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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정부와 열린우리당이 인터넷 실명제 도입에 힘을 싣고 있는 가운데 인권단체들이 인터넷 실명제 도입에 강한 우려를 표명했다. 7일 문화연대, 진보네트워크센터, 참여연대 등 15개 단체는 안국동 느티나무카페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인터넷 실명제가 사이버 폭력의 해결방안이 될 수 없다”며 근원적인 대책 마련을 촉구하고 나섰다.
정부, “인터넷 실명제, 사이버 폭력 막는 효율적 방안”
현재 정부와 열린우리당은 인터넷 상에서 이뤄지는 사이버 폭력의 심각성을 강조하며, 그 해결책으로서 인터넷 실명제 도입 필요성을 주장하고 있다. 진대제 정보통신부 장관은 지난 달 15일 “최근 사이버테러가 급증하면서 피해자들이 속출하고 있다”며 “인터넷 실명제를 도입할 필요성이 크게 늘어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이어 지난 5일 정세균 열린우리당 원내대표도 “인터넷 실명제가 사이버 폭력을 막는 데 상당히 효율적인 방안”이라며 “이달 중 실무 당정협의와 민간을 포함한 민당정 간담회를 통해 당의 정책을 확정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 같은 정부당국자들의 인식에 대해 이날 기자회견 단체들은 “인터넷 실명제 도입이 사이버 폭력을 예방하기보다 오히려 프라이버시 침해로 더 큰 문제를 발생시킬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익명성’이 문제가 아니라 ‘익명성의 부족’이 문제”
이날 기자회견 단체들은 최근 논란이 된 ‘개똥녀 사건’을 예로 들며, “사건의 당사자가 사이버 폭력에 노출된 것은 본인의 의도와 무관하게 자신의 얼굴을 포함한 사진 등 개인정보가 인터넷 상에 올려졌기 때문”이라며 “오히려 지적되어야 할 문제는 인터넷 기업들의 이윤추구를 위한 과도한 개인정보 수집이 문제의 근원”이라고 진단했다.
최근 ‘함께하는 시민행동’이 발표한 싸이월드 사생활정보 노출 실태 조사 보고서(‘싸이월드와 정보프라이버시’)에 의하면, 싸이월드를 이용하는 100명의 조사대상 중 얼굴사진(89명), 가족(79명), 취미(77명), 학력(77명), 생년월일(75명), 혈액형(55명), 배우자(54명) 등의 신상정보와 관계정보가 게시판을 통해 노출되었다. 뿐만 아니라 전화(41명), 이메일(25명), 주소(20명) 등의 연락정보들도 노출되고 있었다.
이에 대해 이날 기자회견 단체들은 “싸이월드 미니홈피를 통해 자신의 개인 정보 및 인맥 등은 고스란히 노출되고 있다”며 “지금 문제는 인터넷의 익명성이 아니라, 개인정보의 과다한 수집과 노출에 있다. 그리고 프라이버시 보호와 타인의 인권에 대한 네티즌들의 부족한 감수성”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이들은 “인터넷 사이트들이 주민등록번호나 실명을 마구잡이로 요구하고 있고, 대부분의 서버에서 로그 기록에 IP 주소를 남기고 있다”며 “사이버 공간은 개인의 일거수 일투족이 기록될 수 있기 때문에 오프 공간보다 더욱 감시가 용이할 수 있다”며 현재 사이버 공간의 ‘익명성 문제’가 아닌 ‘익명성 부족의 문제’를 강조했다.
“인권 교육과 캠페인 통해 인권 감수성 향상시켜야”
한편, 이날 단체들은 현재 문제가 되고 있는 사이버 상의 폭력과 명예훼손 등에 대해 “이미 현행법으로 규제가 충분히 가능하다”며 “포털 사이트 등에서 인권 침해나 명예 훼손 등에 대해 피해자의 신고를 접수하고 적절한 조치를 취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들은 “사이버 폭력의 근저에는 인권에 대한 감수성의 부재, 사회적 소수자에 대한 무시, 국가주의에 기반한 폭력성 등이 자리잡고 있다”며 “시간이 걸리더라도 인권과 관련한 교육과 캠페인을 통해 해결해야 할 문제”라고 강조했다.
이날 기자회견에 참석한 민경배 함께하는시민행동 정보인권위원장은 “우리가 반대하는 것은 실명성이 아니라 실명제”라며 “사이트 운영자들과 네티즌들에게 자율성을 두지 않고, 전체 사이트를 법적으로 강제하려는 것은 전근대적이고, 파시즘적인 사고”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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