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례의 주인은 단식자 아닌 피흘려 죽어간 이라크인

김재복 수사 58일, 박기범 44일 단식 끝마쳐
노대통령 전범 재판대에 세울 터


지난 9월 4일부터 전국을 돌며 진행된 김재복 수사와 동화작가 박기범 씨의 단식평화순례가 오늘(21일) 마무리되었다. 이들은 18일 동안 전국을 순례하며 약 200여명의 부시·블레어·노무현 전범 민중재판운동 기소인을 조직하고 청와대 앞에서 1만인 기소운동 선포 기자회견을 열었다. 순례단은 울진, 함양, 실상사, 여수, 공주, 춘천, 인천, 임진각을 거쳐 20일 저녁 대학로에 도착해 전범민중재판 발기인대회에 참가 한 후 청와대 앞까지 왔다.

두 사람과 함께 순례를 다녀온 평화바람 문정현 신부는 "김재복 수사가 단식 40일 째에 순례를 떠나게 된 것은 당시 박기범 씨가 울진평화모임과 단식을 하던 중 수사님이 외롭게 투쟁을 한다 싶어 청와대를 방문하고 그때 활동단식으로 바꾸었다. 그리고 평화바람도 함께 했다"면서 단식 순례를 떠난 배경을 설명했다.

문정현 신부는 "그 동안 쓸쓸하고 외로운 것은 말할 수 없었다. 두 사람이 가혹한 여정으로 인해 살이 빠져 앉아 있으면 엉덩이가 아파 괴로워하는 모습을 보았다"면서 "그러나 각지에서 만나는 이마다 힘을 줘서 힘을 받았고, 전국 곳곳에서 만났던 순수하고 깨끗한 사람들의 마음이 전쟁을 중단시키고 군대를 철수할 수 있다는 확신을 갖게 만들었다"고 밝혔다. 문정현 신부는 또 "부시, 블레어 뿐만 아니라 노무현도 전범자"라면서 "우리는 전국민적인 재판을 통해 전범자를 밝혀내서 온 국민에게 노대통령이 전범자라는 인식을 갖게 하겠다"고 설명했다.

이날로 단식 44일을 맞은 동화작가 박기범 씨는 "순례기간 동안 저는 몸무게가 15kg 빠졌지만 이라크인은 1500명이 죽었습니다. 이 걸음의 주인은 단식자도 순례자도 아닌 피 흘려 죽어간 이라크인"이라면서 "전쟁이 시작할 때 서명도 하고 촛불도 들고 국회 앞에 달려가 방패에 찍히기도 하고 성남공항까지 갔지만 기어이 우리 모두는 침략자가 되었다. 더 이상 항의만으로 이 전쟁을 끝낼 수 없다. 이라크를 침략하고 민중을 죽인 전범들을 우리가 직접 밝혀야 한다"고 전범민중재판운동에 전력을 다할 것이라 말했다.

부시, 블레어에 노무현도 전범재판대에 세운다.

이날 기자회견은 두 사람의 단식 평화순례를 마침과 동시에 부시·블레어·노무현 전범민중재판운동 1만인 기소운동 선포 기자회견도 함께 진행되었다.

기소단 활동을 하고 있는 박준도 사회진보연대 사무처장도 "우리가 지금 쓰고 있는 우산을 접기 위해서는 우리 스스로 역사의 심판을 만드는 수밖에 없다"고 밝히고 "1만 명의 기소인을 모아 법정에 세우고 전국 곳곳에서 우리 이름으로 전범을 기소하고 지역 총회를 통해 결의를 모아낼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기자회견에 참가한 사람들은 전범국가의 국민이 떳떳하게 하늘을 볼 수 없다는 의미로 우산을 쓰고 나왔다.

김재복 수사와 박기범 씨도 기자회견에서 노무현 대통령을 전범 민중재판에 기소한다는 기소이유서를 밝혔다. 김재복 수사는 전범 기소 이유서를 통해 "노무현 대통령과 정부는 수많은 국민의 뜻을 저버리고 이라크 파병을 강행했다"며 "그 뒤로 저는 이라크 평화와 파병 철회를 위해 또 제 자신의 죄를 되돌아보는 참회의 마음으로 굶었다"고 밝혔다. 김재복 수사는 또 "현재 전세계에서 부시와 블레어에 대한 전범 민중재판 운동이 들불처럼 일어나고 있다"면서 "우리는 가난한 이들의 이름으로, 정의와 평화를 사랑하는 이들의 이름으로 노대통령을 민중법정에서 심판하고자 한다. 평화를 사랑하고 꿈꾸는 모든 이들의 마음으로 세운 정의의 법정에서 이들을 심판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박기범 씨는 "내나라 대통령을 전쟁범죄자로 기소하는 까닭은 대통령이 끝내 우리 모두를 침략자, 학살자, 약탈자로 만들어 버렸기 때문이며, 기어이 나를 범죄자로 만들어 버렸기 때문이며, 무엇보다도 가장 큰 이유는 지금도 날마다 죽어가고 있는 이라크인들의 시신이 그것이다. 대낮에도 헬기를 타고 가면서 민간인들에게 기총사격을 하고 있고 밤에 잠든 틈을 타 융단 폭격을 쏟아 붓고 있다. 그렇게 하루 평균 스무 명이 넘는 사람들을 죽이는 엄청난 짓들을 부시 블레어와 함께 벌이고 있는 자가 바로 내 나라의 대통령이기 때문"이라고 기소 이유를 밝혔다.

