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꾸라지 키우는 곳 메기를 놓자"-"생태계 잡아먹던 황소개구리 잊었나"

WTO·DDA/FTA 대응·국민경제에 미치는 영향에 관한 범국민 토론회
화해되지 않는 입장 차이 드러나

9월 16일 민주노총은 '참여 정부의 시장개방 정책과 WTO-DDA / FTA 협상이 국민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주제로 토론회를 개최했다. 관련 분야의 전문가들이 참석한 이 토론회에서는 각각의 입장차가 여실히 드러났다. "시장화, 개방화는 대세이다. 미꾸라지를 키우는 곳에 메기를 놓아두는 과감함이 우리에게 필요하다"는 입장과 "정부의 경제적 효과논리 근거가 없다. 제시해 봐라. 생태계 질서를 붕괴시킨 황소개구리를 기억해라"라는 발제자들의 논거 속에 '좁혀야 할 거리가 상당함'을 느낄 수 있는 자리였다.


협상가일뿐, 정치가가 이 자리에 나왔어야

이날 토론회에는 이례적으로 외교통상부 통상교섭본부(DDA)의 구본우 심의관이 참석했다. 일정을 핑계삼아 불참한 한나라당과 당론 미결정으로 참석 불가를 알려온 열린우리당의 모습과 사뭇 대조적이었다.

구본우 심의관은 "알려야 한다. 그래야 오해가 없다라고 판단해 솔직히 사실을 전달하기 위해 이 자리에 나왔다"며 "참여정부의 시장개방 정책 그리고 그중 영향이 큰 FTA와 DDA 동향을 중심으로 말하겠다"라며 발제를 시작했다.

구본우 심의관은 "DDA의 기본골격은 농업, 비농산물, 서비스, 싱가폴 이슈, 협상시한 연장의 5가지로 구분된다"며 "관세수준에 따라 구간을 구분하여 높은 관세를 더욱 많이 감축하는 조화방식(harmonization)을 채택했다. 관세를 덜 감축하는 민감 품목은 각국이 지정하도록 되어 있다"며 DDA의 합의 사항들을 설명했다.

구본우 심의관은 모호한 DDA의 기본 골격 합의와 관련해 "지금의 협상은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어렵게 출범했고, 중간 점검을 위해 모였던 칸쿤에서 실패했기 때문에 그 위기감이 고조되었다. 회원국들간에 이번 합의를 실패하면 DDA 뿐만 아니라 WTO 체제 자체가 손상될 것이라는 위기감이 돌았다. 합의를 이루자는 의지가 더 컸다. 다소 구체성이나 명확성이 떨어진다 하더라고 합의를 이끌어내는 것이 중요했다"라며 배경을 설명했다.

특히 구본우 심의관은 "한국 정부의 경우 지역주의 폐해를 주장하며 다자무역을 주장해왔다. 그러나 세계적으로 FTA가 확산되는 추세이다. 본인은 다자주의를 기본으로 하되 FTA는 보완적으로 추진해야 한다고 인식한다. 그러나 성장률 저하의 경제 활로 촉진을 위해 FTA가 외국인 투자 유치 확대 효과도 있다고 판단한다. FTA 체결이 시급하다는 현실적 필요성을 느낀다"라고 덧붙였다.

또한 "FTA 체결을 하지 않으면 고립화 손실을 초래하게 되고, 멕시코의 경우처럼 극명하게 드러날 것"이라고 경고하며 "더 이상 세계화, 개방을 하지 않고는 살아갈 수 없는 상황이다. 어떻게 하면 개방해서 잘 살아갈 수 있는가 국내적으로 계층간 해결 방안 모색해야 한다"라며 내부적으로 입장차를 줄여보자고 말했다.

모든 자료는 공개되고 있다

많은 발제자들이 정부의 협상내용 미공개와 관련해 질의를 던졌다. 구본우 심의관은 "다수의 내용이 신문을 통해 공개가 되고 있다. 아주 세부적으로 민감한 부분을 제외하고는 그렇다. 신문을 꼼꼼히 봐 달라"라고 답했다.

이지만 민주노동당 대외협력부장은 DDA 1차 양허안 공개 여부와 관련해 질의를 던졌다. 이에 심의관은 "개인적으로 공개를 약속했으나 정부내 부처간 내용 공개의 형식이 관행이 될 것이라는 우려가 많았다. 그래도 자료 열람은 할 수 있다. 자료 열람하는 것 또한 공개인 것이다" 라며 열람 자료를 가져 왔으니 오늘 이 자리에서 봐도 된다고 덧붙였다.

우리나라 선진국으로 봅니다

한편 지정토론자였던 최낙균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실장은"대외적으로 우리나라를 선진국으로 보고 있다. 개방이 안되는 것은 아니나, 개방의 속도와 폭이 경쟁국에 비해 만족스럽지 않다. 오히려 말레이시아, 태국이 더 빠르다"라고 말해 빈축을 사기도 했다.

