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 봉쇄, 논 갈아엎기, 농기구 태우기...분노하는 전국 농민들

다양하고 격렬하게 전개된 전국 각지의 농민 파업 양상

서울에서 농민총파업의 깃발이 오른 20일, 전국 91개 시군의 농민 3만여 명도 일제히 일손을 놓고 파업에 돌입했다. 특히 쌀농사 농민들의 분노를 받아 안아, 벼를 쌀로 탈바꿈 시키는 전국 313개 미곡처리장 가운데 244개 미곡처리장의 기계들도 멈춰 섰다.

부산·김해 농민, 힘 모아 농수산물 도매시장 봉쇄

  20일 진행된 농민총파업 모습

부산 지역에서는 오전 11시부터 차량선전전이 시작됐고 오후 4시 부터는 김해 농민회와 부산 농민회가 공동으로 부산 엄궁동 농수산물 도매시장 봉쇄투쟁에 나설 예정이다. 이 봉쇄투쟁에는 지역 중도매인도 파업으로 동참하게 된다. 창원지역 농민들과 이에 연대하는 민중연대, 민주노총 역시 창원 농수산물 도매시장 봉쇄투쟁에 나선다.

의령, 함안, 하동, 산청, 합천, 밀양등 경남 각 지역에서도 지역별 결의대회가 진행됐고 대부분의 미곡처리장이 문을 닫았다. 2000여명의 농민들이 결의대회에 나온 진주에서는 농산물도매시장이 자진 일일 폐쇄를 결정했고 진주시 의회 사회산업위원회 소속 시의원들도 결의대회에 참석했다. 또한 진주지역 농협과 농협 하나로마트도 신용업무를 제외한 모든 업무를 중지했다. 또한 남해와 거창의 농민들은 결의대회 이후 ‘수입쌀창고 진격 투쟁’을 벌일 계획이다.

제 손으로 가꾼 논 갈아엎은 광주·전남 농민들

광주 전남지역의 미곡처리장 다수도 문을 닫았고 문을 닫지 않은 곳에 대해서는 봉쇄 투쟁이 벌어졌다. 또한 전남 지역 곳곳에서는 농민들의 분노를 상징하는 ‘논 갈아엎기’가 벌어지기도 했다.

농민들은 광주 광산구, 고흥 도덕면, 순천 풍덕동에서 트랙터로 모내기가 된 논을 갈아엎었고 지난 15일부터 선전전을 진행해온 보성군에는 100여개의 펼침막이 내걸렸으며 군 결의대회를 마친 농민들은 의원 사무실 천막투쟁, 수입쌀 창고 진격투쟁에 나섰다.

강원 지역에서도 지역별 결의대회와 미곡처리장 봉쇄투쟁이 진행됐다. 홍천, 횡성, 철원, 정선, 양구, 인제, 화천, 춘천등 도내 거의 전 지역에서 결의대회가 진행됐다. 홍천군청 앞에서 열린 홍천군 결의대회에는 농협노조원들도 다수 참여했고 홍천 농민들은 군수를 비롯한 지역 기관장들과 ‘국회비준 저지, 축산과 부활’등의 내용으로 면담을 진행했다.

양구 농민들은 농민 파업에 아랑곳없이 문을 연 대암 농협 미곡처리장 봉쇄투쟁에 나섰는데 조합장이 경찰에 시설보호 요청을 해 트랙터로 미곡처리장 정문을 막아놓은 농민들과 경찰의 대치가 진행되고 있다.

전북 부안에서는 손때 묻은 농기구 화형식이

경북 역시 만만치 않은 파업 양상을 보이고 있다. 경산시 농민회는 농협 경산시지부 앞에서 경운기를 불태웠고 영주 농민들은 트랙터로 논을 갈아엎었다. 이 밖에도 13개 시군에서 결의대회와 미곡처리장 봉쇄, 농기계 행진 등으로 파업이 진행됐다.

전북 부안군 농민회원들은 군청 앞에 낫, 괭이, 쇠스랑 등 농기구 100여개를 쌓아놓고 불을 질렀다. 그리고 장수군에서는 호박밭이 갈려 뒤집어 엎였다. 정읍, 순창 농민들은 경운기 등을 동원해 서행 시위를 벌였다.

진안 농민들은 수입쌀창고 진격 투쟁을 벌이고 특히 고창 농민들은 27일까지 매일 밤 횃불 시위를 진행할 예정이다.

노동자에게는 비정규직화, 도시서민에게는 부동산 폭등, 농민에게는 쌀개방 안기는 정권

충남지역에서는 40여개 미곡처리장이 쌀출하를 전면 중단했다. 논산 농민들은 시청 앞에서 농산물을 적재, 폐기 했고 부여 농민들도 농산물 폐기 행사를 가졌다. 또한 부여 농민들은 지역구 의원인 김학원 의원 사무실에 쌀협상 국회비준에 대한 의사를 따져 물었다.

당진, 보령, 서천 농민들은 군별 결의대회 이후 차량, 농기계 선전전을 진행했다. 천안농민회는 천안역 광장에서 농민대회를 연데 이어 농기구를 농기계에 실어 시청까지 행진을 했다.

평소 같았으면 모내기 이후 김매기로 정신 없을 전국 농촌의 농민들이 20일 하루 동안 손을 놓고, 또 그것도 모자라 제 손으로 키운 작물들이 출하되는 것 까지 막고 나섰다. 노동자들에게는 비정규직화, 도시 서민들에게는 부동산 폭등 에 이어 농민들에게는 쌀개방이라는 ‘선물’을 안겨주고 있는 노무현 정권의 다음 행보가 무엇인지 짐작조차 힘들다.
태그

국회비준 , 농민총파업 , 쌀시장개방

로그인하시면 태그를 입력하실 수 있습니다.
윤태곤 기자의 다른 기사
관련기사
많이본기사

의견 쓰기

덧글 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