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플랜트조합원 3인, 기습 고공농성 돌입

단체협약 체결 요구하며 SK건설현장 타워 크레인 점거

또 다시 3명의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35m 상공 타워크레인에 올랐다. 지난 해 5월 타워크레인 노조, 11월 비정규연대회의에 이은 고공농성이다.

타워에 오른 노동자들은 울산건설플랜트노조 조합원들. 이들이 서울 마포구 SK 건설공사현장에 설치된 타워크레인에 오른 시간은 30일 오전 6시30분경이다.

현장작업부로 위장한 울산건설플랜트노조 조합원 3명은 오전 6시10분경 SK HUB 건설공사현장 정문을 통해 타워크레인에 접근해 곧장 타워크레인에 오르기 시작, 오전 6시22분께 35m 높이의 고공에 올랐다.


이들은 타워크레인 윙 부위에 “비정규직 울산지역건설플랜트노조에 대한 탄압을 중단하라”, “단체협약 체결하고 인간답게 살고 싶다”, “비정규개악안저지, 권리보장입법쟁취”, “1조6천억원 이익내고 건설노동자 다 죽이는 SK(주) 규탄한다”는 4개의 플래카드를 걸고 농성을 시작했다.

농성에 돌입한 울산건설플랜트노조 조합원들은 권혁수(43세) 용접분회 홍보부장과 정승문씨(39), 차동홍(38)씨 등 3명이다.


현장에는 고공농성 소식을 접한 울산플랜트노조 2차 상경단 6명이 도착해 타워를향해 손을 흔들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또한 정보과 형사들과 SK 본사 직원들이 나와서 사태를 살피고 있으며 119 차량 4대가 도착해 타워크레인 주변에 메트리스를 설치했다.

현재 울산건설플랜트노조는 44일째 단체협약 체결을 요구하며 파업을 벌이고 있으며 지난 25일부터는 노조 2차 상경투쟁단이 서울 종로구에 위치한 SK(주) 본사앞에서 6일째 노숙농성을 벌이고 있다.

타워 고공농성에 돌입하며

비정규 울산건설플랜트노동자 무기한 단식 타워 고공농성 돌입

울산에서 서울까지 올라와 타워 고공농성에 돌입한 저희 농성자들의 심정은 그야말로 참담함 그 자체입니다. 21세기에 OECD 국가 중의 하나인 한국에서 또한 한해 이익이 1조 6천억에 달하는 SK 사업장에서 < 화장실을 지어 달라. 식당을 지어 달라, 탈의실 좀 설치 해 달라> 라는 요구를 걸고 파업까지 불사해야 하는 저희 건설일용노동자의 현실이 너무도 비참하고, 서럽습니다. 그러나, 이것이 이 땅에서 노동자 아니 인간 취급도 못 받으며 살아온 저희 비정규 건설일용노동자의 현실입니다.

십 수년을 먼지구덩이 현장에서 빗물에 쇳가루 섞인 밥을 쪼그리고 앉아 먹으면서 살아왔던 저희들의 현실을 바꿔보고자, 발디딜 틈도 없이 더러운 화장실에서 모멸감을 씹고 씹어왔던 현실을 바꿔보고자 노동조합을 결성했고 단체교섭을 요구했습니다. 그러나, 불법 다단계 하도급, 세금 포탈 등 온갖 불법을 저지르고 있는 사업주들의 단체교섭 거부에는 아무런 처벌도하지 않던 정부는 절차 다 거치고 합법적인 파업에 돌입한 저희들에게 체포영장, 구속, 폭력연행으로 대응하고, 저희들을 그 무슨 범죄자 취급하며 폭도로 매도하고 있습니다.

현장마다 경찰병력이 수 백명이 배치되고, 집회만 하면 토끼몰이식 연행과 검거작전이 진행되고, 검문검색으로 노조 조끼만 입으면 무조건 연행하는 울산은 지금 저희 건설노동자에게는 계엄 상태와 같습니다. 파업이 장기화 되도 수수방관하는 울산시청과 노동부, 무조건 때려 잡기만 하는 경찰의 공조 속에서 도저히 문제는 해결되지 않고 울산에서 고립되어만 가는 현실에서 저희들은 서울로 상경하여 고공농성에 돌입하게 된 것입니다.

