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집권 2년 "F"

고용과 분배의 왜곡 '사회적 양극화 고착되고 있다'
신자유주의 경제정책 올인, 비정규법안-로드맵 추진 불안 야기

노무현 정부 출범 3년 차를 맞고 있다. 소위 참여정부로 등장한 노무현 대통령은 인동초 김대중 대통령에 이어 신자유주의 개혁 정책의 뿌리를 내리는 역할을 톡톡히 해왔다. 특히 2004년 탄핵 국면에서는 내부 결집을 통해 열린우리당을 여당으로 만들어내는 혁혁한 '살신성인'의 공을 세우면서 집권 하반기 안전판을 세워냈다.

25일 오전 10시부터 노무현 대통령이 취임 2주년 국정연설을 하고 있다.

집권 3년 차, 반노동정책의 일관된 기조로 '신자유주의 경제정책이 강화될 것'이라고 누구나 쉽게 예측할 수 있다. 단지 노무현 정부가 '어떤 방식'으로 이런 정책들 완성 단계로 이끌어 낼 것인가의 기술적 부분이 남아 있을 뿐이다. 4월 비정규 법안 연기는 로드맵으로 완성될 노동탄압의 완성 시나리오에 앞서 노동계의 진을 빼기 위한 줄기찬 줄다리기 시험일 수도 있다. 바로 내일, 25일 노무현 대통령은 하반기 '경제정책 올인! 선진한국!'의 거대한 포부를 밝히는 취임 3주년 대국민 연설을 할 계획이다.

저성장·양극화 고착화, 2년 경제 정책 성적표 '초라한 낙제'

경제정책 관련한 노무현 정부의 성적표는 다양하다. '크게 우려할 수준은 아니다'라는 열린우리당과 '경제 불확실성으로 인한 경제 양극화를 심화시켰다'는 한나라당의 상반된 평가를 뒤로 미룬다면 수출은 '수', 내수 성장률은 '낙제'라는 평이 주류를 이룬다.

수치로 살펴보면, 노무현 정부 출범 이후 2년간 연평균 물가상승률 3.6%로 정부가 주창한 3%대를 억제하겠다는 목표는 형식적으로는 달성했다. 그러나 정부가 내걸었던 7% 성장과 임기 내 6% 성장 유지의 약속들은 2002년 7.0%, 2003년 3.1%, 2004년 4.7%로 보여지는 경제지표들은 저성장율을 보여 '낙제'라는 평가다.

반면 수출은 지속적으로 증가해 증가율은 2002년 8.0%에서 2003년 19.3%으로 성장했고, 2004년에는 31.2%로 사상 최대의 실적을 거뒀다. 이러한 수출 증가율은 87년 경제 호황 이후 17년만에 가장 높은 수치이다. 경상수지 흑자폭도 53억9천만 달러에서 119억5천만 달러, 276억1천만 달러로 늘었다. 1인당 국민소득(GNI)은 2002년 1만1천493 달러에서 2003년 1만2천246 달러, 2004 년에는 1만4천 달러 내외로 추정 되 지속적인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다.

외화 보유액도 2천억 달러가 넘어 세계 4위의 기록을 세웠고, 이는 97년 말 외환위기 당시 39억 달러의 50배에 달하는 규모이다. 또한 외환거래 규모 또한 세계 15위 수준으로 외환위기 직후인 98년에 비해 14단계 상승했다. 그래서 총체적으로 보이는 수치에 근거해 수출은 '수'라는 평가다.

그러나 이러한 수출 호황의 성과는 사회적으로 분배되지 못하고 '부와 빈의 양극화 고착'으로 치닫고 있다.

실업률·비정규직 증가, 노동유연화의 확산

이런 수출 호황에도 불구하고 실업률을 보면 2002년 3.1%에서 2003년 3.4%, 2004년 3.5% 올해는 3.9%까지 증가했다. 실업자수도 70만 8천 명에서 2003년 77만7천 명, 2004년에는 81만3천 명으로 늘었다. 청년 실업도 지난해 7.9%로, 99년 10.9% 이후 최악의 상황이다.

'준실업자, 노동력불완전 활용도'에 관한 통계자료에서는 준실업자가 평균 348만 5천 명으로 전년 329만 4천 명 보다 6.1% 증가했고, 노동력 불완전 활용도도 15%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나, 조사를 시작한 2000년 이후 지속적으로 증가해 최대를 기록했다.

2004년 8월 통계청이 발표한 '경제활동인구조사 부가조사'결과 전산업평균 55.4%로 1,415만 명 중 784만 명이 비정규직이다. 임금근로자 노동자 중 파견근로자가 117천 명, 용역근로자가 413천 명, 특수고용형태가 711천 명, 일일근로자가 666천 명, 가정 내 노동자가 171천 명의 현황을 보였다. 당시의 추세를 감안했을 때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더 증가했을 것으로 쉽게 추정할 수 있다.

또한 금재호 노동연구원 연구위원의 '근로빈곤의 실태와 정책과제’라는 보고서는 전체 빈곤가구(가구 소득이 전체 평균소득의 50%에 못 미친다) 중 절반 이상이 취업자가 있는 '일하는 빈곤가구'라는 암울한 현실을 드러냈다. 노동부의 <매월노동통계조사>에서는 노동자간의 임금 격차가 여실히 드러난다. 500명 이상 사업체 1인당 월 평균 임금총액을 100이라고 할 때 30∼99명 사업체는 1990년 77.2%에서 2003년 65.9%로 하락했고, 10∼29명 사업체는 74.1%에서 59.4%로, 5∼9명 사업체는 1999년 59%에서 2003년 50.7%로 떨어져 노동자간의 임금 격차 또한 갈수록 확대되는 상황이다.

그리고 최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개인소득 증가율은 2.6%인데 반해 기업소득의 증가율은 38.7%에 달한다'는 통계가 나와 가계소득과 기업소득 사이의 양극화가 심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노무현 정부의 경제 올인, 비극의 서막일 뿐

이런 상황에서도 불구하고 노 대통령은 지난 달 신년 회견의 모두 발언 19분 중 17분을 경제관련 의제로 쏟아붓는 등 경제 살리기에 모든 정책을 '올인'하겠다는 의지를 강하게 밝히고 있다. 이런 희망은 주식 호황과 카드매출 확대 등 명절을 전후로 하는 반짝 회복세로 나타내기도 했다. 갱신하는 수출 기록 속에서도 국내 외화가 수천억 달러가 남아돌아도 신용불량자가 넘치고, 노동 빈곤 가구가 전체 빈곤 가구의 절반 이상이 되는 현실 등 왜곡된 고용 구조와 분배구조를 풀어야 한다는 지적은 눈을 씻고 찾아 봐도 없다.

그럼에도 노무현 대통령은 한 축으로는 로드맵과 비정규 법안 법제화, 다른 한 축으로는 '선진한국'이라는 메시지를 던지며, 임기 말인 2008년에는 국민소득 2만 달러 시대를 열고, 2010년에는 여러 가지 지표가 선진경제에 들어설 것이라고 주창하고 있다. 이러한 정부와 재계의 짜고 치는 행진에, 강한 우려가 높아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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