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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에 출연했다는 이유로 짤리고, 파업했다는 이유로 짤리고, 고인의 명복을 빌었다고 짤리고, 짤린 동료 만나면 인사상 불이익 주겠다하고, 다른 동료가 짤린 동료 만나는 것 꼰지르면 인사상 이익주겠다하고... 천박한 표현이지만, 12일 ‘엘지정유(현 GS칼텍스) 노동자 인권탄압 실태 고발 기자회견’에서 해고 노동자들로부터 쏟아져 나온 증언들이다.
“버스에 대고 ‘반성의 인사’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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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엘지정유 사측이 조합원들에게 받은 서약서 |
연석회의는 이날 기자회견을 통해 엘지정유의 노동자들에 대한 △인간 존엄성 파괴와 인격권 침해 △양심의 자유 침해 △정치적 기본권 박탈 △사생활의 비밀과 자유침해 △부당노동행위 등의 구체적 인권침해 사례를 공개했다.
연석회의에 따르면 엘지정유는 지난 8월 노조의 파업이후 조합원들의 복귀와 징계과정에서 “해고를 면하기 위해서는 진심으로 반성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며 조합원들에게 공장 정문, 출퇴근 버스 등지에서 불특정 다수의 사람과 차량에 ‘반성의 인사’를 강요한 것으로 드러났다. 또 징계 결정 마지막 단계에서 회사는 사내 전자게시판을 통해 공개적인 사죄문과 반성문 제출을 강요하고, 회사에 충성을 다하겠다는 내용의 ‘우리의 결의 서명운동’에 강제적으로 참여시켰던 것으로 밝혀졌다.
엘지정유의 이 같은 행태에 대해 연석회의는 “해고를 무기로 조합원 개개인의 정치적 생명을 끊고 굴욕감을 안겨주는 행위로서 개인의 인격권을 철저히 무시한 처사”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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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장 복귀과정에서 사측이 조합원들과의 개별면담 때 제시한 질문사례 |
“엘지정유, 정당 탈당 강요”
이뿐만 아니라 연석회의에 따르면 엘지정유 사측은 민주노총은 물론 민주노동당에 가입한 노조의 주요 조합원들에게 “파업에 대해 반성하는 태도를 보이기 위해서 탈당하는 모습을 보일 것”을 요구하며 정당 탈당을 강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박래군 인권운동사랑방 상임대표는 “설령 불법파업을 했다하더라도 복귀하는 노동자들에게 개인적 선택인 정당 선택의 자유를 빼앗는 짓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엘지정유는 양심의 자유를 공공연히 침해했고, 현재까지도 노동자들은 엄청난 감시에 시달리며, 침묵이 강요되고 있다”지적했다.
“엘지정유, 조문 글도 남기지 못하게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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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범식 엘지정유 '해고노동자 복직투쟁위원회' 위원장 |
또 신범식 위원장은 “해고자 가족의 부고가 게재된 내부 인터넷 게시판 글에 한 조합원이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라는 내용의 덧 글을 남겼다. 그런데 회사는 덧 글을 작성한 조합원의 아이피를 추적하고, 협박했다”고 말해 현재까지 진행된 인권탄압의 심각성을 짐작할 수 있었다.
노동자 방송출연은 해고사유?
엘지정유, 0.5초 등장한 흉터 새겨진 손목 찾아 ‘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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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병만 엘지정유 해고노동자 |
이병만 씨는 지난해 12월 16일 방송이 나간 이후 올해 2월 소집된 징계위원회에서 해고가 결정되었다. 이병만 씨에 따르면 ‘시사투나잇’ 제작팀이 당시 취재원 보호를 위해 취한 얼굴 모자이크 처리와 음성변조 조치 때문에 일단은 무사할 수 있었지만, 이 씨의 왼쪽 손목에 있던 흉터가 문제였다. 방송 도중 이병만 씨 왼쪽 손목의 상처가 약 0.5초가량 카메라에 잡힌 것. 2월 개최된 징계위원회에 참석한 징계위원들은 이 씨의 ‘손목을 보여달라’고 요구했고, 그는 반대쪽 손목을 보여주는 등 피해가려 했으나 소용이 없었다.
이병만 씨는 “징계위원들에게 평소에 콤플렉스였던 흉터를 내보일 때 인간적인 모멸감을 느꼈다”며 “징계위원들은 그 흉터를 근거로 ‘인터뷰에 응했냐’고 추궁했고, 결국 사실이 밝혀져 해고를 당했다”고 말했다. 그는 기자회견 도중 “그 프로그램에만 출연하지 않았으면, 해고는 안되었을텐데...”라며 눈시울을 붉히기도 했다. LG정유 측은 지난 2월 22일 날짜로 이병만 씨에게 해고를 통보했고, 회사가 보낸 해고통지서에는 ‘시사투나잇 출연 업무방해, 명예훼손’이 명시되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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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합원들이 작성한 반성문 사본 |
“엘지정유, 인권탄압 사례를 모은 백과사전”
이 같은 엘지정유 사측의 노동자 인권탄압 실태에 대해 이날 기자회견에 참석한 민주노동당 인권위원장인 이덕우 변호사는 “엘지정유 사측의 노동자 인권탄압 양태는 헌법상 보장되어있는 인권을 탄압하는 다양한 방법을 보여주는 인권탄압 사례를 모은 백과사전”이라고 말했다.
이준상 ‘엘지정유 인권탄압 범시민대책위원회’ 상임대표는 “불법을 일삼는 회사에 대해 노동사무서와 경찰은 조사를 하지 않고, 법원은 회사의 말만 믿는다”며 “경찰, 노동사무소, 법원은 그 책임을 방기하고, 언론이 왜곡보도로 뒷받침했기 때문에 엘지정유 사측의 노동자 탄압은 가능했던 것”이라며 엘지정유 노동자 탄압에 대한 사회적 관심을 촉구했다.
한편, 연석회의는 기자회견문을 통해 “노동자의 단결권과 단체행동권은 노동자가 자신의 생존권을 최소한으로나마 방어하기 위해 필요한 필수적 권리들”이라고 지적한 뒤 “엘지정유 노동자들은 이 최소한의 권리마저도 거대자본과 노동악법, 그리고 노동관련기구들의 직무 유기 속에서 철저히 빼앗길 수밖에 없었다”고 밝혔다.
이어 연석회의는 “엘지정유는 노동자의 단결권을 그 근본에서부터 침해하는 직권중재제도를 악용해 노사간 교섭을 회피하고 사태를 악화시켰다”며 “엘지정유 노동자들과 같은 공익사업장 노동자의 단결권을 근본적으로 박탈하고 있는 직권중재제도의 전면폐지를 요구한다”며 현 직권중재제도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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