일당쟁이 건설일용노동자에게 파업 44일은 바로 끼니가 떨어지는 현실과 맞 닿아 있습니다.
너무나도 기초적인 인간생활을 보장하라는 저희들의 요구가 파업 44일을 넘기고 가야 할 만큼 과도한 것입니까. 사업주들의 주장처럼 울산 경제를 뒤 흔들 만큼 대단한 것입니까? 825명이 연행되고, 12명이 구속될 만큼의 요구인 것입니까 ? 교섭 대상 업체들 중에서는 다른 지역에서는 노조와 단체협약을 체결한 사업주도 많습니다. 그러나, 그들은 울산에서는 경찰과 노동부의 공조로 노조가 말살되기만을 기다리면서 단체교섭을 거부하고 있습니다.

서울까지 올라와 타워 고공농성에 돌입하면서, 배운 것 없어 시작하여 그래도 세계에서 알아주는 플랜트 기능공이라고 자부하며 살아왔던 지난 시간들이 너무도 회한 스러울 뿐입니다. 정부와 사회, 그리고 사업주들, 그리고 언론에게 절절이 호소합니다. 건설일용노동자도 인간입니다. 저희들도 최소한 밥은 식당에서 먹고, 쪽잠은 휴게실에서 자면서, 화장실 정도는 맘 편히 다녀올 수 있는 그런 작업환경에서 일하고 싶습니다. 노무현 대통령을 비롯한 정부에 호소합니다. 비정규직 대책을 최우선 과제로 한다는 노무현 정권은 더 이상 울산 건설 플랜트 노동조합의 문제를 방관하지 말아야 합니다.

고공농성에 돌입한 저희 농성자들은 울산 건설플랜트 노동조합의 투쟁이 해결될 때 까지 무기한 단식투쟁을 전개할 것입니다. 이제 더 이상 물러설 곳이 없습니다. 더 이상 당할 수만은 없습니다. 목숨을 걸고 비장한 마음으로 이곳에 올라왔습니다. 끝까지 투쟁하겠습니다. 마지막으로 저희의 농성으로 불편을 끼치게 되는 저희와 같은 건설노동자들과 관계자 여러분께 진심으로 양해를 구합니다.

2005년 4월 30일 울산건설플랜트노동조합 고공 농성자 일동
태그

로그인하시면 태그를 입력하실 수 있습니다.
최하은 기자의 다른 기사
관련기사
많이본기사

의견 쓰기

덧글 목록
  • 조용훈

    제가 이런글을 쓸 자격이 있는지는 잘모릅니다. 울산에 데모중인 플랜트 노조와 경찰들 그 누구의 편도 들고 싶지는 않습니다. 도대체 누구를 위한 데모입니까 언론도 역시 편파적인 것 같습니다. 경찰들 욕하기에 앞서서 여러분의 아들들이 의경으로 근무하고 있지 않습니까? 그렇지 않더라도 누군가의 아들들이 여러분과 대치하고 있습니다. 정말 분노의 대상은 누구이어야 합니까
    그리고 누구를 향해 항의해야 합니까? 다 제 막내 동생같고 아들같고 그런 아이들입니다. 데모하시는 분들 어려운 사정들 제가 감히 다 알지는 못합니다. 그렇지만 정말 울산에서 데모와 최루탄 가스를 마시며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를 다닌 제가 답답한 맘에 이렇게 글을 써봅니다. 비록 이글을 쓴다고 해서 무언가 바뀌기를 바라지는 않습니다. 노조여러분의 가족들과 자신을 위해 소중해서 그렇게 목숨걸고 투쟁하신다는 거 압니다. 하지만 정말 여러분 가슴에 손을 대고 물어보세요.. 여러분과 대치하고 있는 경찰들역시 여러분의 아들과 딸이 소중하듯 누군가의 소중한 아들 딸이란거는 왜 모르십니까? 제 글 한번 생각해주세요.
    제가 그렇게 논리적이지 못해 이렇게 글을 두서없이 쓰고 있습니다. 참 가슴이 아픕니다. 폭력이 정당화 될수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세상이 아무리 바뀌더라도 정말로 아름답고 사랑스러운 것은 변하지 않는 것 같습니다.

