린다.
팔루자의 포로 고문이 퍼졌을 때 도대체 국제적 기구가 하는 일은 무엇인가라는 참담한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국내상황에서도 이런 이야기는 나오지 않고 총선이야기만 떠돌았다. 참여연대만 그런 것도 아니고 민주노총도 마찬가지였다. 노동운동의 이슈가 생기면 민주노총의 일정에 따라 단위의 상황이 따라갔다. 그리고 반전운동도 비슷한 대중운동의 연대체로 묶였고 그 운동 밖에서 목소리를 내면 분파주의로 욕을 했다.
전쟁의 문제를 한국식 민주주의 의사결정으로 묶어 교환하는 것이다. 그리고 거기서 벗어나면 조직이기주의로 비난한다. 주체가 해체되어 가는 과정에서 이런 상황은 계속 일어났다. 80, 90년대 온전한 민족국가를 건립하고자 하는 꿈이 있었지만 민족국가 건설과 맞물려 전세계상황을 깊이 고민해야 할 것이라고 생각된다.
강동진 : 80년대 말부터 90년대 초까지 어떤 이들은 좌파적 가치를 주장했고, 그 외 다양한 운동 주장들이 있었다. 그러나 보편적 가치를 지향하는 운동이 성장하지 못한 결과 민주노총, 전농 등 대중조직적 운동이 크게 성장했으면서 동시에 가로막힌 지점을 보이고 있다고 생각된다. 80년대는 인권이든 공공성이든 보편적 가치를 추구한다고 했을 때 '민주화'가 그 당시의 보편적 가치였고 그것으로 뭐든 조직됐다.
향후의 연대운동은 자조직의 이익 관철이 아니라 조직과 조직의 지향성 속에서 같이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그렇지만 현재의 모습은 같은 지향성을 공유하면서 연대운동이 이뤄지는 것이 아니라 자기이해의 관철방법으로 연대운동이 고민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자기조직의 이해를 앞세우면 연대는 보편적 지향과 상관없이 이뤄질 수 있다. 하지만 정치적 과제, 정치적 운동이라 표현했을 때, 보편적 가치는 연대의 조건을 형성하는데 중심문제라 할 수 있다.
배경내 : 인권이라는 것을 이야기할 때, 인권의 대원칙 또는 우리가 생각했던 보편이 추상적이고 모호한 것이 아니었던가 생각된다. 인권이라는 것이 한편으로는 억압의 다른 모습이기도 하기 때문이다.구체적으로 말하면 노동자라고 했을 때, 노동자 내부의 여자, 장애인 노동자는 드러날 수 없다. 보편이라는 이름 하에 우리가 만들어놓은 기준들에 우리가 존재한다. 모든 운동들 사이에 연대를 할 때, 혹은 보편적 가치, 공동의 지향성을 이야기할 때, 그 보편이라는 것이 무엇이냐를 이야기할 때, 소수자의 문제들을 이야기해야지 보편의 의미를 다시 새길 수 있다.
그 속에서 노동을 이야기할 때도 노동과 장애인, 여성/장애인 등의 우리사회에서 노동의 밖으로 밀어낸 것에 대해 문제제기 해야한다. 일례로 비정규노동자들에 (투쟁에) 의해서, 노동자들의 보편적 기준이 많이 깨지고 있다.
인권운동에서 UN의 국제적 기준만으로 이야기했을 때, 그 기준들 자체가 잘못 설정된 기준들이라 보여지고, 설명될 수 없는 사회적 억압들이 존재하고, 그 기준이 새롭게 재구성되어야지 제대로 된 보편과 연대의 기반이 만들어 질 수 있다.
사회자 : 세계화에 저항하는 보편적 가치라고 표현하면 누구도 쉽게 말할 수 없는 부분이 있다. 큰 틀을 제외하고는 합의된 부분을 찾는 것이 쉽지 않다. 좀 더 현실적인 문제로 내려와서 이야기를 진행해 보자.
