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ITC·자활제도, 국가의 값싼 빈곤관리 전략 "

'빈곤 문제 해결을 위한 운동진영의 과제’ 쟁점토론회 열려


빈곤해결을위한사회연대(빈곤사회연대)는 17일 중앙대학교 대학원 국제회의실에서 ‘빈곤문제 해결을 위한 운동진영의 과제’라는 주제로 쟁점토론회를 개최했다. 이날 토론회는 최근 개정 및 도입 논의가 활발히 이뤄지고 있는 근로소득보전세제(EITC), 기초생활보장법, 자활지원법 등에 대한 쟁점들을 짚어보고, 향후 운동진영의 공동대응 방향과 과제를 모색하는 자리로 마련되었다.

“자활, 적극적 고용 창출 정책으로서 사회적 일자리 채택해야”

  최준 한국자활후견기관협회 정책기획국장
이날 첫 발표를 맡은 최준 한국자활후견기관협회 정책기획국장은 ‘자활제도, 딜레마인가-자활제도, 운동진영의 딜레마’라는 발표를 통해 “자활사업에 참여하는 주민들과 그 최전선에 선 자활후견기관에게 빵 공장에서 빵 만들 듯이 형식적인 창업식 자립형 ‘자활공동체’의 설립을 강요하는 것은 무리”라며 “창업형 사업의 사회적 포화는 이미 넘어선 상태이며, 이에 대해 역으로 사회적 서비스의 수준은 매우 낮은 것이 우리의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최준 정책기획국장은 “적극적 고용 창출 정책으로서 사회적 일자리를 채택하고, 그에 대한 지원책을 만들어야한다”며 “사회서비스를 생산하는 사회적 일자리에 대해 사회적 기업 등의 법제화를 통해 지원책을 마련해야 한다”며 자활사업과 사회적 일자리의 연계를 강조했다.

그는 또 “현재의 사회적 일자리는 시범적 프로그램의 수준”이라며 “△향후 지속가능한 일자리 △적적한 임금 △사회적 가치의 획득 등에 화답하는 내용을 주요로 하는 ‘이행전략을 위한 실천’이 뒷받침되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자활, 국가가 빈곤을 싼 값으로 관리할 수 있는 인프라”

  이공순 실업극복국민재단 정책실장
최준 정책기획국장의 견해에 대해 이공순 실업극복국민재단 정책실장은 자활이 가지고 있는 ‘국가에 의한 빈곤 관리’ 측면을 언급하며, 보다 원론적인 입장에서 자활제도가 가지고 있는 문제점을 지적했다.

이공순 정책실장은 “자활후견기관은 국가가 법적, 제도적 측면에서 탄생시킨 기관이었다”며 “이런 배경을 지닌 자활이 사회운동이 될 수 있는가에 대해서 의문이 든다”며 말문을 열었다. 그는 이어 “만약 한국사회가 제대로 된 복지사회였다면, 당연히 차상위계층은 기초법이 포괄해야 한다. 그러나 국가가 그 부분을 포괄하지 못하니까, 그 부분에 자활이 들어서게 된 것”이라며 “자활사업은 사실상 빈곤층에 대한 총체적 관리의 목적을 지니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자활이 국가정책에 있어서 어떤 위치에 있는지를 살펴야 한다. 왜 정부가 240개가 넘는 자활후견기관을 세웠고, 그런 시혜를 제공하는지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며 “자활은 국가 입장에서는 빈곤을 싼 값으로 관리할 수 있는 인프라”라고 빈곤의 국가적 관리 기제로서의 자활제도를 비판했다.

이공순 정책실장은 ‘빈곤의 국가 관리’라는 측면의 연장선상에서 ‘사회적 일자리’, ‘일을 통한 빈곤탈출’ 등에 대해서도 부정적인 입장을 피력했다. 그는 “사회적 일자리, 일을 통한 빈곤해결은 정상적인 노동시장에 있어서도 이뤄지고 있지 않다”며 “기획자체는 좋으나, 자활이 자신의 생존전략으로서 사회적 일자리, 그것도 양질의 사회적 일자리를 채택하는 것은 대단히 모순적인 것”이라고 말했다.

