盧 ‘권력 이양’ 발언 반응, 야 ‘싸늘’·여 ‘숙연’

장영달 의원, "오죽 답답하면 국민통합을 위해서 이런 제안까지 하실까"

노무현 대통령이 25일, 임기 중반에 맞춰 KBS 방송에 출연해 연설한 내용에 대해 각 정당들의 반응이 싸늘하기만 하다. 특히 이날 연설에서 노무현 대통령이 '권력을 통째로라도 내 놓는 것을 검토하겠다'고 말한 것에 대해 각 정당들은 '어이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민주노동당, "다음에는 또 무엇을 내놓을꼬"

민주노동당은 26일 공식 논평을 통해 "'권한의 절반을 내놓을 수 있다'에 이어 '권력을 통째로 내놓을 수 있다'는 노무현 대통령이 다음에는 또 무엇을 내놓는다고 할지 걱정이 앞선다"고 꼬집었다.

민주노동당은 "대통령직을 걸고 수행해야 할 일이 얼마나 많은가"라고 반문하며 "그러나 정작 걸어야 할 곳은 뒷전이고, 사라져가는 지역주의 세력을 위해 대통령직을 내놓겠다니 참으로 기가 찰 노릇"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민주노동당은 "지역주의를 극복하기 위해 지역주의 세력에게 권력을 넘겨주겠다는 것이나, 군사독재를 극복하기 위해 군사독재에게 권력을 넘겨주겠다는 것이나 무슨 차이가 있겠는가"라며 "가뜩이나 X파일 때문에 혼란스러운 판국에 중심과 원칙을 흔들어 혼란을 가중시키는 대통령을 도무지 납득할 수 없다"고 밝혔다.

사회당도 같은날 논평을 통해 "대통령의 말대로 '국민 29%의 지지를 받고서 나라를 제대로 이끌 수 없다'지만, 그렇다고 권력을 야당에 대폭 이양하겠다고 엄포를 놓는 것도 안된다"며 "이제 국민의 말을 듣는 대통령이 되어야 한다"고 밝혔다.

전여옥, "커튼 콜은 커녕 야유를 받지 않으면 다행"

한나라당 역시 노무현 대통령의 제안에 대해 "국민 몰래, 국민 허락 없이 권력을 주고받는 무허가 거래를 할 수 없다"며 "어떻게 국민이 부여한 신성한 권력을 장물처럼 국민을 제쳐놓고 주고 받을 수 있는가"라고 밝혔다. 이날 전여옥 한나라당 대변인은 "돌발발언, 충동정치는 이제 막을 내려야 한다. 커튼 콜은 커녕 야유를 받지 않으면 다행"이라고 읍소하며 "고통 받는 국민의 뜻에 철저히 복종하라"고 충고했다.


한편, 각 정당들의 싸늘한 반응과 달리 정부여당인 열린우리당의 반응은 뜨거웠다. 26일 열린 상임중앙위원회에서 열린우리당 의원들은 '바보 노무현의 사즉생의 철학', '지역구도 타파', '한국사에 대한 반성과 통찰' 등등의 수식어를 붙이며, 전날 노무현 대통령의 발언을을 한껏 치켜세웠다.

"바보 노무현의 사즉생의 철학이 담긴 것"

26일 열린 상임중앙위원회에서 임채정 열린정책연구원장은 노 대통령의 '권력 이양' 발언에 대해 "대통령의 발언을 지엽적으로만 해석하고 볼 일은 아니"라며 "대통령의 발언은 한국사를 깊게 반성 통찰하고, 한국사를 어떻게 제대로 끌고 나가야 하느냐는 깊은 고민에서 나왔다"고 말했다.

또 임채정 연구원장은 "분열이 극복되지 않으면 ‘우리에게 영광이 없다, 우리 민족의 비약이 없다’는 시대적 역사적 관점에서 나온 것으로 봐야 하고, 그런 관점에서 분열 문제를 우리 정치 전체의 핵심 과제로 다뤄나가자는 호소"라며 "이것을 가지고 대통령이 권력을 어떻게 한다든지, 위헌이냐 아니냐 하는 관점에서만 볼 일은 아니"라고 덧붙였다.

장영달 상임중앙위원 역시 이날 자리에서 "대통령이 부산에 가서 떨어져 보기도 하고, 대통령이 부산사람이 돼 봐도 안되는 판국이니 오죽 답답하면 국민통합을 위해서 이런 제안까지 하실까하는 생각이 든다"며 "대통령 되고 나서 그것을 발동해서 유신 독재를 한다는 말은 들어 봤어도 대통령까지 내 놓을 수 있다는 호소까지 하는 대통령은 없었다"고 거들었다.

배기선 사무총장 역시 "우리가 대통령을 뽑기 전에 쭉 봐 왔던 아름다운 바보 노무현이었는데, 지금도 대통령임에도 불구하고 아름다운 바보 노무현의 사즉생의 철학이 절절히 묻어 나오는 표현이었다"며 "지역구도를 타파하겠다는 노무현 대통령의 가장 강력한 의지의 표현"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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