"기존운동의 관성이 새로운 주체형성을 더디게 하고 있다"
천보선 : 작년에 민중연대 주체로 반세계화 전략회의를 꾸려 연대투쟁을 추진해보자고 했는데 잘 안된 적이 있다. 두 가지 문제가 있었다고 본다. 각 연대단위가 자기 이해와 직결된 것 있어 부상 못시킨 점이 있고 또 하나는 연대투쟁의 흐름을 만드는 힘이나 노력이 80년대에 비해 무력해진 점도 있다고 판단된다. 각 단위들이 자기 문제를 갖고서도 그랬다. 따라서 각 부분이 전선을 갖고 그것을 명료화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대중투쟁을 실제로 실현할 수 있는 운동의 풍토와 힘을 형성해야 한다고 본다. 그리고 쉽지는 않지만 그것이 진전되고 있다. 사회자 : 공동행동이나 반전운동도 그렇고 조직중심의 연대가 갖는 의미를 짚어봤으면 한다. 자기조직 중심으로 문제를 접근하면서 폐쇄성을 낳아 적극적으로 대중을 조직하지 못했다는 생각이 든다. 물론 초기 투쟁은 상징적인 의미가 있다고 생각된다. 초기투쟁은 하나의 사회적 현상을 단지 드러내는 것뿐만 아니라 대중을 실제 움직이도록 만드는 힘이 있다. 그래서 예전에는 조직된 대오가 먼저 나가면 다양한 사람들이 함께 했다. 하지만 지금은 조직된 대오도 다양한 움직임을 보이고 그 외 나머지 부분들은 더 다양하게 나눠진다고 생각된다.
김정식 : 실제로 그런 일이 벌어진 적이 있다. 작년에 9월 27일 국제 반전공동행동을 하려 하는데 무슨 이유 때문에 민중연대 구성원이 추축이 된 단위가 준비를 하다가 그만둔 적이 있다. 당시 반전운동에 관심들 가진 종교단체, 연합체들이 많이 모였었다. 그리고 이들이 자체적으로 집회를 하려는데 민주노총이 브레이크를 걸었다. 민주노총 지부가 가입을 많이 해서 총연맹에서 혼란이 많다는 것이다.
또 반전행사의 개회사는 다른 이들이 할 수 있는 것 아닌가? 그러나 특정단체의 대표가 꼭 개회사를 해야 한다는 주장이 있었다. 조직을 갖지 않은 곳에서도 주체가 발굴될 수 있는 것 아닌가? 오히려 조직을 뛰어넘는 것을 더 활성화하도록 고민해야 하는데 현실적으로는 그렇지 못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여태까지 우리사회에서는 연대운동도 하나의 단위도 수렴되어야 한다는 강박이 있었다고 생각된다. 그래서 어렵게 만들어진 운동의 주체가 구조차제에 질리는 현상이 나타났다.
반전평화운동의 주체 역시 점점 축소되어 갔다. 한국의 운동도 다른 분야와 마찬가지로 극심한 변화 속에 있다고 생각한다. 과거의 질서는 유연하게 펼치면서 새로운 주체에 대한 개방성을 열어야 할 것이다. 서로 경쟁적으로 바라보면 권장해야 할 흐름이 중단되는 사태도 생길 수 있다. 새로운 형태의 사고와 경험을 받아들이자. 반전운동에 있어서는 중동현지에서 활동하는 분들이 실제로 결합한다. 양심적 발로에서 운동에 나서는 분들을 다양성을 인정하는 방식으로 놔둘 수 있어야 한다. 그렇지만 안타깝게도 우리의 운동세력들은 80년대 분위기를 계속 유지하려 한다.
김혜진 : 우리의 대응은 위계화와 경쟁에 저항하는 것이 핵심이다. 그런데, 신자유주의의 반대투쟁을 신자유주의적 방식으로 하는 경우가 많다. 신자유주의 유연화 공세에 대한 반대 투쟁이 위계를 공고히 하고, 비정규직이나 빈곤의 문제를 시혜적으로 해결하려고 하는 신자유주의적인 이런 모습이 비일비재하다.또 어떤 문제이건 실용적인 태도로 접근하려고 하는 경향이 있고 운동에서 자기반성이 없다. 현실에서 투쟁하다보면 불가피하게 타협적인 태도를 취할 수도 있다. 그런데, 이를 부끄럽고 안타깝게 생각하거나, 어떻게 나가야 하나 고민해야하는데, 이것이 오히려 당당하고 실천적 감각이 있는 것으로 치장되고 강조되는 모습이 있다.
