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동당, “연정론은 검토할 만한 가치가 없다”

그러나 살아있는 ‘개혁공조 불씨’, 개혁이냐 반신자유주의냐 명확히 해야

의원워크샵 결과, ‘연정 절대 불가’로 최종 가닥

  최근 민주노동당을 뜨겁게 달군 '연정'론 [출처: 민주노동당 진보정치연구소 홈페이지]

민주노동당이 노무현 대통령의 연정제안에 대해 최종적으로 'No'라는 답을 내놓았다. 지난 11일부터 의원단 워크샵을 진행중인 민주노동당은 12일, 심상정 원내부대표 명의의 브리핑에서 “노무현 대통령의 발언으로 촉발된 연정론은 잇따른 개혁 후퇴와 민생 정책의 실패로 인한 정치적 위기를 돌파하고 4.30 재보궐 선거로 창출된 여소 야대 국면타개를 위한 정치판 흔들기에서 비롯된 것으로 평가한다”며 “민주노동당 의원단은 워크샵을 통해 연정론은 검토할 만한 가치가 없다는 점을 명확히 재확인했다”고 발표했다.

노무현 대통령의 연정 제안 이후 노회찬 의원은 독일식 정당명부제 도입, 비정규법안에 대한 입장 전환, 국가보안법 폐지등을 조건으로 내걸고 이른바 ‘조건부 연정참여론’을 내놓은 바 있고 이영순 의원은 "우리가 연정 대상으로 가까운 면은 있을 것"이고 "개혁적 의제에 있어 여당이 민노당과 비슷한 입장이 된다면 연정은 가능할 것이고 그건 좋을 일"이라고 전향적 발언을 내놓았다. 그러나 천영세 의원단 대표와 권영길 의원은 ‘불가 입장’을 내놓은 바 있고 김혜경 대표, 장상환 진보정치연구소 소장, 주대환 정책위 의장도 잇달아 연정 불가 입장을 전하기도 했다.

결국 민주노동당 의원단은 “정부여당은 정치적 수사에 불과한 연정론을 민생 개혁 정책의 실패에 대해 책임을 전가하는 수단으로 활용하고 있”다고 정리하며 연정불가론을 공식화 했지만 “향후 개혁과 민생의 방향에서 당의 입장에 부합하는 어떠한 정당 및 정치세력과도 공조할 수 있다는 정책을 바탕으로 한 사안별 공조원칙을 재확인했다”고 덧붙였다.

개혁공조, 야당공조라는 양날개로 하반기 정국 돌파하겠다는 민주노동당

이와 함께 “민주노동당은 지역주의 정치 해소를 위한 가장 효과적 방안으로 독일식 정당명부제를 당론으로 갖고 있으며 일관되게 이를 제기해 왔다”며 “열린우리당은 즉각 2기 정개특위 구성에 나설 것을 촉구”한데 이어 “열린우리당이 진정성을 갖고 국민의 뜻에 부합하는 개혁입법 처리에 나선다면 민주노동당은 적극 협력할 것”이라며 열린우리당과의 이른바 ‘개혁공조’의 끈을 놓지 않았다.

“민생개혁 이니셔티브 확보를 위해 여당과의 공조를 공세적 제기하기로 했다”며 “최대한 개혁을 이끌어 내고, 개혁을 이루기 위한 것을 목표로 한다. 그렇지 못할 때 여권은 스스로 개혁후퇴와 반 민생성격을 드러내게 될 것”이라고 자신들의 전술을 밝힌 민주노동당 의원단은 “권력 감시차원의 야당공조도 적극 모색”하겠다며 사안별로 각 당과 공조를 하반기 의정방향으로 제시했다.

노회찬, “노 대통령의 고민을 순수하게 보고 있다”

민주노동당 의원단이 ‘연정 불가, 사안별 각당 공조’라는 원론적 답을 내놓은데 반해 노회찬 의원의 발언은 약간 다른 뉘앙스를 남겼다. 12일 아침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한 노회찬 의원은 “민주노동당에서 보기에 연정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는 결론을 내렸다”고 전제했지만 선거제도 개편을 통해 지역구도를 극복하겠다는 노무현 대통령의 의도에 동의한다고 덧붙였다.

또한 연정론에서 촉발된 내각제 개헌론에 대해서도 “내각제가 상술의 목표라고 보지는 않는다”며 “오히려 노 대통령의 고민을 순수하게 보고 있는 입장”이라는 의견을 내놓았다. 이어 “현재 지역 정당체제로 가는 한, 연정도 비난 받을 수 있다. 정책 이념 중심의 정당체제를 개편한 후 연정이 이야기 돼야 하고 정치 이념 중심의 정당체제로 가려면 현 선거제도 자체를 비례 대표제도 바꿔 가야 한다”고 발언을 마무리 지었다.

노무현 대통령의 '개혁VS반개혁 전선'에 교란되나?

그러나 노무현 대통령의 의도가 아무리 ‘순수’하다 할지라도 노회찬 의원의 이런 발언은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다. 그 간 노무현 대통령은 외교, 경제적 부분에서 한나라당과 별 다를바 없는 정책을 수행해왔으나 정치적 어려움에 부딪힐 때만 ‘개혁’을 내세우며 ‘민주VS반민주 전선’의 업그레이드 버전인 ‘개혁VS반개혁 전선’을 긋곤 했다는 것이다. 또한 이번 연정론도 그 연장선에 위치한 다는 것이다.

이런 지적에 대해 장상환 진보정치연구소장은 “물론 지금 연정은 안된다”고 전제한 뒤 “모든 개혁이 계급적이지 않은 것은 아니”기 때문에 “연정의 전제 조건으로 개혁과제들을 제기할 수 도 있다”고 본다고 답했다. 그러나 “연정에 반대하면서 ‘개혁’을 뛰어넘는 뚜렷한 차별점을 내놓는 것이 맞는데 지금 나오고 있는 전제조건들은 부족한 점이 있다“며 ”조세개혁을 통해 재원을 확충해 사회보장 정책을 근본적으로 변화 시키는 것과 노동자 기본권 보장, 경영 참가를 민주노동당이 주요 아젠다로 내세워야 한다“고 밝혔다.

정종권 서울시당위원장의 발언은 좀 더 구체적이었다. 정종권 위원장은 “대통령도 가능할 것이라고 생각한 것 같지는 않고 우리 입장에서도 당연하게 연정은 아예 불가능하다. 대선 국면에 가도 이것은 마찬가지”고 잘라 말한 뒤 “다만 연정을 화두로 정치적 문제들이 제기 될 수 는 있다고 본다”고 풀어나갔다. 정종권 위원장은 “대통령이 지역구도 혁파를 들어 연정론을 제기했지만 열린우리당 역시 우리 주전선의 하나 인데 우리가 ‘지역구도’ ‘개혁’등으로 호응할 수는 없는 일”이라며 “크게는 신자유주의 혁파, 그 안에서 비정규직 문제 해결, 무상의료 무상교육 등을 우리가 접점으로 제시 할 수 있을 것”이라 밝혔다.

정종권 위원장은 “말은 다 같은 개혁이지만 우리의 ‘개혁’은 반신자유주의 문제이고, 지역구도를 깨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것은 그들(열린우리당)의 화두이니만큼 반신자유주의 문제에 그들이 전향적 모습을 보여야 수단으로서의 공조가 가능하지 않겠냐”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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