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대 예술의 주요한 경향 중 하나로 예술프로젝트를 꼽을 수 있다. 이것은 탈장르적이면서도 과정을 중시하는 경향이 있는데, 해당 사회의 보편적 통념과 사회적 가치를 반영하면서도 예술의 생산자와 소비자를 구분하지 않고 구성원 모두가 만들어가는 식의 매우 종합적이고 폭넓은 작업으로 진행되기도 한다.
후기 산업사회는 한 두가지 특정 예술언어로는 표현하기 어려운 내용들이 산재해 있을 뿐만 아니라 장르의 경계가 깨지고 장르통합이 가속화되는 현상 등이 과정 형 예술을 활성화시키는 계기가 되기도 한다.
내 기억에 있는 어느 예술가의 경우, 그는 실제로는 존재하지 않는 도시에 대한 안내판을 마치 원래 있는 도시를 가는 이정표처럼 가정하여 도로 안내판에 부착하는 작업을 진행했다. 이로 인해, 많은 시민들은 그 도시가 실재 존재하는 줄로 착각한 나머지 그 도시로 가는 방법에 관한 문의를 관계 당국에 하게 되었다고 한다. 그것이 계기가 되어 예술가가 가상으로 상정해 놓은 도시가 실제로 건설되었다는 이야기다. 가능하지 않을 것 같은 것을 많은 사람들의 상상을 통해 실재로 가능하게 만들 수 있듯이, 예술프로젝트의 이미지 작업은 때로는 가상을 실재로 만들기도 한다.
또 한 예로 프랑스 파리에서는 도시 한복판에 “이 도시 밑으로 터널이 지나가는 공사를 시작 합니다”라는 현수막을 걸고 한 예술가가 불도저를 동원해서 퍼포먼스를 선보인바 있다. 이 퍼포먼스를 통해 그 동네 주민들은 관계 당국에 많은 문의를 하게 되는 등의 사회적 반향이 있었고, 시민들은 ‘터널’이 상징하는 속도와 자연파괴 문제에 대하여 일상적 공간에서 경험하는 계기가 되었다.
오아시스프로젝트는 예술인 회관이라는 문제적 공간을 놓고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제시된 알레고리는 ‘분양’이라는 건축 임대업자의 방식을 도용하여 광고하는 것으로 시작되었다. 이로 인해 많은 사람들은 이 광고가 의미하는 재미와 스릴에 주목하기 시작했고 급기야 이 이벤트를 통해 그동안 예술계구석편으로 제켜두었던 이 해묵은 스토리를 다시 꺼내기 시작했다. 이 공간이 가지고 있는 현재의 문제점이나 젊은 예술가들의 움직임들, 이 공간의 향후 전망에 대한 예측을 해보는 즐거움을 가지게 된 것이다.
이때 붕붕거리며 날아다니는 상상력은 주위를 감염시키는 바이러스의 기능을 하게 된다. 이 프로젝트는 다양한 입장의 사람들, 혹은 집단의 참여를 유도하는 프로그램으로 설정되어 있는 탓에 실제로 정부, 문학예술단체, 문화관계자, 예술가, 시민, 기업, 신문, 잡지, TV 등 많은 사람들이 이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있다.
이들은 자신들이 이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있으며 이것을 작동시키고 있는 주체의 하나라는 사실을 미처 인식 하기도전에, 그들의 관심사와 이야기 속으로 빠져들면서 이 프로젝트의 일원처럼 행동하고 있는 것이다.
이것은 마치 커다란 모체를 함께 구성하면서, 각각의 다른 역할로 살아 꿈틀거리는 생명체처럼 한 덩어리가 되는 중층적 알레고리들을 가지고 있다. 그것들은 가공되며, 꾸며지고, 각색되어지고 선전되어지며, 재탄생되어지고, 메타 비평을 거치며 살아 움직인다.
이러한 상호작용의 과정은 혼잡해 보이기도 하지만 또 한편으로는 분명한 토픽을 견지한다. 그것은 이미 언론을 통해 공개된바와 같이 예술행동을 통한 예술인회관의 부활에 대한 기대감, 거주와 창작의 권리획득, 새로운 문화실험의 성공여부 등이다.

오아시스프로젝트는 기존 사회운영프로그램에 이질적인 프로그램을 이식함으로써 상호 간섭, 혼합, 분절, 충돌 등의 과정을 거치면서 기존 프로그램의 재조정을 유도한다거나 가치의 전복을 꾀하는 등의 역할을 수행하는 자가 증식하는 프로그램처럼 행동한다.
이 프로젝트는 6월 18일부터 7월 12일 현재까지 300여명의 예술가들을 모으면서 대장정에 올랐다.
김윤환 / 예술가, 예술기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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