이에 나상윤 공공연맹 기획실장은 "엄청난 생개형 자살, 세계 1위의 저출산율에도 선진국이라 운운할 수 있는가"라고 말하며 선진국론을 일축했다. 또한 나상윤 공공연맹 기획시장은 "한국사회는 엄청나게 개방되어 있다. 주요 대기업 외국인 지분 50% 이상 되고, 금융시장의 경우 참여도도 30% 넘고 있다. 이제 마지막으로 남은 영역의 교육, 에너지, 발전 등의 핵심적 부분을 내줄거냐, 말거냐만이 남은 상황이다"라고 지적하며 '개방이 덜 되어 있다는 논리'에 응수했다.

소비자 책임이라니 무책임한 발언을 삼가라

한편 최낙균 대외경제연구원 실장은"개방이 원흉이 아니라 시장의 선택은 소비자가 하는거다. 쇠고기 수입한다 했을 때 다 망할거라 했지만, 우리 나라 한우는 잘 팔리고 있다. 농업, 공공, 영화, 많은 부문들이 생산자의 시각에만 초점맞춰 있는데, 국민적 입장과 소비자의 시각으로 봐야 한다"라고 말했다.

이에 나상윤 공공연맹 기획실장은 "소비자의 선택이라니 무책임한 말이다. 카드 발행으로 인해 정부가 무제한으로 허용했던 것에 대한 정부의 행태에 대한 비판없이 소비자가 선택했으니, 정부는 책임없다는 논리냐"며 반론을 제기 하기도 했다.

정부는 효과성을 입증하라

토론회 내내 제기됐던 질의 중 "정부가 말하는 경제적 효과성을 입증해 달라"는 요구였다. 그러나 어느 누구도 입증하지 못한 채 한-칠레 후속 결과로 '7억달러 무역 적자 발생'에 대한 다른 해석들을 내놓았을 뿐이다.

이에 손지희 범국민교육연대 정책실장은 "쓴소리 한마디 하겠다. 외통부와 재경부가 협상과 개방정책 주도하는 것으로 보인다. 국내산업의 경제 경쟁력 경화논리. 체제 개선, 적자 줄여야 한다는 경제논리 일관되게 말했다. 과연 국익에 도움이 되는지 확인이 안된다"라고 질의를 던졌다. 또한 손지희 범국민교육연대 정책실장은 "일반 산품 거래는 1주일만에 알 수 있어도 교육정책은 5-10년 후에야 결과가 나타난다"라며 "신중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교육부, 외통부는 계속 개방압력을 넣고 있다"라며 무책임한 정부를 질책했다.

한편 전성도 전농 대협실장은 " 1994년 우루과이, 한-칠레, 쌀협상, DDA 협상의 공통점이 있다. 첫째, 전혀 협상 내용이 공개되지 않고 있다. 둘째, 타결 시점을 앞두고 이해 당사자들을 철저하게 속인다 셋째, 정부는 대책 없는 대책만 내 놓는다" 며 공통점을 지적해 시선을 끌기도 했다. 또한 전성도 대협실장은 "쌀의 문제가 아니라 식량의 무기와 주권을 말하는 시기에 쌀과 관련한 협상은 국민투표를 거쳐야 한다"라며 쌀 협상과 관련한 국민투표를 제안하기도 했다.

'통상협정에관한국가배상법'을 발의할 거다

민주노동당 심상정의원은 "대외경제 의존도가 2000년 이후 70% 안팎으로 늘어났다. 수출품목이 5개 품목 안팎이다. 개방을 통해 경쟁력을 강화한다는 것은 재벌 중심의 소수품목에 한정된 거다. 중소기업이나 내수 기반의 파괴를 방치하겠다는 논리와 같다. 정부는 논리에 한계가 많다"며 지적했다.

또한 심상정 의원은 "서비스, 교육이 낙후하기 때문에 개방을 통해 교육, 문화, 의료의 경쟁력 확보한다는 정부의 발상이 기가 막힌다"며 정부의 입장변화를 촉구했다. 또한 심의원은 "정부 잘못된 정책 배상을 규정하는 '통상협정에관한국가배상법'을 준비하고 있다. 국민적 공감대를 전제로 해서 추진될 수 있도록 절차와 정보공개에 대한 내용을 강화하고 정부의 무책임한 정책에 대한 확실히 보상할 수 있는 방안 준비"하고 있음을 밝혔다.

한편, 최낙균 대외협력연구소 실장은 이 토론회의 발제를 통해 "어차피 세계화, 개방화는 대세다. 지금 당장은 영화, 교육 시장 개방을 막을 수 있을지는 몰라도 언젠가는 개방될 수밖에 없다. 과연 어떻게 할 거냐"라며 질문을 던져 반대하는 참가 단위들에 대한 대응 방안을 되묻기도 했다.

이날 토론회는 조준호 민주노총 조직강화특별위원장의 사회로, 구본우 외교통상부 통상교섭본부 심의관과, 이상학 민주노총 정책기획실장이 발제를, 민주노동당 심상정 의원,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최낙균 실장, 대안연대회의 유철규 교수, 영화인대책위 이해영 교수, 전농 전성동 대협실장, 범국민교육연대 손지희 정책담당, 공공연대 나상윤 공공연맹 기획실장 등이 지정토론자로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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