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당선 후 받은 숙제 다 했다’며 ‘임기단축’ 언급

나 홀로 ‘대연정’ 수위 높이는 속내는 내각제 개헌?

높아지는 발언수위, ‘연정이라도’ -> ‘한나라당 주도 대연정’ ->‘임기 단축, 2선 후퇴’

  지난 24일 출입기자간담회에서 '대연정'론을 설파하는 대통령 [출처: 청와대 홈페이지]

노무현 대통령이 급기야 ‘임기단축과 2선 후퇴’란 말을 꺼냈다. 지난 6월 24일 “연정이라도 해야되는 것 아니냐”는 언급 이래 7월 28일 “대연정이라면 당연히 한나라당이 주도하고 열린우리당이 참여하는 대연정을 말하는 것이다”는 발언, 지난 25일의 “권력을 통째로 내놓으라면 검토 하겠다”는 등 점점 발언의 수위를 높여가던 대통령이 급기야 ‘하야’로 해석될 수 도 있는 수준에 이른 것이다.

지난 30일 밤 청와대에서 열린우리당 의원단과 만찬을 가진 노무현 대통령은 ‘대연정론’을 거듭 강조하며 열린우리당 의원들에게 "새로운 정치문화가 새로운 시대를 열어갈 수 있다고 전제된다면, 2선 후퇴나 임기단축을 통해서라도 노무현 시대를 마감하고 새 시대를 시작할 수 있다는 의지와 결단도 생각해봤다"고 밝혔다고 김만수 청와대 대변인은 전했다.

또한 노무현 대통령은 한나라당과 '상생‘을 강조하며 “노선의 차이 보다 더 중요한 것은 새로운 정치 문화를 만드는 것이다”며 “정당의 노선이 중요한가, 정치문화가 더 중요한가. 노선에 있어 보수와 진보의 구분보다는 정치구도와 정치문화가 더 중요하다”고 주장했다.

이는 노무현 대통령이 대연정론과 함께 내놓은 ‘한나라당과 열린우리당에 큰 차이가 없다’는 발언의 연장선에 불과하지만 그간 열린우리당이 강조해온 ‘개혁-보수’ 전선을 송두리째 부정하는 것과 동시에 대통령 자신이 권력구조 개편에 발 벗고 나설 것을 강조한 것으로 평가된다.

"우리는 새로운 역사의 주인이 될 것“

이 날 만찬이 비공개로 전화되기 이전 노무현 대통령은 인사말에서 “(대연정)제안은 아주 근본적 문제를 그 안에 담고 있고 또 제안의 내용이 지금까지 우리가 역사적으로 경험하던 경험에서 비롯된 사고의 틀을 훨씬 뛰어 넘는 새로운 발상”이라고 스스로 평가하며 대연정론에 부정적인 여당의원들을 직접적으로 겨냥해 “여러분과 당원동지와 국민 모두들에게 드리는 말씀은 새로운 역사를 위해 결단을 하자는 것”이라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당정분리, 권력기관, 언론 관계등에 대해 “달라지지 않았습니까. 자랑스럽지 않습니까”라고 반문하며 자화자찬한 노무현 대통령은 “새로운 제안(대연정론)은 저의 전 정치 인생을 최종적으로 마감하는 총정리의 노력”이고 “우리는 새로운 역사의 주인이 될 것”이라며 인사말을 마무리 지었다.

이어 비공개로 열린우리당 의원의 질의와 답변이 이어졌지만 전병헌 열린우리당 대변인과 김만수 청와대 대변인의 브리핑으로 구체적인 내용은 거의 다 공개됐다.

임채정, 송영길 의원등 6명의 여당의원이 차례로 질의를 하고 노무현 대통령이 한꺼번에 답변을 하는 형식으로 이뤄진 대화에서 여당의원들은 대통령의 대연정론에 대해 대체로 부정적인 입장을 내놓았지만 대통령의 답변은 한 술 더 떠 ‘임기단축’까지 이르렀다.

정경유착부터 사회안정망 확충 까지 못한 것 없다는 대통령

  청와대 만찬에 앞서 벌어진 열린우리당 워크샵에서 대연정에 관한 의견이 분분했다 [출처: 열린우리당 홈페이지]

무려 한 시간 삼십분 동안 웅변조의 답변을 내놓은 노무현 대통령은 “당선 후에 받은 숙제는 위기상황을 관리하라는 것”이라고 전제한 이후 “지난 2년 반 성과를 보면 위기는 한고비 넘겼고 발등의 불은 끄지 않았나 싶다”며 “경기 관리는 정석대로 했고 성장 잠재력 관리, 정경유착, 권언유착, 권권유착, 돈안드는 선거, 당정분리, 균형발전, 양극화 해소 착수, 사회안전망 확충, 원칙있는 대북정책, 자주외교, 정부혁신 등을 해냈다”고 자신의 임기 전반에 대해 전반적으로 후한 점수를 매겼다.

