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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째날 동초등학교 상영장 ⓒ부안21 |
부안영화제가 지난 15일을 마지막으로 영화잔치의 막을 내렸다.
열악한 재정, 문화시설 미비등 초반부터 어려운 조건에서 시작했던 만큼 현재 부안 영화제의 마무리는 많은 여운을 남긴다. 핵폐기장 백지화투쟁을 거치며 부안지역 주민들의 변화된 의식을 담고 더 전진하여 새로운 변화을 제시할 수 있는 대안적 문화공간을 구축해보자는 시도였던 이번 영화제는 무엇을 남겼는가.
13일부터 사흘간 진행된 부안영화제의 관객수는 실내상영장의 경우 평균 100여명을 기록했고, 반핵광장의 상영장은 400여명, 마지막 폐막작은 700여명을 기록했다.
적어도 영화제조직위원회의 입장에서 보면 첫번째 시도여서 부안에서는 생소하게 여겨졌을 영화제이지만 적지않은 관객들의 참여 자체가 긍정적으로 평가될 터이다. 또한 주민들 사이에서도 논란의 여지가 많은 새만금 사업에대해서 과감하게 조명함으로써 환경과 생태를 강조하는 영화제의 대안적 정체성을 강하게 드러내기도 했다.
하지만 모든 잔치가 그렇듯이 손님들이 즐길만한 식탁 위의 메뉴와 음식의 맛이 중요하지 않을까? 관객들의 입장에서 본다면 절반의 실패로 볼수도 있겠다.
말하자면 영화가 내세우는 환경, 생태, 생명, 자치의 주제는 투쟁의 연장선상에서 부안주민들의 참여로 그 속내용을 드러냈지만 실내용에서는 주민들과의 호흡이 부족함을 드러낸 것으로 보인다.
본래 부안영화제 자체가 부안핵폐기장반대투쟁의 연장선상에서 시작된 만큼 주민들의 많은 호응이 있었다. 외부에서 찾아온 시민사회단체의 많은 활동가들도 전체 관객에서 20-30% 비율을 차지할만큼 만만치 않았다.
반핵광장에 영화를 보러 온 주민들은 '예전에 비해 반핵광장의 동력이 약해졌다'는 걱정을 내비치기도 했지만 집회와는 다른 공간이기때문에 열악하기만 한 영화제시설에도 400여명이상 참여한 것에 주민들의 호응은 비교적 좋은 편이라고 평가할 수 있는 근거가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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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상영이 끝난 후 감독과의 대화시간 |
투쟁이 주가 된 영화제
문제는 여기서부터다.
구체적으로 살펴본다면 영화제를 찾은 많은 주민들은 지난 핵폐기장투쟁 내용을 다룬 영화만을 선호하는 반면에 다른 영화에 대해서는 비교적 호응이 적었다. 주민들이 일상처럼 집회에 자발적으로 참여하듯이 찾은 영화제는 핵폐기장 투쟁 이외에도 다른 이야기들, 새로운 이야기들이 생산되고 있음에도 주민들은 어리둥절한 모습도 비춰졌다. 이는 영화제에 대한 의도나 내용이 제대로 전달되지 못하고 투쟁이나 집회의 일부로만 알려진 홍보의 미숙으로 이해될 수도 있다.
또 첫 날은 '집회에 참여하듯이' 모인 주민들 앞에서 주민들이 직접 만든 퍼블릭액세스 작품들이 80분에 걸쳐 집중적으로 상영되면서 지루함을 느끼는 관객들이 자리에서 종종 일어나 자리가 한산해지기도 했다. 아마추어의 작품인 만큼 대중성이 미약할 수 있음에도 오랜 시간동안을 상영한 것 자체가 참여율을 떨어뜨리는 결과를 가져온 것이다. 영화제조직위 관계자 또한 "주민작품들을 주제에 따라 구분하고 상영시간을 여러 상영장의 시간대에 나눴다면 처음으로 접하는 퍼블릭엑세스라는 작품들이 좀더 친숙하고 많은 사람들에게 다가갈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도 있었을 것이다."라며 아쉬움을 토로하기도 한다.
또한 영화제의 주체들이 부안주민들 누구에게나 열려있는 공간이라면 주민들이 흥미와 호기심을 느끼고 찾아올 수 있을만한 장치가 미약하기도 했다. 영화제의 주제를 벗어나지 않는 한도 내에서 대중성 있는 작품들을 구성하는 것도 주민들을 위한 배려일 것이다. 전체적으로 영화의 메세지가 사회현안이나 운동 등 무거운 내용으로만 편향돼있는 반면 가족단위로 함께 볼 수 있는 영화나 누구나 찾을 수 있는 영화 하나없어 폭넓은 대중이 즐길 수 있는 문화적 공간으로써는 부족함을 드러냈다.
핵폐기장투쟁을 넘어 대안적 문화공간으로
물론 이번 부안영화제는 핵폐기장 투쟁과 주민투표 등 지난 1년동안의 투쟁으로 가능한 대안적 문화공간임이 열렸음을 전제하고 있다. 많은 지역민들이 함께 자치를 부르짖었었고, 핵에너지정책에 대한 문제제기를 해왔던만큼 이번 영화제는 내용상의 비대중성에도 불구하고 많은 주민들의 대중적 호응을 얻었다.
반면 앞으로 부안영화제 조직위원회측은 지속적으로 지켜나가야할 대안적 문화공간을 구축하기 위해 투쟁공간에서 독립할 수 있는 능력을 구비해야하는 과제를 가지게 된다. 그런 의미에서는 영화제 자체를 다시 시작해야할지도 모른다. 영상이 실제 주민들의 문화공간으로써 자리잡울 수 있도록 지속적인 영상교육과 주민들의 실생활에 다가가있는 이야기로 접근 할 수 있는 시도들이 필요하며, 독립영화인들과의 지역적인 연대를 가져나가며 대외적인 활동도 필요할 것이다.
그나마 시설이 구비된 문화공간으로써 이용될 수 있는 부안예술회관 조차 핵폐기장 유치신청의 장본인이자 여전히 자치단체장인 김종규군수의 불허로 사용하지 못하고 열악한 재정 속에서도 부안영화제는 진행됐다. 환경, 생태, 생명, 자치라는 가치는 핵폐기장반대투쟁의 연장선상에서 영화제의 자체의 의미를 충분히 구현했다. 그러나, 더 나아가서 이제는 부안영화제가 주민들과의 호흡을 맞추는 것에 더 주목해야하지 않을까?
아마도 부안영화제가 2회, 3회 ... 10회 계속된다면 그것은 주민들과의 호흡을 맞출수 있었는지의 여부가 관건이 될 것이고 이를 넘어 영회제 스스로가 주민들속에 뿌리내린 대안적 문화공간이 되었다는 의미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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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제측에서 직접 천연염색한 영화제기념티를 들어보이고 있는 자봉단들 |



둘째날 동초등학교 상영장 ⓒ부안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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