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들이 민영화를 개혁으로 생각하는 것 같다"

언론개혁 입법안 마련을 위한 국민대토론회 마무리

31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 소회의실에서 언론개혁 입법안 마련을 위한 국민대토론회가 열렸다. 이 토론회는 지난 8월 3일 '언론개혁의 의제들'로 시작되어 31일 '언론개혁의 실천방향'(종합토론)을 끝으로 5회에 걸쳐 진행되었다.


방송보다 신문이 정치편향적

이미 4회에 걸쳐 언론개혁의 의제, 신문법, 방송법 개정방향에 대해 토론이 진행되었기 때문에 특별한 쟁점이 나타나지는 않았고 '언론개혁에 대한 국민 여론조사' 결과 발표와 종합토론이 진행되었다.

허동훈 한국사회여론조사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전국의 만 20세 이상 성인남녀 1천 명을 대상으로 지난 26일 실시된 '언론개혁에 대한 국민여론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조사 대상의 70.9%는‘신문이 정치적으로 편향돼 있다’고 답했고 22.6%는 '정치적으로 중립을 지키고 있다’는 답을 했다. 방송보도에 대해서는‘정치적으로 편향되어 있다’는 응답이 57.2%, ‘정치적으로 중립을 지키고 있다’는 응답이 36.7%로 나왔다. 국민들은 신문과 방송의 정치적 편향에 대해 모두 부정적으로 생각하지만 신문을 좀 더 부정적으로 생각한다는 것이다.

민영화면 무조건 개혁?

한편 '언론개혁에 대한 국민여론조사'의 방송구조 개편 부문에 대해선 이례적 결과가 나왔다. ‘공영방송인 KBS1을 제외한 다른 방송은 시장원리에 맡겨 민영화하는 방향으로 가야한다’가 58.4%로 나와 37.2%가 찬성한 방송이 사회에 미치는 영향이 크므로 공영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는 의견을 크게 앞질렀다.

이에 국회정치커뮤니케이션 연구회 회장인 김재홍 의원은 당황하는 기색을 보이며 "우리 국민들이 민영화를 개혁으로 생각하는 것 같다. 방송은 공공성 강화, 시청료 현실화가 개혁의 큰 흐름이다" 라는 설명을 덧붙였다.

민주노동당 천영세 의원은 기자와의 인터뷰에서 "방송 공공성 강화에 대한 김재홍 의원의 말에 동의한다. 그러나 국민들이 왜 방송민영화를 지지하는지 이면을 들여다봐야 한다" 면서 "공기업을 비롯한 공공영역에 대해 경쟁력이 없다, 효율성이 떨어진다고 선전해온 사람들이 누구냐? 민영화만이 살길이라고 외친 사람들이 바로 정부 여당이다"라고 지적했다.

또한 "결국 그런 선전에 국민들이 지속적으로 노출되다 보니 민영화라는 말만 나오면 개혁이라고 생각하는 거다. 언론개혁에 찬성하는 많은 국민들이 오히려 보수적 방송민영화를 지지하는 건 정부여당의 자업자득이다"라고 일침을 놓았다. 결국 정부 여당의 무조건적 민영화 정책에 언론개혁이 역풍을 맞았다는 설명이다. 천의원은 "방송 뿐 아니라 다른 공공영역에 대한 무차별한 민영화 또한 마찬가지다"라고 마무리지었다.

한나라당만 외톨이 신세

이날 토론회는 이부영 열린우리당 의장과 이미경 문화관광위원회 위원장의 인사 발언으로 시작됐다. 또한 김재홍 열린우리당 의원의 사회로 민주노동당 천영세 의원, 열린우리당 유시민, 이인영 의원, 한나라당 남경필 의원, 민언련 최민희 사무총장, 경기대 장행훈 겸임교수, 한국정치평론학회 이동수 운영위원장(경희대 교수)이 패널로 참가했다.

토론 과정에서 열린우리당과 민주노동당 그리고 시민단체들의 의견이 대체로 일치한 가운데 한나라당 남경필 의원은 "소수의 의견으로 치부되지 않았으면 한다"고 운을 떼며 한나라당의 견해를 밝혔다. 남의원은 "이번 여론조사를 보면 신문의 문제점들을 지적하지만 실제 시장 상황을 보면 그 와는 정반대인데 이 여론은 또 무엇인지 모르겠다. 신문방송 모두 개혁의 대상이다"며 "신문 소유제한은 위헌소지가 있다"는 주장을 펼쳤다. 그리고 언론의 과거사 문제 조사에는 원칙적으로 동의했으나 중립적 기구의 설치를 주장했다.

최민희 민언련 사무총장은 "방송개혁은 장기적 과제이다. 지금 방송개혁을 들고 나오는 것은 물타기다. 한나라당은 이런 의도를 지니고 있는 것이다"며 공세를 펼쳤다. 또한 "신문은 정치권력으로부터 지나칠 정도로 독립되었다. 신문을 규제할 수 있는 것은 모두 규제해야 한다"고 신문개혁을 강조했다. 발언 말미에는 "민언련이 다 옳은 것은 아니다. 그러나 우리의 개혁안을 거부하려면 대안을 제시해라. 대안 없는 비판은 옳지 않다" 며 목소리를 높였다.

문제는 공공성 강화

한편 민주노동당의 천영세 의원은 인터넷 언론 활성화와 KBS 시청료 독식구조 반대를 명확히 함으로써 주목을 끌었다. 천의원은 "인터넷 언론 또한 언론으로 규정해서 지원해야 한다"며 "KBS시청료를 현실화 해야 한다. 그러나 지금 같은 독식 구조로선 안 되고 EBS 등에게도 시청료의 상당 부분이 돌아가는 시스템을 구축해 방송의 공공성을 강화해야 한다" 고 말했다. 또한 인터넷 실명제에 대한 반대 의사도 분명히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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