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베라 박순석 회장 고발 건, 9일로 또 미뤄져

한나라 정두언, "내가 모르는 무슨 사정이 있겠거니 하고 있다"

지난 국정감사 당시 증인으로 출석해 "국회가 깡패집단이냐" "야마가 돌아" 등의 발언과 노조탄압, 위장폐업 의혹으로 물의를 일으킨 박순석 호텔리베라 회장에 대한 고발건이 정기 국회 마지막 날인 9일로 다시 미뤄졌다.

국보법 상정 '무용담' 화제로 화기애애하게 시작한 환노위

환노위 회의가 시작되기 직전 각자 식사를 마치고 위원장실에 모인 의원들은 차를 마시며 전날 벌어진 국가보안법 법사위 상정을 둘러싼 '무용담'을 화제로 올렸다. 멱살잡이까지 갔던 전날의 험악한 분위기와 달리 여야의원들은 화기애애하게 국가보안법을 화제로 잡담을 나눴다.

회의가 속개된 후 몇 개의 법안이 다뤄진 다음 몇 달을 끌어온 박순석 호텔리베라 회장에 대한 환노위 고발 문제가 안건으로 올라왔다. 이경재 위원장이 박순석 회장에 대한 고발 문제를 안건으로 올리기가 무섭게 환노위 열린우리당 간사인 제종길 의원은 이번 정기 국회 마지막 날인 9일날 이 문제를 처리 할 것을 제안했다.

열우, 한나라 할 것 없이 박순석 회장 고발에 미적미적

이에 대해 단병호 민주노동당 의원은 "박순석 회장의 지난 발언은 명백한 국회모독"이라며 즉각 고발 조치할 것을 제안했다. 단병호 의원은 국회모독건과 별개로 리베라 호텔 문제가 잘 해결되기를 바랬기 때문에 이 문제를 미뤄왔으나 한 치도 진전된 바가 없기에 더 이상 미룰 필요가 없다고 주장했다.

배일도 한나라당 의원이 '권한 심의' 문제임을 이유로 이 문제를 9일로 미룰 것을 제안하자 단병호 의원은 "오늘 이 문제를 처리하기로 약속했는데 이미 결정된 사항을 임의로 바꾸는 것이 옳은가"라며 "날짜를 미뤄야 할 합리적 사유나 설득력이 없다"고 잘라 말했다.

이경재 위원장은 "이 문제를 안 다루는 것이 아니라 지금 다루고 있는 것"이라며 "다만 다수 의견이 9일 처리라는 입장"이라고 정리했다. 연이어 배일도, 김영주, 이덕모 의원 등이 계속해서 9일 처리하자는 입장을 보였다.

정두언, "내가 모르는 무슨 사정 있나"며 즉각 처리 주장해 눈길 끌어

이에 정두언 한나라당 의원이 나섰다. "국감 때 이 문제가 터졌을 때는 바로 다음 날이라도 처리할 분위기였다"고 말문을 연 정두언 의원은 "그 이후 과정에서 왜 자꾸 지연되는지 모르겠다. 내가 모르는 무슨 사정이 있겠거니 하고 있다"며 동료의원들을 은근히 비꼬며 "단병호 의원 말씀에 대해 전적으로 동의한다"고 즉각 박순석 회장을 고발하자는 입장을 표했다.

배일도 한나라당 의원이 "딴 뜻이 있는 것이 아니다"며 즉각 진화에 나섰고 김영주 열린우리당 의원은 "처벌해서 뭐가 있겠냐"고 일정 순연을 넘어 박순석 회장 고발 건 자체에 대해 회의적 입장을 나타냈다. 이덕모 한나라당 의원이 준비를 더 해서 이틀 후에 처리하자고 말하자 다시 마이크를 잡은 정두언 의원은 "지금까지 시간이 없어서 처리를 못했냐. 처벌은 우리가 하는 게 아니고 우리가 고발하면 처벌은 법원에서 하는 것"이라고 일침을 놓았다.

결국 명확한 이유도 없이 박순석 회장 고발 처리를 9일로 연기하자는 쪽의 분위기가 우세해져 이 문제는 이틀 후로 연기됐다. 지난 국정감사 당시에는 너나할 것 없이 박순석 회장의 망언에 대해 분개하던 여야의원들이 시간이 지날수록 너나할 것 없이 '신중'해지고 있는 것이다.

신안그룹(호텔 리베라의 모그룹) 관계자들이 박순석 회장의 고발 건을 두고 대국회 로비에 사활을 걸었다는 이야기와 '별개'로 정두언 의원의 발언처럼 '모르는 무슨 사정이 있는 것'인지는 모를 일이다. 박순석 회장의 지난 발언이 상례를 벗어난 국회모독이었다는 점에는 어느 의원도 이의를 제기하고 있지 않는 가운데 과연 9일에는 이 문제가 처리 될 수 있을 것인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