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O 그룹사, "건방지게 직원이 무슨 노조냐"

문자 해고 통보, 노조 탄압 맞서 장기투쟁 나선 조합원들


누구나 한 번 쯤은 카드잔고 부족이나, 밀린 비용에 대한 독촉전화를 받아 봤을 것이다. 정부는 IMF 이후 음성적 사채시장의 난립 방지와 자금 양성화의 명목으로, 대부업을 정식화 했다. A&O도 그렇게 한국에 뿌리를 내린 일본계 자본의 대부업 회사이다.

노동조합, 그 필증을 쥔 순간부터

현재 A&O의 공식 명칭은 APLO파이낸셜그룹으로 국내 시장 점유율 67%를 점하고 있는 명실상부한 국내 1위의 대부업체이다. A&O인터내셔날, 프로그레스, 해피레이디, 파트너 크레디트, 여자 크레디트, 퍼스트머니, 예스 캐피탈의 7개 그룹사로 구성되어 있고, A&O인터내셔날에서 처음 노동조합을 만들었다.

"자금압박이 좀 심해서, 올해 3월에 나고야에 있는 13명의 주주들이 J&K라는 컨소시업을 구성해서 A&O를 인수한 거죠. 당시 인수관련 협상을 하면서 '인위적인 구조조정은 없다'라고 했거든요. 근데 인수하기 직전에 파견직들은 다 계약해지 하고, 마구잡이로 희망퇴직을 했습니다. 근 1년사이에 3,000명에 육박하던 직원들이 700여 명 선까지 줄었어요. 거의 60% 이상을 정리해 낸 거죠"

이런 문제는 A&O인터내셔날만의 상황이 아니였다. 그래서 A&O인터내셔날 노동조합은 5월 16일 그룹 내 7개사 대표자들을 모아 창립총회를 개최했다. 기존에 있는 A&O 인터내셔날 노동조합의 규약을 변경하고, 'A&O그룹사 노동조합'으로 조직변경을 했다.

핵심 쟁점은 고용안정이다. 보통의 채권 추심 사업장의 경우 개인사업자 형식으로(예: 보험설계) 되어 있기 때문에 비정규직 비율이 높을 수밖에 없다. 그러나 A&O의 경우는 대출을 하고 동시에 회수하기 때문에 안정적으로 자금을 관리하기 위해 정규직 채용을 많이 했다. 그래서 업종에서는 보기 드물게 8:2 (정규:비정규)로 정규직 비율이 높다. 그러나 회사는 이번 기회에 정규직을 500명까지 축소, 그 외를 비정규직으로 채우려 하고 있다.

"노동조합을 만들었더니, 성남, 부평 등의 조합원들만 삼성동 채권관리센터로 인사발령을 내더라구요"

회사의 부당노동행위는 시작에 불과했다. 일괄 지급되던 성과급 수당을 지급하지 않았고, 직원 90%가 조합원인 광주지부의 경우는 '준법투쟁을 전개했다'는 이유로 폐쇄시켰다. 그리고 조합원들만 삼성동으로 인사 발령을 냈다. 심지어 제주도에 있는 조합원들을 서울로 발령내는 등 '노조 와해'를 위한 보복성 인사가 이어졌다.

"토요일은 1시까지 업무를 합니다. 근데 토요일 2시에 팩스로 인사발령 공문을 보냈어요. 월요일부터 삼성동으로 출근하라고 말입니다"

A&O노동조합은 지난 7월 5일 삼성동 채권관리팀으로 발령을 받은 120여 명의 조합원을 중심으로 부분파업에 돌입했다. 사측은 7월 9일 공격적인 직장폐쇄를 단행했고, A&O인터내셔날을 제외한 그룹 내 6개사 조합원들에 대해서는 오히려 지방출장소로 재 인사발령을 냈다. 노동조합에 대한 탄압은 계속됐다. 조합 집행부 11명에 대해 1억1천만 원의 손해배상을 청구하고, 신원보증인까지 가압류를 했다. 급기야 7월 30일에는 노동조합집행부와 대의원, 조장 등 28명을 해고했다.

"외환카드에서 배웠는지, 해고 통보를 문자로 하더라구요"

어이 없는, 몇 달이나 지난 문자를 보여준다.


무조건적인 노조 탈퇴만을 강요한다

이런 일이 있었다고 한다.

"삼성동 발령 받은 조합원 중에 임산부가 여섯 명이 있었거든요. 삼성동 사무실이라는 게 지하 주차장을 개조해 만든 거라 사무실 여건이 썩 좋지 않아요. 회사 모 부장이 임산부들을 모아 놓더니 '노조 탈퇴해라, 이런데 있다가 유산이라도 하면 너만 손해 아니냐'라고 하더래요"

"빌려준 돈을 회수하는 업무를 하다보면 손님과 마찰이 발생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3년 전 부산에서 손님이 민형사상으로 직원을 고발했거든요. 활동을 열심히 하는 조합원인데, 소송중인 상황에서 '노조 탈퇴 안 하면 변호비고 뭐고 없다'라고 협박을 한 겁니다. 조합 가입해서 너 혼자 먹고 죽던지, 탈퇴해서 회사 지원을 받던지 선택하라는 거죠. 다행히 무혐의 판결이 나서 다행이었죠"

회사는 노동조합을 참 쉽게 봤다. 조합원들을 너무 쉽게 봤다. 그래서 더 노동조합이 절실해 진다.

"회사가 제안을 했습니다. '불량채권 240억을 줄 테니, 파업자들이 자체적으로 운영해 봐라'라고요. 물론 노조 해산이 전제조건이었고요. 말이 안 되는 거거든요. 조합원들도 이를 거부했습니다"

"최윤 사장은 얼굴 한 번도 못 봤습니다. 박찬준 상무랑 미팅이 이뤄지곤 하는데, 일본인 주주들이 노동조합을 싫어한다는 겁니다. 그래서 인정할 수가 없다고 합니다. 무조건적으로 '노동조합은 안 된다'는 거죠. 그리고 사측 임원들도, 노조 있으면 사업이 피곤해 진다. 건방지게 직원이 무슨 노조냐 라는 식으로 나오는 거죠"

"썩은 회사, 한국 노동자를 무시하는 회사, 사람 자르는 것을 우습게 아는 회사는 쉽게 한국에서 일 못하게 해야 합니다. 그걸 깨닫게 하는 게 우리의 역할 이라고 생각합니다"

현재는 해고자들과 조합원들 파업과 노숙투쟁을 병행 진행하고 있다. 10월 4일부터 시작하는 민주노총 장기투쟁 사업장 투쟁과 본사가 있는 대각빌딩 앞 노숙투쟁과 본사 진입투쟁을 시작할 것이라고 향후 계획을 설명했다.

순진하게 시작해서 여기 까지 왔단다. 상여금만 깎이는 줄 알았는데, 직장 폐쇄로 사무실도 못 가고, 해고되서 일자리도 뺏기고, 보증인들의 재산들이 다 가압류되고. 노조 깃발 하나 들고, 동지들 믿고 서 있단다. 찬바람이 불기 시작하는데 거리 농성을 시작할 거라고 하니 걱정이 앞선다. 더 추워지기 전에 A&O노동자들의 투쟁이 승리했다는 소식을 들을 수 있기를 바란다.
[인터뷰 인용문 - 양근석 A&O그룹사 노조 위원장]
태그

장기투쟁 , A&O

로그인하시면 태그를 입력하실 수 있습니다.
라은영 기자의 다른 기사
관련기사
  • 관련기사가 없습니다.
많이본기사

의견 쓰기

덧글 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