“EITC, 빈곤감소와 노동유인 효과 크지 않아”

  성은미 진보정치연구소 연구위원(민중복지연대 회원)
이어진 ‘EITC 독인가, 약인가’라는 2부 발표에서 성은미 진보정치연구소 연구위원(민중복지연대 회원)은 현재 정부가 모델링하고 있는 미국의 사례를 살펴본 뒤 EITC 도입의 타당성 여부를 검토했다.

성은미 연구위원은 현재 정부가 도입을 추진 중인 EITC가 미국의 사례를 볼 때 “빈곤감소와 노동유인 효과가 크지 않고, 근로소득 파악, 부부합산과세 문제 등 EITC 도입을 위한 전제조건들이 너무 많아 현실 가능성이 불투명하다”고 지적했다. 또 그는 “EITC가 도입되면 제도는 경로의존성이 생겨 다른 종류의 제도 즉 비정규노동자의 생활보장을 위한 제도의 도입은 어려워진다”고 덧붙였다.

이어 EITC 대상자 범위와 급여에 대해서도 성은미 연구위원은 “EITC에 포함되는 집단들의 생활보장은 이미 존재하는 제도를 제대로 실행함으로써 보장될 수 있다”고 지적하며, 선결과제로 △기초법의 사각지대 축소 △차상위계층에 대한 자활사업과 부부급여 확대 △최저임금제의 현실화 등을 제시했다.

“EITC, 단점과 문제 있지만 도입 준비해야”

  강익구 한국노총 정책국장
성은미 연구위원의 발표에 대해 토론자로 참석한 강익구 한국노총 정책국장은 “대체로 동의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강익구 정책국장은 “기초법과 최저임금제 등 영미식복지제도를 채택하고 있는 나라에서 완전한 빈곤탈출 제도는 없다”며 “단점과 문제점이 있지만, 국민연금과 최저임금으로부터 배제되어 있는 빈곤사각지대를 보완할 수 있는 만큼 도입을 준비해야한다”고 말해 성은미 연구위원과 입장차를 드러냈다.

자활제도와 EITC에 대한 토론을 마친 뒤 유의선 빈곤사회연대 사무국장의 발표가 이어졌다. 유의선 사무국장은 ‘빈곤문제 해결을 위한 운동의 논의 과제’라는 발표를 통해 빈곤문제에 대한 운동진영의 대응 상황을 점검하는 한편, 향후 운동진영의 공동 대응 방향과 과제에 대해 발표했다.

“빈곤과 양극화 넘어 사회적 빈곤에 대처해야”


유의선 사무국장은 우선 앞서 논의가 진행된 자활제도와 EITC에 대해 “자활지원제도와 EITC가 어떤 측면에서 이뤄지고 있는지 면밀히 검토가 필요하다”며 “정부는 기초법 예산자체를 확대한다는 데 한계가 있다고 판단하고, 노동능력자들을 따로 떼어내 관리하겠다는 전략”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또 “관리적 복지가 아니라, 일하거나 일하지 않거나 보장받을 수 있는 권리적 측면에서의 사회안정망 구축이 보다 적극적으로 제기되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유의선 사무국장은 이어 △빈곤 의제를 통한 새로운 대중 조직화 미비 △빈곤문제를 정책적 측면으로만 접근하는 한계 △빈곤운동에 대한 평가 부재 △복지 전단체계로서 민간의 역할에 대한 평가 부재 등 현 운동진영의 상황을 진단하며, “빈곤문제에 대응하는 원칙과 방향은 빈곤과 사회적 양극화에만 국한되지 않고, 사회적 빈곤을 구체화시키는 것이 되어야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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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곤 , 빈곤사회연대 , 자활후견기관 , EITC , 근로소득보전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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