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외신을 통해 홍콩현지 경찰들과 언론들이 한국 농민들의 동태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는 소식은 종종 국내에도 보도됐다. 한국농민참가단은 이번 방문을 통해 12월 홍콩투쟁을 준비하는 실무적인 준비 뿐만 아니라 홍콩 현지에서 전개되고 있는 대 시민 선전전에 참가하며 한국 농민 투쟁의 진실을 전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참세상은 1일 홍콩을 방문하고 돌아온 윤금순 전국여성농민회총연합 회장을 만났다. 윤금순 회장은 홍콩현지 캠페인 참여에 대해 '다녀오길 잘했다'라고 평가했다. 홍콩 언론이나 정부를 통해 과대 선전되거나 오해를 조장하고 있는 부분들에 대해 일정 부분의 전환점을 만들어 왔다는 것이다.
![]() |
▲ 윤금순 회장 |
12월 WTO반대 투쟁을 제대로 준하기 위한 실무적인 준비, 한국 농민 단체에 대한 오해를 풀며 현지 여론을 돌려 놓기 위한 작업 그리고 홍콩 캠페인에 참가하기 위해 갔다. 실무적인 준비중 가장 시급했던 것이 숙소의 문제였는데 그 시기는 홍콩 관광의 성수기이고, 관광협회라는 곳에서 공문을 내려보내 '한국 농민들에게 빌려줄 때 불미스러운 일이 있을 수 있다'는 소식을 접해 실무적인 문제해결과 여론 작업 그리고 홍콩민중동맹(HKPA)와 실무 조율을 하기 위해 방문했다.
홍콩 현지의 일정은 어떻게 됐나?
23일 홍콩으로 출발해서 홍콩 현지에서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그리고 12월 투쟁을 준비하고 있는 홍콩민중동맹(HKPA) 활동가들과 간담회를 진행했고, 또 'WTO 반대' 거리 캠페인을 진행했다. 그리고 24일에는 홍콩 현지 집회도 참여했다. 한 200여명 정도 참여한 집회였는데 진압부대도 왔었다.
홍콩현지 언론의 반응은 어떠한가?
현지 분위기를 솔직히 전하면 언론이나 정부측에서 의도적으로 '한국 농민들 폭도다'라는 선전을 많이 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한다. 기자회견에서 사실 기자들이 못할 질문도 하고 그랬다. 2003년 칸쿤 투쟁을 의식한 홍콩 정부와 언론에서 그렇게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는 한국의 농민단체 대표자들이 왔으니 오죽했겠는가. 그렇지만 기자회견을 통해 한국농민들의 실정, 그리고 왜 WTO를 반대하는 지, 각료회의가 저지되어야 하는지에 대한 입장을 전달했다. 또한 평화적인 싸움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홍콩 현지 활동가들의 말에 따르면 우리의 이런 기자회견과 시민선전전(홍콩시민들에게 전하는 선전물도 배포했다) 이후 홍콩 현지언론들이 '폭도'로 매도하기보다는 '왜 투쟁하는 가'로 '이유'와 '배경'으로 초점이 많이 바뀐 거 같다고 했다. 현지 방문을 통해 부정적 여론을 바꿔 놓은 일정정도의 '성과'라고 할 수 있다.
홍콩에서 만난 시민들의 반응은 어떠했는가?
많은 시민들이 WTO가 뭔지, 왜 싸움을 하는지 모르고 있는 것 같았다. 24일 집회도 사뭇 한국과 분위기가 좀 달랐다. 그렇지만 유인물에 대한 반응은 호의적이었다. 정부에서도 공세가 강하니까 아무래도 홍콩에서 현지 여론 싸움을 전개해야 하는 홍콩민중동맹(HKPA)의 역할이 크다고 해야 할 것 같다.
방문 소감을 간략하게
홍콩민중동맹(HKPA)는 정부측과 계속 협의를 하고 있다. 집회 신청 장소가 아직 불허난 상황이나, 홍콩시민 선전 작업 등 여러 가지 문제들이 풀려야 하는 상황이기도 하다. 민중동맹 측에서 한국 농민단체에 실무자 급파를 요구한 것도 이런 배경에서이다. 실무자 파견 문제를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이후에도 홍콩민중동맹과는 긴밀하게 같이 연계하며 상의해 나갈 것을 서로 약속했다.
사실 한국 농민이 주력적인 역할을 해야 하는 상황이다. 또한 이미 홍콩에서는 현지 작업들이 진행됐기 때문에 홍콩 현지 여론을 바꾸는 작업도 지속적으로, 우리도 함께 해야 한다. 한국에서도 마찬가지이고. 그래서 꼼꼼하게 잘 준비해야 겠다는 생각을 했다. '홍콩 각료회의 저지'라는 의제를 중심으로 농민단체 뿐만 아니라 한국에서 참가하는 모든 단위들간에 연계를 확실히 해야 겠다는 각오다.
![]() |
▲ 나주농민회 홍콩투쟁 결성식 [출처: 전농] |
그래서 올 하반기 투쟁에 대한 각오가 남다르다. 그간 WTO나 무역 질서에 대한 투쟁들은 농민들이 주도적으로 해 온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이번 투쟁 만큼은 노동자들도 함께 적극적으로 투쟁해야 한다. WTO와 신자유주의 문제를 인식하고, 투쟁을 활성화 할 수 있는 계기로, 국내의 일상적 투쟁 의제로 자리잡았으면 좋겠다.
