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 전쟁 이후의 세계, 한국사회' 토론회 열려

파병 이후 세계 정세와 한국사회, 그리고 반전운동 평가와 전망 논의

'이라크 침략2년 규탄 3.20국제반전행동 및 이라크 반전평화 주간'의 일환으로 이라크파병반대비상국민행동은 '이라크 전쟁 이후의 세계, 한국사회'라는 제목으로 토론회를 개최하였다. 16일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교육장에서 진행된 토론회는 이라크 전쟁과 한국군 파병 이후 세계정세의 변화와 한국사회의 변화, 그리고 반전운동에 대한 평가와 전망에 대한 논의가 진행되었다.

사회자로 나선 홍세화 전쟁없는세상 양심적병역거부자들의후원모임 후원회장은 "이라크 전쟁이 발발한지 2년이라는 시간이 흘렀다. 미국, 영국에 이어서 세 번째 파병국가인 한국의 국민으로서 참담한 심정이다"라는 말을 시작으로 토론회를 시작했다. 토론회는 전체 3부로 진행되었다. 1부는 '이라크 전쟁이 세계에 미친 영향 : 예방전쟁 시대, 두 개의 슈퍼파워'라는 주제로 김민웅 성공회대 겸임교수의 주발제와 이혜정 중앙대 정치외교학과 교수의 토론으로 구성되었다.

미국의 이라크 침략은 그 근거가 모두 파산하였다
  김민웅 성공회대 겸임교수

김민웅 성공회대 겸임교수는 "미국의 이라크 침략은 그 근거가 모두 파산하면서, 대량살상무기 소지에 대한 심판으로 수행되었던 '대테러 전쟁'이라는 목표를 '민주화 전략'으로 바꾸어 자신의 군사적 행동과 세계 전략적 차원의 윤리적 기반을 확보하려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라고 미국의 이라크 전쟁 전략을 분석하며, "결국, 미국은 포장만 바꾼 제국주의 침략정책을 전개하고 있으며 이는 전 세계 인류의 평화와 생존에 중대한 위협이 되고 있다"라고 주장했다.

따라서 "우리가 진정한 평화를 실현하려면 독점 대자본의 지배체제와 이를 유지하는 군사력의 존재, 그리고 주권국가의 선택을 견제하는 아메리카 제국의 질서와 맞서야 한다"며 "이라크 침략전쟁에 우리의 역량을 동원하려는 요구에 반대하고 동북아시아를 전쟁체제로 만들고자 하는 일에 굴복하지 않는 것은 용기와 의지 그리고 우리 모두의 단합된 힘을 필요로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혜정 중앙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이어 토론자로 나선 이혜정 중앙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미국의 이라크 침공과정의 문제점과 이로 인한 민중들의 평화를 향한 열망은 동의하나 미국의 문제와 테러리즘을 분리해서 사고할 것을 제안하며 "미국의 군사주의적으로 전환되었다고 해도 911테러가 없었으면 이런 일은 없었을 것이며 대테러전쟁의 문제는 있지만 테러리즘과 또 북한의 핵문제 등은 그 자체로 문제가 있다"라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김민웅 교수는 "테러리즘의 보편적 문제가 있으며, 테러가 발생한 사건 자체를 보기보다 왜 테러가 발생했는가를 따져야 한다"며 "테러리즘을 제거하려면 테러리즘의 근본적인 원인을 해결해야 한다"고 반론을 폈다.

인권침해 및 민간인 학살상황에 대해 눈감는 정부는 반윤리적 정부
  이대훈 참여연대 협동사무처장

2부는 '이라크 파병논란이 한국사회에 미친 영향 : 현실주의의 비현실성'이라는 주제로 이대훈 참여연대 협동사무처장의 주발제와 손석춘 한겨레신문사 논설위원의 토론으로 진행되었다. 이대훈 참여연대 협동사무처장은 "현 정부의 파병외교에는 정보 조작과 오판이 가득찬 대신, 민주 정부에 합당한 여론을 수렴하는 정책 수립과정이나 외교철학 또는 일관된 외교노선이나 기준을 찾아보기 힘들다"며 "한국군 주둔국인 이라크에서 벌어지는 점령과 관련된 심각한 인권침해 및 민간인 학살상황에 대해 눈감는 정부는 반윤리적인 외교를 펼치고 있다"라고 주장했다. 또한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잘못된 관념에 의해 지배받고 있는 외교안보 마인드의 변혁이 필요하며, 실리외교 못지 않게 윤리적 외교를 펼칠 수 있는 기반을 조성해야 한다"고 목소리 높였다.