한편 이날 기자회견은 애초 김재복 수사가 단식을 해오던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열 예정이었으나 경찰 측이 불허해 합동청사 부근에서 진행되었다. 이에 대해 순례단원인 평화바람 오두희 씨는 "수사님이 단식을 진행했던 자리에서 국민들의 의사를 밝히고 싶은데 그걸 막겠다는 것은 그만큼 이 정권이 사람을 속이고 바른말을 하는 진실을 은폐하려고 하는 것이 드러난 것"이라고 강하게 비난했다.

[동화작가 박기범씨 짧은 인터뷰]
단식일지 쓰며 단식순례 의미 되돌아 봤다
단식을 마치고 돌아온 소감과 성과가 있다면


시작할 때만 해도 막막하고 절망적인 마음으로 시작했다. 파병반대 운동이 가라앉은 상태에서 어떻게든 남아 있는 씨앗의 고리가 되고, 이후 운동의 고리가 되자 하였는데 순례 과정을 통해 전범재판 운동에 한 걸음 나아가는 정도의 준비를 했다. 특히 운동단체가 아닌 지역의 풀뿌리모임과 시민들에게 민중재판을 알리고 이후 싸움을 준비하는 과정이 되었다. 아직 행동에 옮겨지지는 않고 있지만 철군투쟁과 파병 반대 마음을 확인하면서 힘을 얻었다.


단식하면서 장문의 일지를 썼는데 체력적으로 힘들지 않았나?


단식일지 쓰는 것 때문에 많이 힘들었다. 단식하면서 잠도 푹 자고 몸을 보존해야 하는데 일지를 쓸 때마다 3-4시간 정도 시간을 들여 쓰다보니 새벽 세 시나 네 시 정도에 자야 했다. 순례단원들이 일찍 자라고 했는데 저로서는 단식일지 쓰는 것이 견디는 방법이었다. 단식의 의미를 잃지 않고 계속 자신을 긴장하게 하고 기운을 잃지 않게 할 수 있었다. 또한 순례를 하면서 일정에 매몰되고 행사에 매몰되는 것을 경계해야 했다. 왜 순례단식을 하게 되었는지 처음 마음을 흔들이지 않게 하는 것도 중요했다.


이번에 15kg이 빠졌는데 같은 기간 이라크에서는 1500 명이 죽었다. 단식자를 걱정할 것이 아니라 그 기간 동안 1500 명이 죽은 것을 봐야 한다. 무엇보다 이 걸음의 주인은 이라크의 피 흘리는 사람들이 주인이어야 한다. 이라크 인들의 피흘리는 발걸음을 봐야 한다. 또 힘들었던 것은 견딜 수 있었던 게 그 일지 때문이었다.


순례기간동안 기억에 남는 일이 있다면


5일장 장터에서 평화사탕을 만들어 나누어 줄 때 한 할매를 만났다. 그 할매는 50년 전 전쟁의 기억을 떠올리며 과일 몇 개를 얹어주셨다. 또 아이들을 만날 때 무엇보다 좋았다. 아이들이 모여 기범이 삼촌, 수사님 밥 먹고 힘내라는 한마디들이 따뜻하게 와 닿았고 아이들이 서로 싸우지 말고 말로 하면 되지 않느냐고 할 때였다.


저희가 가장 힘내서 한 일은 민중재판을 해나가는데 한 분 한 분이 기소하는 기소인이 되어 달라는 말을 하고 다녔다. 여수, 함양 등에서 발기인 총회에 올라오겠다고 하고 여수 대표로 오신 분도 있다. 함양에서는 금요일 밤에 올라와 일요일 임진각에 오고 발기인 총회에 참가한 두 아이의 어머니도 있다.


앞으로 계획은?


전범 민중재판에 힘을 쏟을 예정이다. 몸을 추스리고 난 후 울진에 돌아가면 지역 민중재판 발의를 위한 기소인 총회 등을 준비해야 할 것 같다. 우선은 그런 고민들을 울진평화모임에서 논의해 볼 생각이다. 그 동안 순례를 다니면서 전범재판운동의 발판을 마련하려 했다. 그것을 시작으로 애원이나 청원이 아닌 제대로 된 투쟁으로 파병군대가 돌아오게 하는 싸움을 본격적으로 해 나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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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글 목록
  • 아라

    김재복수사님, 박기범님, 너무 수고하셨습니다...

  • 김혜림

    김재복수사님 박기범아저씨 수고가 많네요
    이제 평화가
    오게 었요 그우리
    같은 하나님이 우리 소원을 들어 주시겠어요
    *^%^*

    #*
    라라라라라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