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지하철노조 선거에서 때 아닌 배일도 노선 계승 논란이 빚어지고 있다. 22일부터 시작된 서울지하철노조 위원장 선거에서 민주파 후보 2인과 배일도 노선의 후보 2인이 동시에 출마해 주목을 끌고 있다. 특히 한 후보는 ‘배일도 위원장이 추진해온 정책의 정통성을 이어받아 조합원의 심판을 받겠다’ 고 까지 말하고 있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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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월 궤도연대 파업 당시 지축차량기지사진출처-서울지하철노조 홈페이지 |
연말 공공연맹, 금속연맹, 전교조 등 거대조직의 선거를 앞두고 공공연맹 산하의 대표적 조직중 하나인 서울지하철공사노동조합 선거가 시작됐다. 24일 등록마감까지 4명이 후보가 위원장으로 입후보했다. 오는 12월 1일부터 3일까지 투표가 실시될 이번 선거에서는 승무, 역무, 차량, 기술 등 4개 지부의 지부장과 산하 43개 지회 지회장까지 동시에 선출하게 된다.
후보 네 명, 민주파와 노사협조주의파로 분류되
현재 위원장 후보로는 지난 98년 공공부문 3조직 통합 집행위원장 직을 역임했고 7월 파업 이후 위원장 직무대행을 맡아왔던 김종식 후보, 전국공공부문노동조합대표자회의 교육선전국장을 역임했고 전임 역무지부장을 맡았던 김경도 후보, 현재 국회의원 배일도 후원회장을 맡고 있고 서울지하철노조 11대 배일도 집행부 수석부위원장을 역임한 구덕회 후보, 서울지하철노조 9대 배일도 집행부 사무국장을 역임한 정연수 후보가 등록했다.
약력에서 볼 수 있듯 4명의 후보들은 크게 두 개의 노선으로 대별된다. 먼저 구덕회 후보와 정연수 후보 측은 전임 위원장이기도 한 한나라당 배일도 의원의 노선을 계승하는 것으로 평가 받고 있다. 정연수 후보는 상급단체와 거리를 두고 다양한 협상력으로 조합원의 권익실현에 비중을 두겠다는 이른바 ‘서울지하철노동조합 제13대 위원장 개혁후보 단일화 모임’을 통해 후보로 선출됐다. 구덕회 후보 또한 ‘개혁모임’과 큰 정책적 차이점은 보이고 있지 않지만 단일화 과정에서 의견 차이를 보인 끝에 독자 출마했다.
때 아닌 배일도 노선 계승자 다툼
구덕회 선본의 정동희 선대본부장은 “4년 6개월간 배일도 위원장과 집행부에서 함께 일 한 우리가 정통 온건개혁 세력이”라며 “파업이나 무조건적 투쟁을 지양하는 점은 정연수 후보측과 크게 다르지 않겠지만 맹목적으로 공사를 추종하거나 놀아나는 모습은 보이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하며 자신들의 조직노선을 ‘비판적 개입주의’로 정리했다.
정연수 선본의 장승완 상황실장은 “구덕회 후보 측이 배일도 노선을 약간 무비판적으로 계승하는 면이 있다면 우리는 그 쪽 보다는 좀 더 진보적”이라며 “물론 무분별한 파업이나 단체행동은 지양하는 점에서는 공통적일 것”이라고 밝혔다. 그리고 자신들은 5명의 온건개혁 예비후보 경선을 통해 단일화된 후보임을 강조했다. 결국 양 후보 둘 다 공사와 대화와 타협을 강조하는 온건파의 대표임을 자임하는 가운데 상대적 개혁성을 강조하고 있는 상황이다.
민주파 양선본, 상대 진영에 대한 말 아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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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감사 당시 서울시청 앞의 모습사진출처-서울지하철노조 홈페이지 |
정연수, 구덕회 선본과 달리 김종식, 김경도 양 선본은 통칭 민주파로 분류된다. 민주파 내의 양 선본에서 또한 정책적으로 뚜렷한 차이점을 발견하기는 힘들다. 특히 상대 후보에 대한 평가에 대해선 양 선본 모두 말을 아꼈다.
서울지하철노조 7대 위원장을 역임하기도 한 ‘김경도 선본’의 김선구 선대본부장은 김종식 선본과의 차별점을 묻는 질문에 대해서 “상대 후보에 대해 평가하기는 적절치 않고 우리 정책을 이야기 하겠다”고 답하며 “현재 민주노조 진영 특히 대규모 사업장의 운동이 침체된 상황을 통렬히 반성하고 간부들이 아닌 조합원 중심의 노조를 만들어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한 “현재 진행되고 있는 비정규 개악안이나 노동유연화 정책에 대해서 분명히 싸워나갈 것”이라며 “공공연맹이나 민주노총과의 연대투쟁을 통해 노동법 개악안을 막아내고 나간다”며 “천만 노동자의 기관차라는 자존심을 회복할 것” 이라고 말했다. 이어 “지키지 못할 공약은 하지 않겠다는 것이 우리의 첫 번째 공약” 이라며 조합원들의 신뢰 회복을 다시 한 번 강조했다.
김종식 선본의 황철우 상황실장은 “책임, 안정, 대안이 우리 선본의 3대 기조”라며 정책적인 면에 있어서는 김경도 선본과 큰 차이가 없을 것이라며 “직전까지 직무대행 직을 맡았던 만큼 주5일제 싸움을 성공적으로 마무리 짓고 조합 운영의 안정성과 개혁을 동시에 가져갈 것” 이라고 밝혔다. 또한 7월 파업 이후 공사와 서울시의 대응을 보면서 서울시에 대한 정치적 개입의 중요성을 실감했다며 정치세력화에 좀 더 힘을 실어 서울시의회 등에 개입해 들어갈 계획도 가지고 있음을 밝혔다.
각급 선거 신호탄인 서울지하철 선거에 관심 집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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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들이 조합원들의 서울시 국정감사 방청을 막고 있다사진출처-서울지하철노조 홈페이지 |
네 명의 후보들은 공통적으로 주5일제 문제와 조합의 혁신에 대해 이야기 하고 있지만 그 경로는 크게 두 가지로 구분되고 그 두 가지 경로는 다시 각각 두 명의 후보로 나뉜다. 현재 서울지하철노조는 7월 파업 종결 이후 공사와 서울시의 무성의하고 공세적 태도와 현장 분위기의 침체라는 내우와 외환을 맞고 있다.
얼마 전 국정감사에서는 서울지하철공사 사장이 노사교섭이 진행되고 있는 와중에 청와대를 비롯한 권력기관들에 직권중재를 요청하는 공문을 발송한 사실이 폭로되어 빈축을 사기도 했다. 노사협조주의인지 아니면 노조의 독자성을 지키는 길인지 선택은 서울지하철노조 조합원들의 몫이다. 연말 잇따를 선거의 첫 테이프를 끊는 서울지하철노조 조합원들의 선택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지난 7월 궤도연대 파업 당시 지축차량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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