아까 앞에서 우리는 매 사안에 대해서 지향이 없다고 얘기했지만 그건 아니다. 장애인, 비정규직의 지향을 알지만, 현실론으로 치장된다. "현실의 우리 조직의 한계...." "현실의 장벽들...." 이런 강조를 통해 우리의 지향을 묻어두거나, 깍아내리는 모습이 있다.
연대의 문제에 대해서도 비정규직 운동을 하는 나보고 여러 동지들이 깔대기라 한다. 무엇을 이야기해도 비정규직으로 귀결된다고 해서 붙여진 별명이다. 나도 동의한다. 항상 그렇게 된다. 워낙 자기현안의 문제가 버겁고, 넘어서기 힘들기 때문에, 모여있을 때 자기이야기를 하게된다.
어쩌면 이것은 당연하다. 그렇기 때문에 이런 개별의 요구가 나열되어 만나는 방식은 안된다. 반전, 반세계화의 기치를 한곳에 만난다는 것이 오히려 걱정이다. 이것은 취약한 방식의 연대라고 생각한다.
기왕 모이면, 다른 종류의 요구와 시스템이어야 한다. 이것을 만들어내야 한다. 우리는 스스로를 설명할 때 자기요구와 이해에 빗대어 설명하게 된다. 그러나 그 문제는 그 문제자체로 중요할 수 있다는 사실. 때로는 그 자체로 투쟁해야한다는 방식이 시작되어야 한다.
천보선 : 연대의 장애 지점은 현재 대중의 상태와 활동가들 사이의 괴리의 문제가 있다. 기층활동가와 대중을 어떻게 바꿀 것인가 하는 고민없이 각자의 도덕적 언명에 맡겨서는 해결할 수 없다. 기층활동가가 없기 때문에 단기적으로 해결될 문제는 아니다. 객관적 전선이라면 이것을 어떻게 기층활동가와 대중에게 드러낼 수 있을 것인가. 반세계화를 직접적으로 내걸 기층의 운동세력화가 중요하다.
정영섭 : 세계화, 신자유주의 등의 의제화를 사회영역에 걸쳐 공고히 해야 한다. 세계화에 반대해서 무엇을 하겠다는 것은 일국적 수준을 넘어선 세계적인 수준의 문제이면서 동시에 자국의 대중을 상대로 운동을 전개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우리나라에서는 반세계화 운동이 잘 부각되지 않았다. 여러 가지 문제가 있는데, 운동진영이 국제연대 등의 운동과 애매하게 얽혀서 왜곡되었다. 또 기층민중이 세계화의 문제를 받아들이고 이해를 하는데도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했다.
어떤 사업장에서 사업장 폐쇄를 했는데, 내가 보기에는 신자유주의 세계화가 초래한 산업공동화 현상 때문에 발생하는 문제다. 하지만 조합원들은 아직까지 그런 것으로 해석하지 않는다. 물론 문제를 그냥 받아들여서도 문제이지만 바로 이런 것들을 차근차근 시작해야 투쟁이 좀 더 질적으로 성장할 수 있다고 본다.
그런 측면에서 세계화 반대 투쟁에서 조직대중의 선도적 역할은 중요성이 있다. 어떤 면에서 조직대중들이 치고 나갈 수밖에 없다. 전농의 예에서 보듯이 쌀 개방 투쟁 역시 세계화 이슈와 관련시켜 문제의식을 확장시키고, 투쟁을 전개시키고 있다.
사회자 : 대중운동에서 신자유주의라는 말을 받아들이는데도 몇 년이 걸렀다. 신자유주의 반대투쟁이 대중운동으로 자리잡는 것도 여기서 몇 년이 더 걸렸다. 반세계화 운동도 그런 과정에 있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문제는 반세계화 운동에 대한 인식을 확대하는 문제, 주체를 형성하는 문제, 투쟁을 일구는 문제는 다 연결되어 있다. 많은 단위들이 투쟁과정에서 해체되었지만 성과도 작지 않았다고 본다. 앞서 이야기한 과제를 중심으로 반세계화 운동을 보다 확대 해 나가기를 기대해 본다.
"소수자의 권리와 목소리를 만드는 민중언론으로 거듭나길"
사회자 : 끝으로 신자유주의 세계화의 시대, 민중언론의 과제와 역할이 무엇이 있는지 담백하게 이야기 해 봤으면 한다.