이어 “그럼에도 불구하고 통합은 아직 미완의 과제로 남아있다”고 나름의 문제인식을 드러낸 대통령은 “이제 서로를 인정하고 경쟁하면서 서로를 고무하고 격려하는 관용의 정치로 나가야 한다”며 “역사에는 투쟁만 존재하는 게 아니라 대화와 타협이라는 공존의 양식이 존재한다”고 ‘대연정’의 정당성을 설파했다.

정치는 선택의 예술이라고 정의한 대통령은 “나는 항상 대의의 선택을 했고 역지사지하는 포용의 선택이 결과적으로 성공했다”며 “새로운 정치 문화와 새로운 시대를 열어 갈 수 있다고 전제된다면 2선 후퇴나 임기 단축을 통해서라도 노무현 시대를 마감하고 새 시대를 시작할 수도 있다는 의지와 결단도 생각해 봤다”는 폭탄선언으로 발언을 마무리 지었다.

이 날 만찬 전 1박2일 일정으로 진행된 열린우리당 의원 워크샵에서 대통령의 연정론에 대해 부정적 의견이 우세한 것으로 알려진데다가 ‘이 당이 노무현 대통령 사당(私黨)이냐’는 등의 강도 깊은 발언도 전해져 ‘연정론이 철회되지는 않더라도 한 템포 쉬고 가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됐지만 노무현 대통령은 그러한 ‘임기단축’이라는 초강수를 두고 나섰다.

높아지는 대연정론의 속내는 내각제?


자신이 연정 파트너로 지목한 한나라당은 물론이고 심지어 여당이나 ‘개혁 언론’들의 반응도 싸늘한 판국에 노무현 대통령이 ‘나 홀로 대연정론’을 지속적으로, 점점 수위를 높여가며 제기하고 있는 것에 대한 해석은 분분한 상황이다.

다만 지지율 29%라는 여론의 싸늘한 평가에도 불구하고 대통령은 “경기 관리는 정석대로 했고 성장 잠재력 관리, 정경유착, 권언유착, 권권유착, 돈 안드는 선거, 당정분리, 균형발전, 양극화 해소 착수, 사회안전망 확충, 원칙 있는 대북정책, 자주외교, 정부혁신 등을 해냈다”고 스스로에게 합격점을 줬다. 일반과 동떨어진 대통령이 이러한 현실인식이 문제의 근원 중 하나라는 지적이다.

또한 대통령은 최근 수 차례나 언급했던 독일 상황을 다시 지적하며 조기총선을 실시하는 슈뢰더 독일 총리가 부럽다는 발언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슈뢰더 총리는 급락하는 지지율등에 ‘아젠다 2010’을 비롯한 ‘신자유주의적 개혁안’을 승부수로 던져 의회해산을 시도, 독일에서는 오는 9월 18일 총선이 실시될 예정이다.

이는 지난 7월 7일 언론사 편집, 보도국장 간담회에서 대통령이 내놓은 “내각제 수 준으로 대통령의 권한을 이양할 용의가 있다”는 발언, “노선보다는 정치구도가 중요하다”는 이날 발언과 맞물려 결국 열린우리-한나라 공존을 안정적으로 꾀할 수 있는 ‘내각제 개헌’의 수순을 밟게 되는 것이 아닌가하는 섣부를 관측을 가능하게 하고 있다.

한편 노무현 대통령의 폭탄 발언에 앞서 30일자 서울신문이 게재한 ‘내년에 내각제 공론화를’이라는 칼럼이 이와 관련해 묘한 울림을 남기고 있다.

이 칼럼에서 이경형 서울신문 고문은 “내년 상반기부터 본격적으로 개헌문제를 공론화하여 내각제 전환을 위해 필요하면 2008년 5월까지인 현 국회의원의 임기를 2007년 12월 차기 대선 시기로 앞당기는 등의 문제까지 논의할 수 있다고 본다”며 “대통령 발언의 진정성을 인정한다면, 선거제도 개혁과 내각제 공론화가 지역주의 극복의 구체적인 실천 방안이 된다고 본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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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그래

    29점 맞아 놓고 잘 했다고 큰 소리치니. 쯔쯧