이에 토론자로 나선 손석춘 한겨레신문 논설위원은 "이라크 파병을 정당화시킬 수 있는 어떠한 논리도 존재하지 않으며, 정부가 말하는 한반도 평화는 오히려 몸을 던지는 이라크 민중들의 투쟁으로 유지되고 있다"고 이야기했다. 또한 "파병, 추가파병 그리고 파병연장으로 이어지는 맥락에서 대중들의 관심이 점점 줄어들고 있는데 이는 미국에 대한 사대주의 또한 끊임없는 패배의식이 그 이유이다"며 "이를 떨치고 일어나 이라크 전쟁에 반대하는 목소리를 적극적으로 만들어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홍세화 후원회장은 말도 안되는 이라크 파병에 대해 왜 급속도로 반대 여론이 줄어드는지에 대한 질문을 던지며 토론회를 이어갔다. 이에 대해 이대훈 협동사무처장은 "국가 기구, 제도가 일정 정도 민주화되었다고 해서 일상이 민주화되었다고 할 수 없고, 아직 시민사회에는 여전히 권위주의적이고 안보이데올로기에 사로잡혀있다"며 "그래도 파병반대여론이 있었기 때문에 미국이 처음 제안했었던 것 보다 약한 형태로 파병되었던 것이다"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손석춘 논설위원은 "언론의 문제점이 많고, 이에 따라 파병반대시위나 파병에 반대하는 여론이 전달 될 수 있는 통로가 부족하다"며 "하지만 인터넷이라는 통로를 통해 이러한 내용들이 조금씩 확장될 수 있을 것이며 이것이 희망이다"라고 이야기 했다.

전세계적 전쟁에 대한 국제적 반전 평화운동과의 결집이 필요

이어 진행된 3부는 종합토론으로 진행되었다. 앞에서의 모든 토론자와 김광일 다함께 운영위원, 임필수 사회진보연대 정책편집국장, 정대연 파병반대국민행동 기획단장이 함께 했다. 토론자로 나선 세 명은 운동적 측면에서의 이후 반전운동의 실천과제를 밝혔다.

김광일 다함께 운영위원은 "부시는 고립된 상태에서 전쟁을 시작했고, 이후 동맹군도 끊임없이 파괴되고 있다. 부시는 쉽게 이길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지만 이라크 민중들의 저항에 부딪치고 있다"며 반전운동의 중요성을 강조하였다. 임필수 사회진보연대 정책편집국장은 "국제기구도 미국의 패권을 제어하지 못한다"며 "전쟁은 근대 문명의 위기이며 이것을 근본적으로 제기하는 대안적인 세계사회운동을 만들어야 한다"고 세계사회포럼등의 세계사회운동에 주목할 것을 이야기했다. 그리고 "반전운동의 주체로서의 농민, 노동자, 여성이 중요하며 이들의 반전운동, 대안세계화운동이 금융세계화를 반대하는 운동으로 발전해야 할 것이다"고 주장했다. 정대연 파병반대국민행동 기획국장은 파병반대국민행동을 평가하고 이후 새로운 반전운동을 기획할 것을 강조하며 "이후 파병에 대한 지속적 대응은 물론이며, 전세계적 전쟁에 대한 국제적 반전 평화운동과의 결집이 필요하다"라고 이야기했다.

홍세화 후원회장은 마지막으로 "분단시대에 살아가는 우리는 물론 시각차이를 가질 수밖에 없지만 미국을 정확히 인식해야 하며, 이후 전쟁과 분단, 그리고 반전운동에 대한 많은 고민과 실천들이 필요할 것이다"며 토론회를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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