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전범재판, 그 자체로 변호이자 저항하는 행동"

터키 국제전범재판 막 올라

신화와 성서의 무대, 이슬람이 숨쉬는 땅 터키. 2005년 6월23일 오늘, 이곳 터키 이스탄불에서는 역사에 길이 남을 이라크국제전범재판(WTI)의 시작을 알리는 개막식과 문화제가 열렸다.

  이스탄불 톱카피. '톱'은 공, 포를 뜻. '카피'는 문. 대포가 드나드는 문이라는 뜻

  톱카피 앞 전경

개막식과 문화제가 열린 곳은 과거 오스만 왕조의 지배자들이 살았던 토카피 궁(Topkapi Sarayi). 앞으로 5일간 이곳 토카피 궁에서는 이라크 전쟁의 역사적 진실을 밝혀내고 기록하는 소중하고 의미 있는 작업이 진행될 예정이다. 유명작가이자 평화활동가인 아룬다티 로이(Arundati Roy)의 개막연설을 시작으로 우드(만들린 계열의 악기)의 분위기 있는 연주, 피아노와 타악기의 흥겨운 앙상블이 이어졌고, 이후 별음자리표의 공연이 있었다. 별음자리표가 노래를 하는 동안 한국참가단은 촛불과 우산을 들고 무대로 나아가 공연에 함께 하기도 했다.


WTI 관계자들, 각국에서 전범재판을 진행해온 사람들. CNN을 비롯한 취재진들로 만원을 이룬 행사장. 한편 행사장 입구에서는 한국 참가단들의 퍼포먼스와 전시회가 눈길을 끌었다. 퍼포먼스는 핵폭탄을 양손에 든 군복차림의 부시가 공격적인 포즈로 지구를 위협하는 포즈 등이 연출되었는데, 취재진의 촬영공세를 받기도 했다. 전시된 그림은 최병수 화백의 <성장의 야만> <야만의 둥지> <오일깡패>, 전시된 사진은 김선일 추모집회, 김재복 박기범의 단식투쟁과 평화순례, 이동화의 국회 앞 농성, 한국의 이라크평화팀 활동, 평화바람 활동, 파병반대 고공시위, 대학로 평화난장, 길바닥평화행동 등 수 십 여점. 또한 한국 어린이들이 이라크 어린이들에게 보낸 편지와 그림, 울진평화모임에서 제작한 걸개그림도 전시되었다.

  참가단 전시

  참가단 전시2

이밖에도 한국 참가단은 영문판 한국전범민중재판신문과 팜플렛, 피스버튼이 담긴 종이봉투를 참가자 한 사람 한 사람에게 전달하는 등 최근 몇 년간 국내에서 전개해온 반전평화활동을 적극 홍보하였다.

  배심원단

  김재복 수사. 그는 한국의 부시블레어노무현 전범민중재판을 대표하여 국제 전범 재판 배심원으로 참여하고 있다

아룬다띠 로이 기조연설문

이번 재판은 WTI의 정점에 있다. 미국은 터키 공군기지를 사용하여 폭격하고 있으며, 터키 정부는 아직도 미국을 지원하고 있다. 우리는 배심원단으로서 유죄냐 무죄냐를 전달하려고 하는 것은 아니다. 우리는 미국 침공과 점령에 대한 동기와 결과 등 전쟁의 모든 면을 다룰 것이다. 증언이 시작되기 전에 몇 가지 이 전범재판에서 제기될 수 있는 의문에 대해 설명하겠다.

  양심배심원단을 대표하여 개막연설을 하고 있는 아룬다띠 로이 Arundhati Roy

첫째, 이 재판은 한 가지 관점을 대변하고 있다. 바로 그것은 변호인 없는 기소라는 것이다. 우리들의 평결은 선행된 결론이다. 이것은 부시와 블레어, 그의 동맹자들이 더 이상 대표가 될 수 없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기도 하다. 또한 이 법정은 그 자체로 변호며. 저항하는 행동이다. 비겁한 전쟁에 맞서 우리를 결속하게 하는 운동이다.