  • 산바람

    누가 폭력을 행사했습니까?
    여러달 동안 십여차례에 걸친 교섭요구에도 응하지 않는 것은 자본가들이었습니다.
    노동자들의 요구는 무엇이었습니까? 공장 건설현장 먼지구덩이 길바닥에 주저앉아 밥먹는 현실을 개선하기 위한 식당, 쉴 때는 제대로 쉴 수 있는 휴식공간, 그리고 아무데나 방뇨하지 않을 수 있는 화장실을 지어달라는 요구였습니다. 이러한 요구가 그렇게도 과도한 요구입니까?
    모든 노동조합이 그러하듯 최후의 수단으로 합법적 절차를 밟아 파업에 돌입하였고 성실교섭을 위한 평화적인 집회 시위를 진행하고자 하였습니다. 폭력을 자행한 것은 자본의 동업자가 되어버린 정권입니다. 지금 울산 플랜트 노동자들이 벌이는 정당한 투쟁속에서 일어나는 물리적 충돌은 전적으로 자본과 정권에 책임이 있습니다.
    현대자동차 사내하청 노동자들의 정규직 쟁취를 위한 불법파견 철폐투쟁과 석유화학 공단의 건설 노동자들의 투쟁이 만나서 전면적인 울산노동자 대투쟁으로 발전하지 못하도록 하기 위한 자본과 정권의 의도가 이처럼 광양, 여수 등 다른 어떤 지역의 플랜트 건설 노동자들의 투쟁과 달리 탄압 일변도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사실 자본과 정권이 두려워하면서 물리적 탄압을 통해서 허겁지겁 투쟁을 잠재우고자 하는 것도 이 때문입니다.
    공장 안밖에서 벌어지고 있는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투쟁 승패는 현대자동차 노조를 비롯한 울산지역 민주노조 노동자 동지들의 양심과 연대에 달려 있습니다. 노동자 연대가 창출하는 거대한 힘은 국방의 이름으로 강제당한 사랑스런 우리의 아들들과 동생들을 앞세운 자본과 정권의 의도적인 폭력을 잠재울 것입니다. 87년이 그러했듯이 그 힘은 울산을 생산의 주역 노동자들이 만들어 내는 창조적이고 역동적인 평화의 도시로 만들 것입니다.
    울산의 민주노조 노동형제들이여, 변함없이 아름다워야 할 노동의 평화를 위해, 제대후 대다수가 노동자로 살아갈 변함없이 소중한 우리의 동생들과 아들들이 국방의 이름으로 중무장한 채 더 이상 제 형제 아비들과 마주서지 않도록 하기 위해, 우리 사회의 진정한 평화를 위해 거대한 노동자 연대투쟁으로 나섭시다.

  • 저녁하늘

    위의 조용훈님의 글 잘 읽었습니다.
    그리고, 애정을 가진 비판이시라는 것도 느껴집니다...

    님의 생각처럼 사람은 누구나,
    정상적인 상황에서 정상적인 이성을 갖고는 극단적으로 행동하지 않습니다.
    그럼, 내가 극단적이지 않다는 것은 지금 내 상황이 극히 안정적이기 때문이기도 하지요.

    왜 지금 노동자들은 극단적인 방법을 택할수 밖에 없을까요?
    고공 35m위에 올라갔다는 말에 저는 바로 가슴이 무너집니다.
    말만 들어도 다리가 저려오는 그 높이에서 단식을 하며 앉고 눕고 잠들 그들.
    그들도 공포가 있겠지요.
    그럼에도, 오죽 답답하면 이런 극단적인 방법을 택했을까요?

    진정 무엇을 위해서일까요?
    화장실, 식당, 탈의실, 단지 그 시설을 위한 것일까요?
    아닙니다.
    그것은 인간으로서의 자존심, 인간에 대한 존중의 요구입니다.

    누구를 위해서일까요?
    대한민국은 우리가 함께 사는 세상입니다.
    저 앞의 전경도 언젠가는 노동자가 될 터이고,
    내자식도, 또한 님의 자녀분도 언젠가는 노동자가 되겠지요.
    이순간 나 편하자고 피하면서 살다보면,
    언젠가는 내 자식도 그 꼴 당하며 살겠지요.

    저는 전에는 나의 신념으로 싸웠으나,
    이제는 그러하지 않습니다.
    내 자식에게 물려줄 세상이기 때문에,
    내 자식이 인간적으로 대우받으며,
    노동의 소중함을 느낄수 있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 싸웁니다.

    나만의 일이라면 참으며 살수 있으나,
    내 게으름으로
    내자식에게도 이런 세상을 물려줄수는 없기 때문에 싸웁니다.

    우리가 싸우는 이유는
    나와 우리 가족, 우리 자식,
    그리고, 이름도 모르는 무수히 많은 노동 형제, 자매...
    우리 모두의 인간다운 삶을 위해서입니다.

    우리가 싸우는 이유는
    그러니, 바로 당신 때문입니다.

    당신과 함께
    인간이 인간으로 존중받는 세상
    진정 아름다운 세상을 만들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