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는 스크린을 통해 관객과 만나는 것을 ‘전제’로 만들어진다. 스크린쿼터를 지켜야 한다는 논의의 핵심은 이런 ‘전제’ 자체를 뒤흔들고, 독점하려는 헐리웃 거대 자본의 횡포를 막아내자는 것이다. 그러나 이 때의 영화가 ‘자국의 상업영화’로 한정되어서는 정말 곤란하다.장면.1
독립영화 배급사인 인디스토리의 수익 구조를 살펴보면, KBS <독립영화관>을 포함한 공중파와 케이블을 통한 수익이 전체 수익의 60% 이른다. 반면 극장 수익은 고작 0.15%로 1%에도 한참 못 미친다.
_ 미디어 오늘 기사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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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개 스크린에서 6주 동안 상영된 독립다큐멘터리 <송환>은 독립영화 역사상 가장 거대한 블록버스터급 개봉이었다. 단일 영화 관객 천만시대에 이 영화의 총 관객수는 2만 5천명을 약간 넘는 수준이다. 그나마 당분간 이런 규모의 흥행(?)에 도전할 독립영화가 나올지도 의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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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종 영화제가 끝나면 영화제 게시판에서는 ‘무슨 영화를 어디서 다시 볼 수 없냐?’는 애절한 사연들이 아우성을 이룬다. 그러나 대부분의 영화들을 다시 볼 수 있는 방법은 전혀 없다. 오직 영화제 기간에만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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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시내 어느 멀티플렉스 극장. 1관 2관 3관은 <반지의 제왕>, 4관 5관 6관은 <실미도>가 차지하고 있다. 스크린이 늘어나고 관객도 늘어났다지만 다양한 영화를 볼 수 있는 기회는 더 줄어드는 것 같다. 내가 보고 싶은 <미소>를 보려면 광화문까지 가야 한다. _ 1월의 극장가 풍경
스크린쿼터 수호를 통해 ‘문화다양성’을 지켜내자는 당위와 입장이 유령처럼 메아리치고 있지만, 정작 스크린을 통해서는 전혀 구현되지 못하고 있다. 당위적인 입장 이외의 현실적인 정책으로 전혀 가시화되고 못하고 있다. 독립영화 전문 홍보․배급사인 인디스토리는 독립영화와 스크린의 접점을 찾지 못하고 여전히 고전중인 것으로 보인다. 독립영화 정책 지원의 결실이라 이야기되는 <송환>의 관객수는 2만 5천명 수준이다. 이것이 스크린쿼터를 통해 지켜내고 있는 ‘문화다양성’의 현주소이다. 기하급수적 증가를 보이고 있는 스크린수에도 불구하고 관객의 선택권은 줄어든다는 아니러한 푸념은 그냥 웃어 넘길 일이 아니다. 영화제라는 이벤트를 통해서만 관객과의 접점을 찾을 수 있는 많은 영화들의 희소성이 이 땅의 ‘씨네필’을 양산하고 있다는 자조도 그냥 우스개로 넘기기에는 너무 쓰리다.
문화다양성 증진을 위한 제안.1 _ '확실한' 마이너리티쿼터 보장
현행 스크린쿼터를 통해 해결하지 못하는 가장 절실한 부분이 ‘저예산 영화’ 혹은 ‘독립영화’의 유통 지원이다. 스크린쿼터가 ‘자국의 산업영화의 다양성’을 넘어 영상문화의 종다양성을 지키기 위한 제도로서 자리매김하기 위해서 가장 예민하게 받아들여야 하는 부분이기도 하다. 최근 아트플러스 네트워크 등 ‘예술영화 전용관’을 위한 논의들이 물살을 타고 있긴 하지만 굉장히 미흡하다.
오히려 해외 영화제 수상작, 저예산 장편 영화 등을 중심으로 진행되는 논의뒤로 사라져 가는 부분이 많아진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편법이 아닌 정공법을 택해야 한다. 늘어난 스크린수 만큼 ‘마이너리티 쿼터’를 도입해야 한다. 자본을 가진 ‘권력자’들이 늘어난 스크린을 통해 돈을 챙기는 구조를 지원하기 위한 스크린쿼터라면 필요없다.
