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곡역장, 철도노조 조합원 무차별 구타 물의

'미안해요'라고 했다는 이유로 숙직실에 가두고 폭행

지난 7월 29일 '문곡역' 역장이 역무원을 폭행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져 물의를 빚고 있다. 더구나 폭행의 이유가 '미안합니다'라고 말하지 않고 '미안해요'라고 말했다는 것이라 주위를 아연실색케 한다.

영주지역관리역 동백산역에 역무원으로 근무하는 김 모씨는 7월 29일 새벽 문곡역과 통리역에 발차 통보를 하고 전산시스템에 시간을 입력하는 업무를 하던 중, 문곡역에 발차 통보를 했는지 여부가 확실하지 않아 문곡역에 전화를 걸었다. 문곡역장을 한번도 본 적이 없는 김씨는 전화를 받은 문곡역장에게 발차통보 여부를 물었고 통보를 이미 받았다는 대답을 듣자 두 번이나 발차 통보를 했다는 데 미안한 마음이 들어 "미안해요"라고 간단히 사과를 했다는 것.

그러자 문곡역장은 다시 전화를 걸어와 "'미안해요'는 아랫사람에게 하는 말이니 '미안합니다'라고 말해야 할 것이 아니냐"며 언성을 높여 따졌으며 김씨가 "역장님인 줄 몰랐다, 죄송하다"고 사과를 했으나 이것도 모자라 야간근무가 채 끝나지 않은 8시 40분경 동백산역을 찾아와 김씨를 숙직실에 가두고 무차별 구타를 퍼부었다는 것이다.

  구타당한 김모 조합원의 몸에 피멍이 든 모습 [출처: 전국철도노동조합 영주지방본부]
김씨에 따르면 문곡역장은 "너 이새끼 죽었어" "철도생활 끝내고 싶냐" "또 까불면 갈비뼈를 부러뜨리겠다"라는 등의 폭언을 퍼부으며 머리와 배, 온몸을 마구 때렸으며 무릎을 꿇을 것을 강요했다고 한다. 김씨는 경위서를 통해 "민주주의 사회에서 어떻게 이런일이 생길수 있나"라면서 "이번일을 참고 조용히 끝낼까 고민하다가 제2, 제3의 피해자가 생길것을 생각하여 그냥 덮어둘 수가 없었다"고 심경을 밝혔다.

철도노조 영주지방본부는 이틀 후 이 사건을 접수하고 문곡역과 동백산역을 방문하여 사실관계를 조사한 후 성명서를 발표하는 등 대응에 나섰다. 그러나 가해자인 문곡역장은 오히려 영주지방본부 간부에게 전화를 걸어 '실수하는 것'이라고 말하고 "나는 역장이므로 일찍 퇴근할 수 있는 재량이 있다"거나 "내가 그 방면(구타)에 선수인데 상처가 난 게 이상하다"는 등의 언행을 계속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영주지방본부는 8월 4일 발표한 성명서에서 "단지 '죄송합니다'가 아니라 '미안해요'라고 대답했다는 이유로 부하직원을 무자비하게 구타한 것은 21세기 KTX시대를 열어가고 있는 철도공사의 화려함에 가려진 일그러진 단면"이라고 개탄하고 "자신의 정상 근무시간이 끝나지도 않은 시간에 인접역에 난입하여 사과를 거듭하는 부하직원을 구타한 문곡역장은 철도현장에 있어서는 안되는 인물"이라고 강하게 성토했다.

이어 영주지방본부는 △문곡역장의 사과 △문곡역장과 동백산역장의 직위해제와 납득할 수 있는 징계 △피해자 보호방안 문서화 등을 철도공사에 요구하고 빠른 시일내 민형사상 고소고발을 진행하겠다고 밝혔으며, 철도노조도 8월 8일 회의를 열어 가해자 처벌과 재발 방지를 위한 지휘계통의 엄중문책이 뒤따라야 한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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