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녀, 선언하다”

38 여성의 날 맞이 문화제, 성신여대에서 열려

마녀를 구출하라

방직공장 여성노동자들의 투쟁으로 시작된 세계 여성의 날, 여성의 삶을 이야기 하는 많은 행사들이 곳곳에서 열렸다. 새내기들의 웃음이 가득한 대학 캠퍼스에서도 ‘97주년 세계 여성의 날 맞이 문화제’가 개최됐다. 대학생들로 구성된 ‘세계 여성의 날 맞이 38 투쟁 기획단’의 주최로 열린 이번 문화제는 ‘마녀, 선언하다’라는 제목으로 ‘여성의 빈곤화, 빈곤의 여성화 저지! 여성 노동권 쟁취! 反성폭력! 反성매매!’를 중심 내용으로 구성됐다. 엄마 손을 꼭 잡고 온 학생, 선배와 함께 온 새내기 등 약 1200여명의 대학생, 시민들이 행사장을 가득 채운 가운데 마녀의 등장으로 문화제는 시작되었다. 이 날 문화제는 ‘중세시대 남성들의 통제권 밖으로 벗어나기 시작한 여성들을 억압하기 위해 희생양으로 선택된 마녀’를 구출하는 내용으로 3부에 걸쳐 진행되었다.



여성, 끼를 발산하다

힙합, 팬플룻 연주, 연극, 풍물, 노래공연 등으로 구성된 문화제는 연신 웃음을 자아내며, 대학생들의 활기와 생동감을 흠씬 느낄 수 있었다. 특히 대학에서 흔히 벌어지고 있는 성폭력에 대한 연극은 대화 속에서, 술자리에서, 연인관계에서 드러나는 성폭력적인 상황을 사실적으로 묘사해 관객의 웃음과 야유를 자아냈다. 여성들의 끼를 한껏 드러내는 다양한 공연이 진행되었는데 특히 아줌마들의 공연은 많은 박수를 받았다. 특히 ‘안양주부문예단 풍류시대’는 관객을 압도하는 풍물 공연으로 문화제의 분위기를 한껏 띄었다.

노래패 '소풍가는 날'

올 4월 말에 정식앨범을 발표할 예정인 여성으로 구성된 노래패 ‘소풍가는 날’은 “여자친구들과 여성으로서의 삶, 내가 살아왔던 아줌마로서의 삶을 진실되게 이야기 할 수 있어서 너무 좋다”며 “이중적으로 고통을 받을 수 밖에 없는 여성의 삶을 우리 함께 이야기 하자”고 이야기 했다.


차별이 아닌 차이를 기반한 평등을

문화제에서는 영상을 통해 여성노동자들의 삶을 보여주기도 하였다. 경찰고용직 노동자들의 울부짖음과 어느 삼성 산재해고 여성노동자의 눈물이 나오자 관객들은 눈물을 흘리기도 하였다. 영상 인터뷰에서 한 여성노동자는 “언제 짤릴까 눈치를 보느라 병원에도 못가는 많은 여성노동자들이 있다”며 “이런 여성노동자들의 삶을 함께 고민하고 싸우자”라고 울부짖었다. 영상이 끝난 뒤에도 관객들은 여운이 남았는지 한참 동안 정적이 유지되기도 하였다. 이어 발언에 나선 정화 서울대학교 총학생회장은 “TV에서 남성을 이기려고 아이를 낳은지 한시간 만에 또다시 회의를 진행했다는 한 여성을 보았다. 현실은 모성이라는 여성의 기본권조차 보장받을 수 없다”며 “남성의 기준에 맞춰 경쟁할 수 밖에 없는 여성의 삶을 넘어서 여성들간의 연대와 투쟁으로 진정한 여성의 삶을 이야기 하자”라고 주장하였다.


우리는 모두 Good sister!

이후 페미니즘 가수 안혜경의 등장으로 마지막 공연이 시작되었다. ‘끝내주는 여자’‘고추밭’‘사랑하는 언니에게’를 열창한 안혜경은 “대학생들의 활기가 느껴져서 너무 좋다”며 “남성이 만들어 놓은 ‘끝내주는 여자’가 아니라 스스로를 사랑할 수 있는 ‘끝내주는 여자’가 되자”라고 목소리 높였다. 안혜경의 열정적인 무대에 관객들은 무대 앞까지 가득 채우며 한껏 문화제의 분위기를 즐겼다. ‘사랑하는 언니에게’를 부를 때에는 “우리는 모두 Good sister다. 그리고 sister는 brother다. 함께 노래하고 춤추자”며 관객의 호응을 이끌어 냈다. 또 앵콜 무대에서는 모두가 무대위로 올라와 함께 춤을 추기도 하였다.



문화제가 열리는 장소에서는 다양한 부대 행사도 열렸다. 마녀의 옷을 자신의 생각으로 가득 채우는 퍼포먼스, 피임기구 전시회, 여성주의 서적판매, 여성의 몸에 좋은 차를 파는 여성찻집, ‘성매매 피해여성지원 센터 새움터’에서 나온 수공예품 판매 등 다양한 부대행사는 문화제를 참가하는 사람들의 주목을 끌었다.




사람을 만나다

새내기가 된 강의석(서울대 법대 1학년)

문화제에 참가한 새내기들 중에는 ‘학내 종교의 자유(예배선택권)를 주장하며 단식투쟁을 한 강의석’도 있었다. 미디어 참세상은 페미니즘 가수 안혜경의 공연을 온몸으로 즐기던 그를 잠시 만났다.

오늘 어떻게 오게 되었는지?
선배들이 한번 가보자고 해서 왔다. 선배들이 이것저것 많은 것을 제안하는데, 아직 새내기라서 많은 것을 알지는 못하지만 열심히 함께 다녀보고 있다.

여성의 날 문화제를 함께 참가한 느낌은?
나는 남중, 남고.. 그러니까 남자들만 있는 학교를 나와서 그동안 여성의 삶에 대해서 고민을 하지 못했다. 오늘 문화제를 보면서 ‘아 이런 얘기들이 있구나’하는 생각을 했다. 여성이라는 차이 때문에 차별받고 있는 여성의 삶을 고민하는 계기가 되었고, 앞으로 모두가 행복하게 살 수 있게 무언가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문화제가 너무 재미있었다.(웃음)

같은 새내기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은?
이제 열흘정도 밖에 안 된 대학생활을 마음껏 즐겼으면 좋겠다. 하지만 우리 주변에는 끊임없이 차별받고 있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을 기억했으면 하고, 이것에 대해 진지하게 함께 고민할 수 있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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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 , 문화제 , 38 여성의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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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글 목록
  • 노을

    출근한지 얼마 안되었는데도 활발한 활동 하고 있군요~^^ 앞으로도 계속 열심히 활동하는 모습 기대하겠습니다~ 화이팅~!

  • 강의석 학우를 만났군요. 좋으셨겠다(왜?냐고 물으시면 대답할 말을 찾아야 하겠지만서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