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1.22 사망 노숙인 49재 추모제' 열려

"하루에 한 명 죽는 게 아니라, 하루에 한 명 노동하기 위하여"

12일, ‘1.22사망노숙인실태조사 및 근본대책마련 연대모임’ 주최로 지난 1월 22일 사망한 노숙인 이수봉씨의 49재가 동료 노숙인들이 함께 한 가운데 열렸다. 이들은 이번 추모제를 통해 △1월 22일 서울역 노숙인 사망 의혹 전면 재조사 △응급의료 체계 마련 △응급 상황 대처 및 노숙인 인권 옹호를 위한 ‘SOS센터’ 설치 △노동권과 주거권 보장을 중심으로 하는 근본적인 노숙인 정책 마련 등을 주장하였다.


더 이상은 서울역 바닥에서 죽지 않을 테니까 지켜봐 달라

추모제는 고인의 넋을 기리는 송윤숙씨의 추모춤으로 시작되었다. 또 유의선 빈곤사회연대 사무국장의 가신 님의 안타까운 삶에 대한 이야기가 가득한 추모시 낭송이 이어졌다.


이번 추모제를 위해 준비된 추모영상을 통해 이수봉씨의 누나는 “안 좋은 집안 형편 때문에 집을 나간 동생이 너무 불쌍하다. 내가 더 따뜻하게 해주지 못한 것이 너무 미안하다”며 눈물을 훔쳤다. 이어 함께 노숙을 했던 동료 노숙인은 “지금도 서울역에 가면 수봉이 형을 만날 것 같다”라는 말을 시작으로 “지하철에서 재미있었던 기억들을 간직하자. 더 이상은 서울역 바닥에서 죽지 않을 테니까 지켜봐 달라”며 눈물을 흘렸다.

민중가수 박준씨는 노래공연을 통해 “노숙인 동지들이 있기에 가신 분도 편하게 가실 수 있을 것이다”며 힘찬 노래로 참가자들에게 힘을 불어넣었다.

하루에 한 명 죽는 게 아니라, 하루에 한 명 노동하기 위하여


심재옥 민주노동당 서울시의원은 연대모임의 기간 상황보고 발언을 통해 “서울시에서 내고 있는 ‘강제보고대책’은 노숙인들을 쓰레기 치우듯이 하고 있다”며 “비정규직, 임시직으로 민중을 내모는 정부의 정책, 노점상에 대한 탄압 등이 모든 민중을 노숙인으로 만들고 있다”고 정부를 강력하게 비판했다. 또 “이제 하루에 한 명 죽는 게 아니라, 하루에 한 명 노동할 수 있기 위해 우리 스스로 일어나 함께 싸워야 한다”고 목소리 높였다.

이어 노숙인 당사자의 발언이 있었다. 그는 “2-3개월 노숙한 하는 동안 응급환자 2-3명을 보았는데, 모두 다 응급처치가 늦고 대우도 부당했다”며 “좀 더 빠른 조치를 위해 응급시설과 그에 따른 시설이 있어야 한다”고 주장하였다.

이후계획에 대한 발언에 나선 문헌준 노숙인복지와인권을실천하는사람들 대표는 노숙인 스스로의 싸움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일방적인 전달이 아닌 노숙인 스스로 주체가 되어 함께 할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해야 한다”며 “동료가 동료의 삶에 대해 알고, 이해하고, 얘기해야 한다”고 얘기했다. 또한 “매 달 1회의 자리를 마련하여 노숙인들과 함께 영화도 보고, 함께 토론도 할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하겠다”며 노숙인 스스로의 적극적인 참여를 독려했다.

마지막으로 노숙인들의 자유발언이 진행되었다. 자유발언에 나선 노숙인은 “노숙인 당사자 모임을 만들어서 활동하고 있다. 이곳에 꼭 함께 하고, 하나가 되어 뭉치자”며 “우리도 국민이다. 우리의 권리를 스스로 찾자”고 목소리 높였다.


추모제 장소에서는 노숙인 사망 의혹 재조사와 근본적인 노숙인 복지정책 마련을 요구하는 서명운동이 진행되었으며, 사망 노숙인의 분향소가 설치되어 많은 노숙인들이 가신 님을 기억하며 분향을 하기도 하였다.

추모제를 지켜보던 한 노숙인은 "우리는 얻어먹은 죄 밖에 없다. 우리는 일하고 싶고, 그것이 우리의 행복이 될 것이다"라며 답답한 마음을 털어놓기도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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