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교육청, 급식 학부모 강제동원 금지키로

당번폐지모임, "보다 실효성 있는 대책 마련되어야"

17일 서울시교육청은 학부모를 강제 동원해 할당하는 방식의 학교배식당번제를 금지하는 내용의 ‘초등학교 저학년 배식 지도 개선안’을 마련해 일선 초등학교 559곳에 전달했다고 밝혔다.

그동안 ‘어머니급식당번폐지를위한모임’(당번폐지모임) 등 초등학교 자녀를 둔 학부모들은 강제적으로 동원되는 현 급식당번제를 ‘모성을 볼모로 한 노동력 착취’라고 주장하며, 서울시교육청에 급식당번제 폐지를 요구해왔다.


서울시교육청의 이번 조치에 따르면 현재 강제적인 할당방식으로 운영되고 있는 현 급식당번제를 금지하는 대신, 전체 학부모 대상으로 순수 희망자를 모집해 자원봉사단으로 조직, 운영키로 했다. 또 서울시교육청은 배식활동 외에 그간 문제점으로 지적되어 온 교실청소 등 학부모들의 추가적인 노동도 금지한다고 밝혔다.

서울시교육청은 이번 조치에 따라 부족해진 배식당번을 충원하기 위해 고학년 학생들의 봉사활동을 유도하는 한편, 유급 배식종사 인력을 채용해 운영키로 했다. 그러나 이에 따라 학부모들의 경제적 부담은 더욱 가중될 전망이다.

당번폐지모임, “경제적 부담, 개별가정에 전가되어선 안 될 것”

배식종사 인력 채용에 대해 서울시교육청은 “학교구성원의 합의에 따라 학교의 지역여건에 적합한 방법을 자율적으로 선택하고, 인건비 부담은 학생급식비에 책정하여 운영할 수 있으나, 학부모의 부담을 최소화 하여야 한다”고 밝히고 있으나 결국 인건비는 학부모 부담으로 전가될 것이라는 지적이다.

서울시교육청의 배식종사 인력 채용 방안에 대해 당번폐지모임은 “경제적 부담을 개별가정의 학부모에게 전가해서는 안 될 것”이라며 “그렇게 되면 지금까지 2-3만원을 주고 급식도우미를 썼던 것과 무엇이 다른가”라고 반문했다. 이어 당번폐지모임은 “오는 4월에 있을 ‘학교급식법’ 개정 때 초등학교 급식의 배식 관련 인건비의 국가 지원이 법령 조항으로 들어가야 한다”며 급식관련 비용의 국가지원을 주장했다.

당번폐지모임의 주장대로 서울시교육청의 개선안이 현재 학교급식제도의 문제점들을 해결하는 데 어느 정도의 실효성을 가질지는 불투명하다. 당번폐지모임은 “학교에서 실질적인 변화가 있도록 세부지침이 있어야 한다”며 “개선안에 따르지 않는 학교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어떤 조치가 취해지는지도 제시되어야 한다”고 밝혔다.


또 당번폐지모임은 “세밀한 실천 지침이 없는 개선안은 단위 학교에서의 변화를 이끌어 낼 수 없다”며 “10여 년을 이어온 그릇된 관행을 바로 잡으려면, 세세하고 강력한 조치가 필요하다”며 실효성 있는 서울시교육청의 대책마련을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