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 김선일 씨의 명복을 비는 추모가 이어지는 가운데, 노무현정권의 책임을 묻는 주장이 확산되고 있다. 김선일 씨의 죽음이 처음 알려진 시점에서는 한국 정부의 외교력 자체와 파병 입장을 고수한 태도에 집중적인 비판이 가해졌다. 그러나 고 김선일 씨 피랍 시점과 한국 정부의 인지 시점, 그리고 인지한 사실 부인 여부를 둘러싼 의혹들이 불거지면서 파장이 증폭되고 있다.
노무현 대통령의 김선일 씨 사후 담화 발표 내용과 당청정 회의를 통한 파병 입장 고수 입장 등으로 미루어, 파병을 강행하기 위해 김선일 씨 납치 사실을 고의로 은폐했을 것이라는 지적이 시간이 갈수록 설득력을 얻고 있다. 24일 오전 김선일 씨의 사망 이전 모습이 공개되고, 비디오 테이프를 최초로 입수했던 AP통신사가 지난 6월 3일 관련 사실을 한국 정부에 최초로 문의했다는 사실이 확인되면서 노무현정권의 사실 은폐 여부 문제는 일파만파로 확산되고 있다.
한편 민중운동진영은 고 김선일 씨의 죽음의 일차적 원인이 노무현정권이라는 데 이견을 갖지 않으며, 즉각적인 파병 방침 철회와 서희·제마부대 병력 철수, 한-미동맹 문제 거론 등 대정부 요구 수위를 높이고 있다. 일각에서는 노무현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하는 등 정권에 대해 강력한 불신을 표출하였다. 파병반대비상국민행동은 23일 기자회견을 열고 파병 방침 철회를 주장했으며, 매일 광화문 촛불 집회를 개최하고, 26일 범국민대회에서 국민적인 저항을 조직한다는 계획이다.
민주노동당은 의원단 농성과 선전전 등을 전개하고, 24일 오전에는 단독으로 '이라크파견국군부대(서희-제마부대)철군촉구결의안'을 국회에 제출하였다. 촉구 결의안은 "이라크 내외 여건의 중대한 변화로 정부가 제안하고 국회가 동의한 국군부대 이라크 파견 연장의 목적과 임무를 온전히 수행하기 어렵게 되었다고 따라서 이라크에 파견되어 있는 국군부대를 즉시 철군해야 한다"며 다섯 가지 제안 이유를 덧붙였다.
노동자의힘은 '부시와 노무현정권이 죽였다!' 제하의 성명을 통해 김선일 씨의 죽음을 애도하면서 "제국주의 미·영 연합점령군과 그들에 동조하는 모든 세력은 이라크 민중의 적이다. 특히, 정치·군사적 위기에 처한 부시정권에게 추가 파병으로 구원의 손길을 내민 노무현정권과 고이즈미정권에 대한 이라크 민중의 분노와 저항은 당연한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이번 사태의 책임에 있어서도 "일차적 책임은 바로 학살자 부시와 그의 앞잡이 노무현정권에 있다. 또한 이라크 민중의 고난과 피해는 외면한 채, 돈벌이에 급급한 자본(가나무역) 역시 부시와 노무현의 공범이다. 이라크 민중에 대한 대대적 학살을 돈벌이의 기회로 삼는 미국의 초국적 독점자본과 이에 빌붙어 이윤을 챙기기에 급급한 중소외국자본 역시 이번 사태의 공범"이라며 부시정권, 노무현정권과 돈벌이에 급급한 자본 모두가 공범임을 표명했다. 여기에 이라크 전쟁의 본질을 지속적으로 왜곡하고 테러와의 전쟁을 선동하는 보수 언론 역시 '악질적 공범'의 반열에 올려놓았다.
나아가 "한국의 노동자계급이 김선일 씨의 죽음을 진정으로 추모하는 것은 추가 파병 저지 투쟁을 넘어, 이라크 점령 중단과 제국주의 군대 철수를 위한 국제적 반전·반제투쟁에 동참하는 것이며, 더불어 한·미 군사동맹의 해체와 주한미군의 철수를 위한 투쟁과 전지구적 차원의 반제국주의 투쟁전선을 확대하는 것에 동참하는 것"을 호소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사회진보연대는 23일 '이라크인에 대한 맹목적인 증오와 폭력을 부추기는 것이야말로 가장 야만적 행위다'는 제하의 성명을 발표하고, 이라크 침략전쟁에 동참한 노무현정권에게 사태의 모든 책임이 있다고 밝혔다. 고 김선일 씨 죽음에 대해 "피랍사건이 발표된 후 오히려 노무현정권이 보인 오만방자한 태도가 죽음을 재촉했다는 것도 명백한 사실이다. 노무현정권을 마치 정의와 진리를 실현하는 사도라도 된 것인양, 파병강행의 입장을 더욱 더 세차게 몰아붙였다. 이라크인이 반대하더라도, '평화와 재건을 위해 파병하기 때문에 우리는 정당하다'는 식의 논리로 온 국민을 기만하려는 더욱 뻔뻔스러운 작태를 서슴지 않았다"며 노무현정권을 비난했다.
또 "고 김선일 씨 사건을 계기로 극히 무분별하게 이라크인에 대한 증오와 '복수'를 운운하며 극단적인 폭력을 부추기는 모든 주장은 당장 중단되어야 한다. 예컨대 조선일보는 네티즌 의견 중에서 김정일한테 양해 구하고 전군 다 파병해라 라는 글이 네티즌으로부터 가장 공감을 많이 받고 있다는 등의 기사를 대량 유포하고 있다"며 언론의 행태를 비판했다.
