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여곡절 끝에 한일정상회담 열려

고이즈미, “앞으로 전쟁 안 한다는 다짐 하려 야스쿠니 신사 참배한다”

과거사 문제, 북핵 문제 중점적으로 다뤄져

20일 오후, 청와대 상춘재에서 한일 정상회담이 열렸다. 당초 독도 영유권 문제, 교과서 파동, 잇따른 망언 등으로 인해 한일 정상회담이 취소될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지난 14일 노무현 대통령이 “정상회담을 해야 할지 결정하기 힘들다”라는 말까지 나오기도 했지만 결국 정상회담은 예정대로 열렸다.

예상했던 대로 과거사 문제, 북핵문제가 중점적으로 다뤄졌고 독도 영유권 문제에 대한 언급이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약 2시간에 걸친 회담 직후 공동 기자회견에 나선 노무현 대통령과 고이즈미 총리는 한일 공동역사연구위원회 산하 교과서 위원회 신설 등에 대해 신설, 북핵문제의 평화적 해결 등에 대해 합의했다고 밝혔지만 삐걱 거리는 모습이 드러나기도 했다.

공동기자회견에서 드러난 난맥상

노무현 대통령은 양국 역사 교과서 문제에 관한 합의 사항에 대해 발표하면서 이례적으로 “낮은 수준의 합의에 도달”했다고 밝혔다. 외교가에서 통용되는 언어들이 아주 의례적이라는 사실을 감안하면 ‘낮은 수준의 합의’가 시사하는 바는 만만치 않다는 지적이다.

또한 동북아 지역의 뜨거운 감자중의 하나인 야스쿠니 신사 참배 문제와 관련해서 고이즈미 총리는 “제3의 추도시설 건립 필요성에 대한 문제제기에 대해 일본 국민 여론 등을 고려해 새로운 추도 및 평화 기념시설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야스쿠니 신사 참배 재개 여부에 대해 가타부타 답이 없이 "과거의 전쟁을 미화한다든지 정당화하려는 것이 아니라 본의 아니게 전쟁에 참가한 많은 일본인들을 추도하고 앞으로는 전쟁을 일으켜서는 안 되겠다는 다짐을 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고 정우성 청와대 외교안보보좌관은 전했다. 한마디로 ‘계속 참배’하겠다는 확인인 셈이다.

북핵문제에 대해서는 한미일 공조의 원칙 아래 북한의 조속한 6자회담 복귀를 위한 공동의 외교적 노력을 지속적으로 전개한다는 기존의 입장이 원론적으로 되풀이 됐다.현재 오찬을 겸한 회담을 진행하고 있는 노무현 대통령과 고이즈미 총리는 연내에 일본에서 다시 실무회담을 가질 것을 약속했다.

'사즉생‘의 각오로 임한 결과?

한편 정상회담이 열리기 전인 오늘 낮에는 일본대사관과 일본문화관등 일본 관련 시설에서 격렬한 반일 시위가 벌어졌다. 이 와중에 '과거사 사죄없는 고이즈미의 후안무치한 방한을 규탄하는 청년학생'이라고 소속을 밝힌 대학생들 수 명이 일본문화원에 진입하기도 했다. 일본대사관 앞에서 벌어진 시위에는 북핵저지시민연대와 북파공작원 청년동지회 등 극우단체 회원들의 모습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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