둘째, 이 법정은 어쨌든 사담 후세인을 변호하기 위한 것은 아니다. 이라크, 쿠르드, 쿠웨이트, 이란인에게 저지른 그의 범죄행위들은 결코 면죄될 수 없다. 그러나 우리는 그의 가장 사악한 범죄가 바로 미국 정부의 후원으로 이루어졌다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된다. 그가 쿠르드 인들을 생화학전으로 죽였을 때, 미국정부는 무기를 제공하며 그를 후원하였고, 그의 행위에 대해 침묵을 지켰다.

이곳에 모인 사람들은 아주 잔인하고 혹독한 공격에 맞서고 있는 사람들이다. 이라크 점령에 저항에 참여하기를 원하는 사람들의 입장에서 우리의 무기로서 반드시 다루어져야 할 광범위한 증거와 정보의 스펙트럼을 축적하는 역할을 해왔다. 이것은 미국과 영국, 이탈리아, 오스트레일리아, 그 밖의 다른 나라에서 더 이상 싸움을 원하지 않는 사람들에게서도 하나의 무기가 되어야 할 것이다. 그리고 그 외에도 저항에 함께 하고자 하는 사람들에게도 역시 하나의 무기가 되어야 할 것이다.

여기서 다루어지는 증거들은 국제형사재판소 같은 곳에서 부시, 블레어, 하워드, 베르스쿨로니, 모든 정부 관료들, 군 장성들, 기업 대표들 등 이 전쟁에 일조한 모든 사람들을 전범자로서 심판하는데 사용되어야 할 것이다. 이라크 공격은 바로 우리 모두에 대한 공격이다. 우리의 위험, 우리의 지성, 우리의 미래에 대한 공격이다.

WTI의 판결은 국제법에 얽매이지 않는다. 우리의 야심은 그것을 훨씬 초월할 것이다. WTI는 이라크인이 학살당하고, 굴욕당하며, 욕보이는 것을 지켜만 보고 있지 않으려는 수백만의 사람들 의식 속에 진실로 자리 잡고 있다.

리처드 포크(Richard Falk)의 개막연설(유네스코 평화상 수상자, 국제법 교수)

WTI는 역사적으로 중요한 일을 수행하고 있다. 전 세계 곳곳에서 개최되었던 전범재판의 결과를 모으는 세선이다. 전 세계에 걸쳐 민중의 자발적인 발의는 선례가 없었던 일이다. 전쟁과 평화에 관련해서는 법위엔 어떤 지도자도 어떤 국가도 없다는 신념에 입각하여 우리는 이것을 양심의 세계화라고 부를 것이다. 이것은 법의 적절성을 따지기 위한 전문가들의 학문적 모임이 아니다. 이것은 세계정치에서 무엇이 옳고 그른지에 대한 대중적 민주주의와 윤리적 양심의 표현이다.

  민중변호인단을 대표하여 개막연설을 하고 있는 리차드 포크(Richard Falk)

이라크 전쟁은 태풍의 눈이다. 우리는 전 세계 곳곳에 관련되어 있는 위험, 폭력, 착취를 야기하는 미국의 헤게모니적 세계 야심과 관련되어 있다. WTI 는 이라크 전쟁이 불법 전쟁이고, 미국과 영국의 지도자들이 국제법 위반과 전쟁개시에 대한 책임이 있다고 믿는 수많은 시민들에 의해 발의되었다.

WTI는 민중변호인단과 양심배심원단으로 구성되어 있다. 민중변호인단의 역할은 호소력 있는 방법으로 분석하고 증언하여 문서화하는 역할을 한다. 배심원단은 양심적 인사들로 구성되어 있다. 이 사람들은 국제법의 시각에서 그들의 활동을 판단할 것이다.

WTI 는 침략전쟁, 전쟁 범죄, 인류애를 침해하는 범죄들을 강력히 반대한다. 이것은 정부나 UN에 반대하고자 하는 것은 아니다. 정부나 UN이 더 약한 국가와 불법성에 저항하는 국민들을 보호하는 일들을 수행할 수 있도록 하는 아래로부터의 힘을 기르기를 원한다. 보호를 넘어 세계화의 인간적 측면을 형성할 수 있도록 사람들과 정부가 깨닫게 할 수 있는 세계운동을 강화하고자 한다.

덧붙이는 말

이 기사는 이라크국제전범재판 한국참가단이 참세상, 참소리, 프로메테우스, 노동넷에 공동제공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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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키 , 국제전범재판 , 이스탄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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