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마다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부천영화제)를 개최하고 있는 부천시가 최근 폭력적인 노점단속으로 지역 노점상인들의 반발을 사고 있다.
전국노점상총연합(전노련)에 따르면 지난 10일 새벽 3시경 부천역 북부광장에는 용역단속반원 150여 명이 들이닥쳤다. 용역단속반원들은 대형망치(해머)로 무장한 채 당시 북부광장에 있던 노점상들의 손수레 20여 대와 노점상들의 장사 용품을 수거했다. 이 과정에서 용역단속반원들은 단속에 항의하는 노점상인들에게 폭력을 행사해 10여 명의 노점상인들이 중경상을 입었다고 전노련은 전했다.
북부광장에서 떡볶이, 순대 등의 분식을 팔고 있는 장 모 씨는 “당시 현장에 있던 회원 한 명 당 용역단속반원들이 10-20명 정도 달라붙었다. 용역단속반원들은 칠순이 넘은 노인을 넘어뜨리고, 무차별적으로 폭행했다”며 울분을 터뜨렸다. 그는 또 “용역단속반원들이 손수레를 수거하는 것은 물론이고, 장사 용품들을 닥치는 대로 파손했다”며 “먹고 살 밑천들을 다 부숴버렸으니 앞으로 뭘 가지고 먹고살지 막막하기만 하다”고 하소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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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분신을 기도한 남 씨 부부가 타고있던 차량외부 모습. 화재로 차량이 완전히 전소된 상태다 |
장애인부부, 차량에 불 지르고 분신 시도
한편, 단속 당일 오후 9시 40분경 북부광장에서는 1건의 차량 화재 사고가 발생했다. 북부광장에서 장사를 하던 장애인부부가 차량에 불을 지르고, 동반자살을 기도한 것. 현장 목격자들에 따르면 북부광장에 주차되어있던 차량에 갑자기 불길이 솟았고, 두 명이 차량 에 타고 있었다. 사람이 차 안에 있는 것을 발견한 시민들과 노점상인들은 문을 열려고 했으나, 안에서 문을 잠근 상태였다. 목격자들은 “차량유리창을 벽돌 등으로 부순 뒤 지나가던 시민과 주변 상인들이 강제로 사람을 끌어냈다”고 전했다. 조금만 늦었어도 두 생명이 희생될 수 있었던 위급한 상황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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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소된 차량 내부 |
이날 자살을 시도한 이들은 북부광장에서 장사를 하고 있는 1급 신체장애인 남 모 씨와 그의 부인이었다. 차량 밖으로 나온 남 모 씨의 부인은 “왜 이런 짓을 했냐”고 묻는 동료 노점상인들에게 “우리 하나 죽어 노점상들 편하게 장사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고 목격자들은 전했다. 주변 동료 노점상인들은 “남 씨 부부가 이날 있었던 폭력 단속으로 손수레를 수거당하고, 살 길이 막막해지자 일을 저지른 것 같다”며 “그날 남 씨 부인이 차에서 나와 ‘편하게 장사할 수 있게 하기 위해 죽으려했다’는 말을 듣고 모두가 울었다”며 안타까움을 전했다.
목격자들, “경찰이 신고접수 안 받고, 화재도 외면”
당시 용역단속반원들이 북부광장에서 해머 등으로 무장한 채 불법적인 단속을 벌일 때 노점상인들은 경찰에 전화신고는 물론이고, 인근 부천중부경찰서 중앙지구대를 직접 방문해 도움을 요청한 상태였다. 당일 단속과 화재사고가 발생한 현장으로부터 불과 10m 거리에는 중앙지구대가 있다.