향후 계획은 어떻게 되나
이번 홍콩 투쟁은 되는 사람들이 한번 신청해서 가는 그런 투쟁이 아니다. 철저하게 밑에서부터 조직하고, 결의된 사람들이 조직된 투쟁을 하는 그림이다. 한 예로 지난 7월 22일 나주시 농민회의 경우도 홍콩투쟁단 결성식을 진행했다. 투쟁교양단 교양학교, 하반기 농민투쟁(8/15, 9/10. 11/18), 전체 수련회 등 정당한 사유 없이 2회 이상 불참 시 투쟁단에서 제외되는 규율을 정하기도 했다. 전여농의 경우도 26일 대전에서 실천단을 결성하고, 활동에 돌입했다. 하반기 예정된 농민 2차 총파업과 9.10 이경해 열사 추모 투쟁 등 아펙(APEC)와 홍콩 투쟁은 일관된 맥으로 진행할 계획이다.
[현지 선전물] 존경하는 홍콩 시민들에게 드리는 글
존경하는 홍콩 시민여러분! 만나서 반갑습니다.
우리는 350만 한국농민들을 대표하여 이 곳 홍콩까지 오게 되었습니다.
영화로만 보았던 아름다운 홍콩을 직접 방문하게 되어 큰 영광으로 생각합니다.
이 곳 홍콩에서 오는 12월에 WTO 6차 각료회의가 개최될 예정입니다. 이와 관련하여 빈곤과 무역종속을 가속화시키는 WTO체제에 항의하기 위해 한국을 비롯한 세계 여러 나라에서 농민, 노동자, 빈민들이 대거 홍콩을 방문할 것입니다.
한국의 농민들 또한 1,000여명 정도가 12월에 홍콩을 방문할 예정입니다.
현재 홍콩 시민들과 언론에서 특별히 한국 농민들이 왜 그렇게 많이 홍콩으로 오려는지 궁금하실거라 생각합니다.
WTO가 출범한 10년의 세월동안 한국농업과 농민들이 겪어야 했던 현실은 처참했습니다.
1994년 우루과이라운드가 타결된 후 수입농산물로 농산물 가격은 급락하고, 농가소득은 감소하여 더 이상 농사를 지으려는 젊은이들이 없습니다. 그 결과 1994년 이후 10년동안 한국농민들의 수는 절반으로 줄었고, 농가부채는 4배로 증가했으며, 농촌평균연령은 60세로 더 이상 농촌에 살려고 하는 국민들이 없습니다.
한국농업은 현재 붕괴 직전에 이르렀으며, 한국농민들은 현재 사형선고를 받은 것이나 다름없습니다.
설상가상으로 한국 농민들의 75%가 농사를 짓고 있고, 농업수입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쌀이 현재 개방위기에 처해 있습니다. 한국농민들에게 목숨줄과도 같은 쌀마저 개방된다면 한국농민들은 더 이상 살 길이 없습니다.
‘農者天下之大本’을 국조로 여길만큼 농업을 귀중하게 여겼던 나라에서, WTO는 결국 농민들을 죽음으로 내몰고 있습니다.
WTO 10년 동안 한국농민들이 깨달은 것은 ‘WTO Kills Farmers’라는 사실이며, ‘Out of Agriculture in WTO’를 하지 않고서는, WTO를 반대하지 않고서는 한국농민들이 더 이상 살 수 없다는 사실입니다.
이것은 몇 몇 선진 농민들의 이야기가 아니라 전체 350만 농민들의 한결같은 마음이며, 이것이 12월 한국농민들이 홍콩에 대규모로 오는 이유입니다.
한국민족은 예로부터 평화를 사랑하는 동방의 예의지국입니다. 한국 국민 중에서도 농민들은 가장 순수하고 소박한 사람들입니다. 하지만 우리 가족을 살해하려는 강도에게 평화를 구걸하는 것이 최선의 행동이 아닌 것처럼, 우리의 목숨과 권리를 지키는 데에 우리는 더 이상 아무것도 하지 않고 평화만 구할 수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우리는 12월 홍콩에서 홍콩 시민들의 정서를 고려하여 인내심을 가지고 평화적인 방법으로 우리의 목소리를 전달할 것입니다.
WTO 각료회의에 참가하는 각 나라의 정부책임자들에게 다양한 방법으로 우리의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며, 한편으로 홍콩시민들에게 평화적 행진(march)과 캠페인 등을 통해 우리들의 주장을 이해시키기 위해 노력할 것입니다.
끝으로 우리는 홍콩 정부와 WTO에 몇 가지를 제안하고자 합니다.
1. WTO에서 농업을 제외시켜야 합니다.
2. WTO는 대화를 통해 평화적으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한국농민들과의 간담회에 적극 나서야 합니다.
3. 홍콩 정부는 평화적인 집회를 적극 보장해 줄 것을 요구합니다.
홍콩시민 여러분
한국의 농민들중 대다수가 홍콩시민들을 직접적으로 만난 적은 없지만, 영화와 TV를 통해 이미 친숙해 있습니다. 12월 홍콩에 와서도 더욱 친근하게 서로가 더 가까워 질 것이라 확신합니다.
2005년 12월 23일
전국농민회총연맹, 전국여성농민회총연합
(Korean Peasants League, Korean Women Peasants Association)





![[영상] 현대기아차비정규직 농성..](http://www.newscham.net/data/coolmedia/0/KakaoTalk_20180411_120413041_copy.jp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