아울러 "미국의 이라크 점령과 학살이 중단되어야 하며 한국군의 파병이 즉각 철회되어야 한다는 입장으로 모이고 있다. 이러한 현실을 시종일관 무시하고 국민을 기만하려는 데에만 몰두하고 있는 노무현 정권에게는 민중의 심판만이 남았을 뿐"임을 강조했다.
사회당은 "고 김선일 씨의 명복을 빕니다" 제하의 성명을 내고 "이라크 무장단체의 김선일 씨 살해 행위를 강력하게 규탄한다. 무고한 민간인을 살해하는 것은 어떤 이유로도 정당화될 수 없는 반인간적 범죄이다"라고 짚고, "대다수 국민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이라크 파병을 결정한 노무현 정부, 파병에 찬성한 열린우리당-한나라당, 이라크전쟁을 일으킨 미 부시 행정부를 이번 사건의 숨겨진 공범"으로 규정했다.
아울러 "노무현 정부는 즉시 이라크 추가파병을 철회해야 한다. 아울러 이미 이라크에 주둔하고 있는 서희-제마부대도 즉각 철수해야 한다. 사회당은 전 세계의 모든 평화세력과 함께 이라크 전쟁 종식과 평화 실현을 위해 싸울 것"이라는 입장을 표명했다.
전국노점상연합도 성명을 내고 "미 제국주의의 이익을 위한 한미동맹 즉각 파기하고, 노무현정권은 고 김선일 씨의 죽음을 책임지고 즉각 퇴진하라!"는 주장을 펼쳤다.
전국노점상연합 역시 고 김선일 씨의 죽음의 원인을 "미 제국주의의 이익 관철을 위한 한-미동맹"이라고 보았으며, "고 김선일 씨의 죽음은 앞으로 이어질 한국인과 한국에 대한 이라크 저항세력의 위협의 서막에 불과하다"고 경고했다.
노무현 대통령의 담화 발표에 대해 "고 김선일 씨의 죽음을 막기 위해 다각도로 노력했다는 입바른 소리에 덧붙여 앞으로 국제적인 테러에 맞서 국제사회와 더불어 강력히 대처하겠다는 발언"은 "사태의 원인을 애써 모른 체 하는 노무현 대통령의 능청"이라며 경악할 따름이라고 밝혔다.
인권단체연석회의 소속 단체 등 인권단체들은 "국민의 분노는 정부를 향해 있다"는 성명을 발표하고 "우리는 진정으로 정부에게 묻고 싶다. 한국군 파병이 김선일 씨와 같은 또 다른 피해자를 만들 수밖에 없다는 사실을 정부는 아직도 모르고 있는가! 파병의 의미가 이라크인과 우리 국민들에겐 재앙과 폭력의 악순환으로 돌아올 수밖에 없다는 이 명백한 사실을 아직도 깨닫고 있지 못하단 말인가! 시민의 생명권조차 위협 당하는 상황에서 파병을 통해 얻을 국익이 도대체 무엇이란 말인가!"며 노무현정권을 비판했다.
또한 "우리 인권단체들은 한국 정부에 엄중히 경고한다. 국민의 분노는 정부를 향해 있다. 만약 정부가 이를 무시한 채 이라크 파병을 강행한다면, 국민들은 전국민적인 저항으로 이에 대항할 것이다. 우리 인권단체들 또한 '인권'의 이름으로 정부에 대한 역사적 심판의 한 길에 함께 할 것"이라며 파병반대 의지를 표명했다.
학생운동 단위 역시 제각기 성명을 발표하고 미국과 노무현정권을 규탄했다.
학생행동연대는 "수많은 영혼들에 조금이라도 죄값을 치루는 길은 파병을 철회하는 길이며, 전쟁의 광기에 미쳐있는 미국과 자본의 행보와 단절한 채 민중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일 것"을 촉구하고, "반자본의 외침 평화의 외침을 대중행동으로 조직하자. 이번 사건이 왜곡된 민족주의 보수세력들의 무기가 되어 민중을 노리는 칼날이 되지 않게 하기 위해 대중행동의 전면에서 사건의 본질을, 전쟁의 본질을 알려내야 한다. 하기에 우리는 다시 불타오른 광화문의 촛불을 함께 들고 대중행동의 전면에 서야 한다"는 결의를 호소했다.
전국대학생공동행동 역시 "노무현정권이 고 김선일 씨를 죽였다. 중요한 것은 노무현정권이 내세운 국익이란 자본이 이라크에서 이라크 민중들을 수탈하며 획득한 이윤이며, 국제사회의 신뢰란 안정적인 이윤 축적을 위한 신뢰에 다름 아니라는 사실이다. 노무현 정권은 이 땅 한 사람의 '노동자'였던 고 김선일 씨의 목숨과 제국주의 전쟁에 동참함으로부터 얻어지는 자본의 이익을 맞바꾼 패륜적이고 천인공노할 살인만행"이라고 분노를 표출했다.
전국학생연대회의는 "어떠한 명분도 정당성도 없는 점령과 학살에서 자발적인 무장저항세력이 등장하는 것은 사실 당연한 것이며, 이를 계속해서 폭력과 고문으로 억누르려고 했던 제국주의와 그 동조세력들에 대한 저항이 또 다른 폭력과 테러의 악순환으로 번지고 있는 것 역시 어쩌면 당연한 일"이라며 이라크 민중의 저항이 정당함을 짚고, "고 김선일 씨의 생명을 가지고 장난친 노무현 정권, 국민의 생명을 한낱 쓰레기로 취급하며 어처구니없게도 파병 방침에는 변함이 없다는 헛소리를 지껄인 노무현 정권은 당장 고 김선일 씨의 죽음을 책임지고 물러나라"며 노무현정권의 퇴진을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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