배경내 : 민중이 다수이지만, 우리의 가치를 받아들이는 민중적 기반은 약하다. 내가 청소년에게 반세계화를 말하라면 못하겠다. 그 아이들의 수준, 그 아이들의 언어로 이야기할 수 있는 우리의 언어 능력이 있는가?
우리가 전 사회적 투쟁을 해낼 수 있겠지만, 우리가 만날 수 있는 영역은 제한되고, 우리는 소수다라고 생각하지만, 민중언론이라는 것은 그 만남의 기회가 많지 않느냐? 우리가 가지고 있지 않은 언어들을 민중언론은 가지고 있어야 하고, 이런 것들이 민중언론이 담당해야 할 지점이다. 어려운 것들을 쉽게, 민중에게 다가가야 한다.
그리고 난 활동가, 여성, 어렵게 살아가는 소수자이다. 하지만 일반적으로 소수자의 삶을 우리가 많이 알고 있나 라는 생각이 든다. 여성으로서 모욕적인 얘기를 들었을 때 신뢰가 깨지는데, 청소년, 장애인.... 이런 사람을 연대의 이름으로 묶어내기는 상호의 이해와 신뢰가 너무 약하지 않는가? 그들은 자기존재를 인정받지 못한, 항상 주변에 위치했던 경험을 모두 가지고 있다. 그런데, 그것을 알지 못하고 어떻게 그들과 연대를 이뤄낼 수 있는가? 이 지점을 '미디어참세상'이 담당해야 하는 역할이라고 생각한다.
김정식 : 정당한 시선을 갖고 민중 스스로 말하게 해야 한다. 운동하는 사람들 자꾸 위계로 누르려 한다. 최초, 여성, 빈민, 그들 스스로 말하게 하는 것. 그것 자체에 미디어참세상의 차별성이 있다. 발굴 자체에 의미가 있다.
김혜진 : 우리가 언론이라고 이야기하는 것은 항상 전능하고, 옳은 것을 말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이것은 엘리트적이다. 우리가 접하는 사람들, 공동행동을 하거나, 파업을 하거나 하는 사람들을 투쟁하는 사람들이라고 부른다. 그러나 일상의 사람들은 저항하지 않는 것처럼 보이지만, 모든 생활에서 저항하며 살아간다. 예를 들어 학생들이 선생님에게 담탱이라고 하며 비아냥거린 것도 일종의 저항이다.
하지만 그 사람들은 저항의 일환이라는 것을 인식하지 못한 채, 살아간다. 그들은 어렵고, 괴롭고 살아가는데도 불구하고, 그들은 살아간다. 때문에 민중언론은 가르치려하지 말고, 드러내고, 나누고, 서로의 필요한 점을 나눠 가는 미디어로 만들어야 한다.
아주 어렵더라도 민중이 모이고, 이야기 할 수 있는 사람들이 표현할 수 있는 공간이 되어야 한다. 고통의 기저에 있던 사람들이 자신의 발언을 하고, 조직이라면 조직으로 더 결집될 수 있는 풀을 확보할 수 있는 공간, 바로 이 지점이 민중언론의 상이 있다.
강동진 : 조선일보는 기존 지배권력 이데올로기로 대표한다. 조선일보를 통해서 지배이데올로그들이 말하기도 하고, 조선일보가 조직하기도 한다. 미디어참세상도 지향이든 가치든, 직접 드러내기도 하고 말하기도 하는 소통의 방식을 찾아야 한다. 하지만 그런 것이 단순히 모래알이나 오합지졸처럼 비춰져서는 안 된다. 이 언론을 보면 세상을 변화시키는 동력이 보이기도 하고, 우리가 어디로 흘러가는지 나타나기도 해야 한다. 민중언론은 그런 것을 주도해야 하지 않는가.
사회자 : 신자유주의 세계화에 대한 대응과 민중언론을 역할에 대한 활동가들의 화끈한 이야기를 들었다. 장시간 토론을 함께 해서 감사하다.



![[영상] 현대기아차비정규직 농성..](http://www.newscham.net/data/coolmedia/0/KakaoTalk_20180411_120413041_copy.jp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