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억압적 국가기구로서의 위상 벗어버려야"

비정규직 노동자에 대한 경찰 폭력 증언대회 열려

“집회 도중 경찰이 휘두른 대형망치(해머)에 맞아 허리를 크게 다쳤다. 현재 허리디스크 수술 후 제대로 걷지 못하는 상태다. 물대포를 얼굴에 직접 쏘기까지 했다. 심지어는 여성들까지 폭행했다”



비정규직노동자들에 대한 경찰의 탄압이 도를 넘었다는 지적이 터져 나오고 있는 가운데 9일 국가인권위 배움터에서는 비정규직노동자들에 대한 경찰 폭력 증언대회가 열렸다. 전국 34개 인권단체들의 연대모임인 인권단체연석회의 주최로 열린 이날 증언대회에서 참석자들은 “경찰이 자본가의 구사대가 되고 있다”며 경찰의 폭력을 강한 어조로 비판했다.

'금속노조 하이닉스-매그나칩 사내하청지회'(하이닉스지회)와 울산플랜트노조 조합원들에 대한 경찰의 폭력은 언론을 통해 수차례 알려진 바 있다. 안구 파열, 코뼈 함몰, 갈비뼈 골절 등 조합원들이 경찰의 무차별 폭력으로 입은 부상의 종류도 다양하다. 하이닉스지회의 경우 부상자가 37명에 이르고, 울산플랜트노조의 경우 현재 입원 중인 조합원들을 포함해 총 8명이 갈비뼈 골절, 코뼈 함몰 등의 부상을 당했다. 사태가 이렇지만 경찰과 사측은 여전히 모든 책임을 노조에 돌리고 있는 실정이다.

이날 증언대회에 참석한 김충태 전국불안정노동철폐연대(철폐연대) 조직위장은 이처럼 최근 이어지고 있는 비정규직 노동자들에 대한 경찰의 탄압은 정부의 “위기의식이 반영된 것”이라고 잘라 말했다. 그는 “정규직과 비정규직노동자들이 동일한 계급으로서 동일한 요구를 가지고 연대하는 것을 사전에 차단하고자하는 의도가 깔려있다”며 “미조직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제 목소리를 내고 있는 현재 상황을 적절한 수준에서 관리해내지 못하면, 이후 정부가 계획하고 있는 ‘비정규개악안’, ‘노사관계로드맵’ 등이 난관에 부딪칠 수 있다는 판단을 하고 있다”며 경찰 탄압의 배경을 짚었다. 비정규직노동자들에 대한 경찰의 상식을 넘어선 탄압은 정부의 ‘노동자(비정규직, 정규직) 분할관리 전략’을 유지키 위한 ‘작업’이라는 주장이다.

한편, 이날 증언대회에서 박석진 인권운동사랑방 상임활동가는 “헌법적 기본권인 노동권과 생존권에 대한 노동자들의 요구는 그 방식의 합법/불법과는 무관하게 당연히 보장받아야 할 권리"라며 "헌법적 권리의 보장을 요구하는 노동자들의 투쟁에 대한 합법/불법의 여부는 오히려 헌법적 권리 보장의 맥락에서 이해되어야 함이 마땅하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인권은 수사과정에서의 인권과 집회와 시위에서의 인권이라는 식으로 구분될 수 있는 것이 아니”라며 “경찰이 스스로 지난날의 억압적 국가기구로서의 위상을 벗어버리지 못할 때 ‘인권경찰’ 혹은 ‘경찰개혁’은 한낱 공허한 구호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태그

경찰폭력 , 하이닉스 , 울산플랜트

로그인하시면 태그를 입력하실 수 있습니다.
김삼권 기자의 다른 기사
관련기사
  • 관련기사가 없습니다.
많이본기사

의견 쓰기

덧글 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