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37년간 강점한 가자지구에서 퇴거 시작

인티파다 13년간 희생된 5천 팔레스타인인의 핏값으로 되찾은 땅

이스라엘, 15일 0시부터 퇴거 권고장 배포 시작

  퇴거 작업을 진행중인 군인들에 격렬히 항의하는 가자지구 이스라엘 정착민들 [출처: 알 자지라]
이스라엘이 무력으로 38년간 점령해 온 가자지구내 유대인 정착촌의 퇴거 작전이 시작됐다.
현지시간으로 지난 15일 0시, 이스라엘 군과 경찰은 가지지구 내 21개 유대인 정착촌의 진입로를 동시에 봉쇄하고 정착민들에게 퇴거 권고장을 배포하기 시작했다.

니사닛 정착촌에서부터 배포된 이 퇴거 권고장에는 ‘48시간 내에 떠나지 않을 경우 강제 퇴거절차가 수행된다’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함께 이스라엘 육군 대변인은 “통고 절차가 시작된 때부터 이스라엘인이 가자 지구에 들어가는 행위는 법적으로 금지된다”고 밝혔다.

한편 극우 시오니스트들은 가자지구 남부 카티프 시가지 등지에 이미 잠입한 것으로 알려져 퇴거 경고 시한인 17일 0시 이후 유혈충돌의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스라엘 육군 당국은 외부에서 들어온 인원 5천여명을 비롯한 최소 1만2천명의 퇴거 반대 세력이 가자 지구 곳곳에 흩어져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발표했다.

시오니스트들, ‘팔레스타인에게 아무것도 못준다’며 방화하는 추악한 모습 연출

  시오니스트들은 집과 나무들을 불태우기도 했다 [출처: 알 자지라]
시오니스트들이 대거 진입해온 카티프에 있는 네브 데칼림에서는 현지 거주민과 유입되어 온 시오니스트들이 시위를 벌이며 마을 입구에 타이어를 쌓아놓고 불을 지르는 모습도 목격되고 있다. 또한 역시 가자 남부의 라피야 암 등에서는 ‘팔레스타인인들에게 아무 것도 남겨줄 수 없다’는 주민들이 집과 차량, 창고, 올리브 나무 등에 불을 지르는 추악한 모습이 목격되기도 했다고 이스라엘 중도 좌파 일간지 하레츠는 전했다.

그러나 이스라엘 현지 언론과 주요 외신들은 현재까지는 그렇게 큰 충돌은 없다는 소식을 전하고 있다. 이스라엘 인 입장에서는 가자 지구의 생활 여건이 좋지 않은 만큼 더 좋은 생활 여건을 찾아 떠나기를 원하지만 주위의 눈치를 보느라 선선히 이주하는 모습을 보이지 않으려 한다는 것이다. 이스라엘 정부는 가자 지구에서 떠나는 정착민들에게 가구당 20만달러에서 40만 달러 까지 이주 보상금을 지급하기로 이미 책정한 바 있다.

주로 야간에 이주 작업이 진행될 것으로 예측 되는 가운데 돈 할루츠 이스라엘 육군 참모총장은 자진퇴거 기간 동안 절반 정도가 자진해서 퇴거할 것으로 예측한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자치 약속 12년만에 5천여 팔레스타인인의 핏값으로 되찾은 땅

  팔레스타인 깃발 아래서 기뻐하는 자치정부 군인들 [출처: 알 자지라]
한편 38년만에 가자 지구를 되찾게 된 팔레스타인인들은 흥분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이스라엘은 이미 1993년 체결된 오슬로 협정에서 가자와 요르단강 서안 지역에서 팔레스타인인들의 자치를 허용하기로 약속했지만 무려 12년이나 끌어오다가 ‘자발적 철거’의 모양새를 취하며 철수한 것이다.

또한 12년 만에라도 이스라엘인들의 철수를 이끌어 낸 것은 이스라엘 정부의 양보나 외교적 협상의 결과라기 보다는 순전히 팔레스타인 민중들의 피값이라는 지적이다. 가자지구에서는 지난 1987년 12월 인티파다(봉기)가 시작됐고 어린 소년들까지도 이스라엘 군을 향해 맨 손으로 돌을 던지다 고무총탄등을 맞고 사망하기도 했다. 8년간 지속된 1차 인티파다에서는 모두 1400명 가량의 팔레스타인 민중(어린이 353명 포함)이 이스라엘 군의 손에 사망한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또한 지난 2000년 9월 29일 아리엘 샤론 총리가 동예루살렘에 있는 이슬람 성지 알 아크사 사원을 방문하면서 촉발된 2차 인티파다에는 5년 동안 무려 4000여명(어린이 630여명)이 희생당한 것으로 집계됐다. 가자지구에서 시작된 인티파다는 요르단 강 서안지역을 비롯한 팔레스타인 전역으로 퍼졌다. 2차 인티파다 기간 동안 팔레스타인 측의 희생도 엄청났지만 이스라엘 측에서도 약 1천명이 희생된 것으로 비공식 집계되고 있다. 결국 이스라엘이 가자 지구를 유지해서 얻는 이익보다 희생이 더 크다는 판단을 팔레스타인 민중들이 강제한 것이다.

이스라엘 정부, 일석이조 효과 노리나


  아리엘 샤론 이스라엘 총리 [출처: 알 자지라]
물론 이스라엘 내에서 조차 극우파로 분류되는 아리엘 샤론 총리가 가자지구를 포기한데는 실리적 판단도 깔려있다는 분석이다. AP통신은 500억에서 600억달러에 달하는 천문학적 점령 비용도 철수의 한 요인이라고 보도했다.

365㎢밖에 안 되는 가자 지구에 들어간 점령비용은 천문학적인데 반해 이번 자진 퇴거 이주 작업에 이스라엘 정부가 투여하는 비용은 20억 달러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결국 이스라엘 정부로서는 돈도 아끼고 국제 사회의 비난 여론도 빗겨가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노렸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요르단강 서안과 동예루살렘이 뜨거운 감자로 떠올라, 섣부른 기대는 금물

  인티파다에 참여하다 체포되는 팔레스타인 소년 [출처: 팔레스타인 모니터]
한편 이번 철수가 팔레스타인 지역 분쟁의 주요 분수령으로 떠오르며 긴장 완화에 한 몫하리라는 기대가 나오고 있기는 하지만 장기적 평화 구축에 기여하게 될지는 미지수다. 현재 팔레스타인 자치정부와 하마스등 저항 세력은 요르단강 서안과 동예루살렘에 있는 이스라엘인 정착촌 철수가 이어져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이스라엘 정부는 가자지구 철수는 요르단강 서안과 동예루살렘을 확고히 유지하기 위한 것이라고 공언해왔다. 요르단강 서안 지역은 가자 지역의 12배 넓이에 달하고 그 안에 있는 정착촌은 120여개에 달한다.

또한 이스라엘 정부는 서안지역에 콘크리트 분리장벽을 세워, 제2의 아파르트헤이트(분리) 정책을 시행하고 있는 형편이다. 또한 이스라엘 정부는 가자지구의 해상, 영공을 비롯한 국경 통제권을 틀어쥐고 있어 언제라도 군대를 보내 다시 점령할 수 있는 태세를 갖추고 있어 우려를 더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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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레스타인 , 가자지구 , 아리엘 샤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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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글 목록
  • joll

    인타파다 --> 인티파다 (intifada)
    본문에는 제대로 쓰셨는데..

  • 기자

    수정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