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자회담 재개 발표, 숨가쁘게 움직이는 동북아

낙관·비관 엇갈리는 가운데 ‘회담 재개 자체가 성과’라는 입장도

9일, 조선중앙 TV "6자 회담 재개“ 발표

9일 북한 조선중앙TV에서 북한이 미국과 6자 회담 재개에 합의했다고 발표한 이후 남북을 비롯한 당사국들이 숨가쁜 일정을 밟고 있다. 당시 조선중앙TV는 7월 마지막 주 6자회담을 재개한다며 "6자회담 단장들인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외무성 부상 김계관과 미 국무부 차관보 크리스토퍼 힐이 2005년 7월 9일 베이징에서 만나 이같이 합의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AFP통신은 김계관 부상이 “북한의 핵무장 해제와 대규모 대북 경제지원을 교환하자는 미국의 제안에 대해 (6자회담에서)응답하겠다”고 9일 만남에서 크리스토 퍼 힐 차관보에게 전했다고 보도했고 크리스토퍼 힐은 11일자 워싱턴포스트를 통해 “우리는(북미) 결투 연설이 아닌 성과를 내야 한다는데 동의”했다며 “해결 과정에 초점을 맞춰 대화”했다고 밝혔다.

그간 6자회담 재개의 최고의 걸림돌이었던 이른바 ‘폭정의 전초기지’발언에 대해서 조선중앙TV는 "조선측은 미국측의 (주권국가라는 인정과 침공의사가 없다는 라이스미 국무장관의 발언)입장 표시를 미국측의 폭정의 전초기지 발언 철회로 이해하고 6자회담에 나가기로 했다"고 전하기도 했다.

또한 7월 마지막 주 6자 회담 재개 이면에는 지난 615 5주년 행사에서 정동영 통일부장관을 만난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이 ‘(6자회담) 7월중 복귀 가능성’을 언급한 점을 미루어 볼때 남북 양측의 교감이 자리 잡았던 것으로 짐작된다. 또한 12일자 중앙일보는 6자회담 재개를 합의한 9일 베이징에서 열린 북미 양자회담을 중국 측이 주선했다고 보도해 6자 회담 재개에 중국도 한 몫 했음을 시사했다.

6자 회담, 실질적 북미 회담으로 바뀌나

그리고 이번 6자회담의 틀거리가 바뀌게 될 지에 대해서도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지난 9일 회담 재개를 알린 북한 조성중앙TV는 "미국측은 조선이 주권국가라는 것을 인정하고 침공의사가 없으며 6자회담 틀거리 안에서 쌍무회담을 할 입장을 공식 표명했다"며 그간 북미 양자회담을 인정하지 않았던 미국의 태도에 변화가 있었음을 시사했다.

이에 대해 한국 정부 당국자 역시 "이미 그에 대해서는 많은 얘기를 해왔고 회담 날짜를 정하는 과정에서 논의할 것"이라고 밝혀 이를 부정하지 않았다.

한편 북한의 6자회담 복귀는 지난 6월부터 어느 정도 예견되기도 했다는 지적이다. 지난 5월 말 부시 대통령이 김정일 국방 위원장을 ‘미스터 김정일’이라 지칭한 지 1주일 만인 지난 6월 6일 미국에서는 이른바 ‘뉴욕 채널’ 이 재개통돼 박길연 UN주재 북한 대표부 대사와 조셉 디트러니 미 국무부 대북 특사가 접촉하기도 했고 615 공동행사에서 예정에 없이 정동영 통일부 장관을 만난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부시 대통령 각하’라 지칭하며 7월중 6자 회담 재개 가능성을 흘리기도 했다.

