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람으로부터 온 편지

이라크 현지 평화활동가들 암살 표적되고 있어

“친구들, 내가 지금까지 살아있다는 게 놀라울 지경입니다. 이제, 내 목숨이 정말 위태롭다는 생각이 들어요. 지금 상황 때문에 제대로 생각할 수도 없습니다. 뭐가 나은 결정일까요? 바그다드를 떠나 목숨을 지키는 게? 아니면 가족들과 함께 지내며 뭔가 벌어지길 기다리는 게? 어떨 때는 가족들과 함께 있는 게 암만으로 가는 것보다 나은 결정 같아 보여요. 도망간다는 것은 날 부끄럽게 만듭니다”

  지난 해 12월 전범민중재판 참석차 한국을 방문했을 당시 살람 씨

지난해 말 ‘부시·블레어·노무현의 이라크 전쟁범죄와 파병에 대한 민중법정’(전범민중재판) 참석차 한국을 방문한 이라크 현지 활동가 살람 가드반 씨가 최근 한국의 반전평화단체에 보내 온 편지의 내용이다.

살람 씨는 계속되는 시아파와 수니파의 대립으로 이라크전이 최악의 내전상황으로 치닫고 있는 가운데 이라크 내 엔지오 활동가들에 대한 테러가 조직적으로 발생하고 있다는 소식을 전해왔다.

살람 씨에 따르면 현재 바그다드는 물의 공급이 완전히 끊겼고, 하루에 2시간 동안만 전기가 들어오고 있다. 이런 가운데 시아파와 수니파 양측의 무력 충돌이 격화되고 있고, NGO 활동가들은 양 측의 공동의 표적으로 일상적인 살해위협에 처해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살람 씨는 “살인과 유괴가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심각한 상황”이라며 “현재 모든 NGO 활동가들이 몹시 위험한 상황이고, 대부분이 이라크를 떠났다”며 지난 25일 한국반전단체를 통해 소식을 전해왔다. 그는 또 “NGO 활동가들의 암살이 누군가에 의해 잘 조직되어 있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이라크 내 NGO 활동가들에 테러 위협 속에 이미 살람 씨의 동료 3명이 알 후리아에서 암살당했고, 현재 살람 씨도 살해 위협을 받고 있다.

한편, 살람 씨가 전해 온 다급한 현지 소식을 접한 한국 반전단체들은 살람 씨를 이라크로부터 탈출시키기 위한 자금을 급히 모금하고 있다. 동화작가이자 평화활동가인 박기범 씨는 “살람 씨는 한국인 활동가들을 현지에서 지원해주고, 위험에서 돌보아주었던 현지인”이라며 “현실적으로 한국에서 살람 씨를 위해 할 수 있는 일은 그가 마음 놓고 바그다드를 떠날 수 있도록 식구들에게 생활비를 전달하는 것”이라고 전했다. 현재 살람 씨에게 전해질 지원금은 농협계좌 755018-51-092845(예금주: 박기범)로 모금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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