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16일 노무현대통령은 열린우리당 국민통합실천위 소속의원 등과 만찬회동을 갖고, 이라크 추가파병에 대한 불가피성을 강조하면서 열린우리당 의원들에게 파병에 적극 협조해 달라고 요청했다. 우리당내에 반대 입장을 밝혔던 의원들도 대부분 파병을 찬성 또는 용인하는 쪽으로 입장을 선회해 버리는 사태를 맞았다.
그리고 17일 바로 오늘, 열린우리당은 이라크 추가파병과 관련해 정부 방침을 존중키로 당론을 정했고, 정부는 18일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를 열어 파병 지역과 일정, 부대 규모 등을 최종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전 세계적으로 이라크 파병에 대해 부정적인 인식이 확산되는 시점에서, 정부의 이라크 파병 추진은 평화를 원하는 시민들의 희망에 역행하는 행동이지 않을 수 없다.
얼마 전 한 신문에서 성인남녀 1천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전화 여론에서도 이라크파병반대 의견이 ‘57.6%’라는 비율로 높게 나타난 것을 보면 알 수 있듯이, 이라크전쟁에 대한 민심은 명백하게 ‘파병반대’이다. 그런데 정부와 여당에게 민심은 헌신짝 같은 거다.
노대통령이 우리당 의원들을 이른바 ‘설득의 정치’로 강요하는 시간에, 미국에서는 ‘명분 없는’ 이라크전쟁을 증명하는 보고서가 발표됐다. 17일 오전 미국 9.11 테러 조사위원회는 “이라크가 알카에다의 미국 공격을 지원한 아무런 증거가 없다.”고 공표했다.
‘빈 라덴과 후세인이 함께 9․11 테러를 일으켰다’는 주장은 그동안 미국이 이라크전을 벌인 가장 중요한 명분 중에 하나였다. 미국이 이라크침공을 감행하면서 주장했던 또 다른 명분 중의 하나였던 ‘이라크의 대량살상무기, 생화학무기 보유’ 주장 역시 이라크를 초토화시킨 후에도 어떤 증거도 찾지 못했다.
이런 상황에서 오늘 발표된 이 보고서는 미국의 이라크 침공에 대한 어떠한 대의명분도 존재하지 않았다는 것을 명백하게 보여주고 있다. 이것은 곧 이라크민중들을 무참하게 살해하는 이라크전쟁에 대한 미국의 더러운 야만의 속성을 적나라하게 확인해준 것이다.
미국의 이라크 침공이 명분 없는 침략전쟁으로 속속들이 밝혀지고 있는 상황에서, 또 각 나라들이 파병계획을 철회하고 마당에, 노무현정부는 ‘국익’을 앞세워 파병을 추진하고 있다. 무엇이 ‘국익’인가. ‘대량학살’국가로 낙인찍히는 것이 과연 ‘국익’인가.
민심은 파병 철회이다. 민심은 무참하게 살해되고 있는 이라크민중들의 울부짖음과 더러운 전쟁을 반대하는 평화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함께 하고 있다. 노무현정부가 하등의 설득력이 없는 ‘국익’론을 주장하며 이라크파병을 철회하지 않는다면, 우리는 ‘인간안보’, ‘평화’를 노래하며 저항해야 한다. 민심의 실질적인 힘을 보여주어야 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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