낙관적이지만은 않은 회담 전망

그러나 우여곡절 끝에 제4자 6자회담이 재개되기로 결정됐지만 핵심 현안에 대해 북미 양측의 입장이 워낙 달라 섣부른 기대를 하기는 힘들다는 지적들도 제기되고 있다. 북한은 핵동결과 이에 대한 보상이 동시에 이뤄져야 한다는 입장인 반면 미국은 북한이 일단 핵 포기를 선언하고 폐기 작업에 돌입해야 이에 상응하는 조치를 취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이 밖에 북한은 NPT탈퇴, 핵개발 선언 이후 자신들이 동등한 핵보유국임을 천명하며 6자회담이 포괄적 군축회담의 성격을 띄어야 한다고 촉구하고 있지만 미국과 한국 정부는 ‘군축회담은 절대 불가’라는 강경한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스콧 매클렐런 미국 백악관 대변인은 11일 백악관 브리핑에서 “미국이 새로운 유인책을 제안할 것이라는 보도가 있는데 그 내용이 무엇이냐"는 보도진의 질문에 ”그런 인상은 잘못된 것"이라며 “이미 북한을 제외한 5개국은 지난 회담 석상에서 진지한 제안을 내놓은 바 있다”고 잘랐다. 이어 "북한은 회담에 복귀하겠다고 했는데, 그들이 복귀할 때 우리가 이미 내놓은 제안을 어떻게 진전시킬 것인지에 대화할 준비가 돼 있기를 원한다"고 압박했다. 또한 "목표는 북한이 회담에 복귀하는 것이 아니라 한반도 비핵화"라며 북핵 동결이 자신들의 전제 조건임을 다시 한 번 강조했다.

주간 정례브리핑에 나선 톰 케이시 미 국무부 부대변인도 “단지 회담을 위해 회담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며 "우리는 사려 깊고 믿을만한 제안을 이미 내놓았으며 현재 우리는 북한측으로부터 대답을 아직 듣지 못했다"며 백악관 측의 입장을 되풀이 했다.

‘최소한의 성과물’에 대한 기대도 만만찮아

  11일, 라이스가 후진타오 주석을 방문해 6자회담 재개에 관한 의견을 나눴다 [출처: 중국관영 신화 통신]
결국 6자 회담에서 또 다시 북미 평행선이 그어질 것이라는 비관적 전망도 있지만 6자 회담 재개 자체가 동북아 긴장을 완화하고 동결시키는 효과를 가져올 것이라는 기대 역시 만만찮다. 특히 최근 남북 관계가 유화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으며 6자회담의 미국 수석대표인 크리스토퍼 힐 미 국부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에 대해 북한이 긍정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는 점, 무엇보다 중국 측이 적극적인 자세로 나서는 점 등을 감안할 때 ‘최소한의 성과물’이 나오리라는 전망 역시 만만찮다.

또한 최근 미국을 방문해 딕 체니 부통령, 스티븐 해들리 미 안보보좌관등 고위 인사들과 접촉하고 돌아온 정동영 통일부 장관이 우리 정부가 북에 제의한 ‘대담한 제안’을 설명하고 이해를 구하고 돌아왔다는 점 역시 긍정적 전망을 뒷받침한다는 지적이다.

이런 점에서 콘돌리자 라이스 미 국무장관의 한국 방문이 관심을 끈다. 지난 3월 19일 방한한지 4개월이 채 지나지 않은 12일 오후 방한하는 라이스 장관은 반기문 외교부 장관, 노무현 대통령등과 연쇄 접촉을 갖는다. 이번 한미 외교장관 접촉에서는 북한에 대한 한국의 ‘중대 제안’을 비롯한 대북 문제에 집중적으로 의견 교환이 이뤄질 전망이다.

13개월만에 우여곡절 끝에 6자회담이 재개되기로 결정됐지만 그 전망에 대해서는 한치 앞도 내다보기 힘든 상황이지만 ‘회담 재개 자체만 해도 성과’라는 입장도 우세하다. 또한 최근 이란 대선에서 압승한 마후무드 아흐마디네자드 대통령이 계속적 핵개발 진행 의사를 강조하고 있고 이라크 사태는 날로 격화되고 있는데다가 알-카에다의 공격이 격화되는 상황에서 미국이 북한과 계속 긴장을 고조하기는 현실적으로 힘들다는 지적 역시 6자 회담에 대한 긍정적 전망에 한 몫하고 있다.

이와 관련, 지난 4일 뉴욕타임즈는 미 국방부 고위 전략담당자들이 두 개의 전쟁을 동시 수행하는 이른바 ‘윈-윈 전략’을 수정하는 쪽으로 전환하고 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당초 윈-윈 전략은 중동과 동북아, 두 곳의 전선에서 미군이 동시 전쟁을 수행해 승리한다는 프로그램으로 제출 된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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