문화다양성 증진을 위한 제안.2 _ 대안적 상영 및 유통 인프라 구축
가평과 부안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영화관이 없는 곳이다. (물론 영화관 이외에도 다른 문화기반시설 역시 없는 곳이다.) 국내 영화 자본들이 ‘시민’의 주머니 공략에 골몰하고 천만시민의 영화감상을 달성하는 순간에도 ‘시민’이 아닌 사람들은 영화 상영에 대한 접근 자체가 어려운 현실이다. 이에 대한 반성과 함께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대안적 유통인프라 구축에 대해 심각하게 고민해야 한다.
공공성에 기반한 영상문화 정책을 수립하는 것이 문화다양성을 지켜가기 위한 첫걸음이다. 상업극장이 아니더라도 다양한 영화들이 다양한 방법으로 관객들과 만날 수 있도록 제도적 고민과 지원을 대폭 확대해야 한다. 지역문화기반시설들을 통한 배급을 지원하고, 경우와 필요에 따라 단위별 상영들에 탄력적으로 지원하고 확대해 나가야 한다.
문화다양성 증진을 위한 제안.3 _ 영상‘문화’ 활성화를 위한 실질적 방안 마련
영화진흥위원회는 영화 제작 활성화를 위해 다양한 지원제도들을 시행하고 있다. 근래들어 자본의 영향력에서 일정 정도 비껴서 있는 영화들이 좋은 평가를 받으며 관객과 만날 수 있게 된 것은 이런 지원의 혜택이 있었기에 가능해던 일이다. 그러나 이런 지원을 받는 영화들 역시 산업적 기반에서 제작되는 영화라는 것을 부인하기 어려울 것이다. (물론, 독립영화 제작 활성화를 목표로 한 지원과 기금이 존재하지만 상업영화 지원에 비하면 ‘세발의 피’에 못 미친다.) ‘영화산업’에 대한 지원은 이제 그만해도 된다.
산업적 이해관계에 기반하여 정밀히 투자하고 이에 대한 투자회수와 리스크를 견딜 정도의 자생력을 한국영화 스스로 찾아가고 있다. 지금 필요한 제도적 지원은 영상‘문화’의 활성화를 유도하는 지원이어야 한다. 독립영화 제작 활성화를 위한 제도적 지원, 관련 기금의 대폭 확대, 독립영화제작펀드 마련 등 해야 할 일은 산적해 있다.
문화다양성 증진을 위한 제안.4 _ 독립영화전용관
모든 영화들이 스크린을 통한 관객과의 만남을 기본적인 전제로 탄생한다는 것을 생각해볼 때 독립영화 전용관은 이제 미룰 수 있는 문제가 아니라 긴급한 문제이다. 현재 독립영화가 스크린을 통해 관객과 만날 수 있는 경우는 영화제로 한정되고, 그나마 선택받은 소수의 독립영화들만이 영광을 누릴 수 있는 형편이다. 상업극장이 현실적인 이유들로 인해 독립영화를 상영 할 수 없는 조건이라면 해답은 전용관 건립(건설이 아니다. 기존의 극장들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방법도 고민해봐야 할 것이다. 마이너리티 쿼터의 도입이 현실화된다면 적극적인 연동이 가능한 조건이고 공세적인 접근도 가능할 것이다.)
현재 독립영화에 대한 영진위의 지원은 제작 지원 일색으로 초보적 수준의 지원이다. 영상문화를 바라보는 공공적 인식이 시급하다. 장기적 관점에서 ‘독립영화 진흥과 독립영화의 정상적인 순환구조 마련’을 모색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독립영화전용관 뿐이다.
당위로 이야기되는 ‘문화다양성’은 이제 지겹다. 당위로 들어주는 ‘연대의 깃발’도 이제 질린다. 문화다양성 증진을 위한 실질적인, 구체적인, 눈에 띄는 확실한 실천이 필요하다. 그것의 주체가 ‘영화진흥위원회’이던, ‘한미투자협정 저지와 스크린쿼터 지키기 영화인대책위원회’이든 말이다. 변명은 필요없다.
완군 / 문화연대 활동가 ssamwan@jin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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