직접 중앙지구대를 찾아 폭력 단속을 신고한 장 모 씨는 “경찰이 신고를 접수하지 않을 것 같아 일부러 신분을 일반 시민이라고 속이고 경찰에 도움을 청했다”며 “그러나 경찰은 ‘이 싸움은 시에서 관련되어 있으니, 시에 가서 직접 항의해라’며 신고접수를 외면했다”고 전했다. 또 차량 화재를 신고한 또 다른 상인은 “경찰에 방문해 신고를 했는데도 경찰은 시민들이 불을 다 끈 후에야 현장에 도착했다”며 성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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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화재 현장 바로 옆에 위치한 부천중부경찰서 중앙지구대 |
경찰, “화재 신고 접수하고, 바로 출동했다”
이 같은 주장에 대해 중앙지구대 관계자는 참세상과의 전화통화에서 “왜 노점상인들이 그런 거짓말을 하는지 모르겠다”는 반응을 보였다. 그는 “차량 화재는 지나가던 시민이 신고를 해서 접수를 하고, 바로 경관 2명이 출동했다”고 밝혔다.
그는 또 ‘불을 시민들이 직접 껐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소화기를 당일 새벽 단속 이후 현장에서 모두 사용한 상태였고, 내용물이 비어있는 줄 모르고 경관들이 화재 현장에 도착했다”며 “그래서 이후에 다시 다른 소화기를 가지고 나가 경관들이 직접 진화를 마쳤다. 그래서 조금 시간이 지체돼 오해를 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또 이 관계자는 ‘폭력 단속 신고 접수를 외면했다’는 노점상인들의 주장에 대해서는 “경찰 규정상 언론을 통해 개인적으로 말하지 못하게 되어있다”며 자세한 답변을 피했다.
정영수 지역장, “우리가 당장 먹고 사는 문제 중요치 않다”
이 같은 상황에서 전노련은 14일 북부광장에서 ‘폭력용역해체와 노점탄압분쇄를 위한 부천서부지역 노점상 투쟁대회’를 개최해 부천시청과 원미구청에 즉각적인 노점단속 중단을 촉구했다. 이날 결의대회에서 정영수 전노련 부천서부지역 지역장은 “보다 나은 노점상을 만들기 위해 부천시와 협의체를 만들어 논의를 진행 중에 부천시가 약속을 어기고 폭력단속을 진행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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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영수 전노련 부천서부지역 지역장 |
정영수 지역장은 이어 “우리가 당장 먹고 사는 문제는 중요하지 않다. 목숨을 잃는 한이 있더라도 이런 세상을 대를 이어 물려줄 수 없다”며 “빈민들이 해방되는 날까지 투쟁하겠다”고 밝혔다.
노점상, “부천영화제를 고려한 ‘거리청소작업’”
한편, 이날 집회에서 참가자들은 이번 노점 단속이 부천영화제를 고려한 ‘거리청소작업’의 일환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집회에 참석한 전노련 부천서부지역 한 회원은 “구청에서는 해마다 부천영화제 때면 도로정비와 거리청소 얘기를 하곤 했다”며 “주변 노점상인들도 부천영화제 때는 ‘우리도 배려하고, 도와야한다’는 마음으로 협조했다. 그런데 이번에는 완전히 뒤통수를 맞은 격”이라고 성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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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필두 전노련 공동의장은 “바로 오늘 이곳 부천에서 부천영화제 개막식이 열린다”며 “부천지역에서 최근 살인적 노점 탄압이 벌어지는 이유는 부천국제영화제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김흥현 전노련 공동의장 역시 이번 노점 단속이 부천국제영화제와 관련한 ‘거리청소작업’이라는 점을 강조하며 “판타스틱 영화제하는 것도 좋은데, 서민들과 함께 하지 못하는 그런 영화제는 사치와 허영을 부추기는 가진 자들의 잔치일 뿐”이라고 읍소했다.
한편, 이날 결의대회를 마친 참가자들은 부천시청까지 행진을 벌였다. 행진 후 정영수 지역장을 포함한 전노련 대표자들은 홍건표 부천시장과 면담을 진행했다. 이날 면담결과 홍건표 시장은 전노련 측에 △수거한 손수레 즉시 반납 △노점상과 협의체 구성 등을 공식적으로 약속했다. 이에 대해 김흥수 공동의장은 “일단 시청의 약속을 받아들이겠지만, 만약 시청이 약속을 어길 시 보다 강력한 투쟁을 전개하겠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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