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로전을 넘어 금융자본의 공공성 제기로

투기자본감시센터, 활동 1년 맞이 회원 모임

상반기 한때 시민단체 중 언론사 단체 언급도 1위를 차지하기도 했던 투기자본감시센터가 창립 1주기는 맞아 조촐한 회원 모임을 진행했다. 감시센터의 한 회원이 운영하는 식당에서 진행된 회원 모임에는 문제의식을 갖고 참여한 회원들이나 운영위원들, 보이지 않게 많은 도움을 줬던 감시센터의 숨은 인자들이 모두 모여 축하와 의지를 다지는 '힘다지기'행사였다.

  식당에서 진행된 회원 모임. 이정원 집행위원장이 회원 소개를 진행하고 있다.

감시센터는 그간 1년의 활동을 통해 "경실련, 참여연대와 같은 시민단체들이 경제 운동을 주도했던 틀을 넘어 신자유주의 대항 운동의 좌파 블럭의 경제적 관점을 구체화 하고 공감대를 확산시켜 냈다"며 "학자적 시민단체 활동을 극복하고 브릿지 증권, 한미은행, 외환은행 싸움 등 노동자들과 함께 싸워온 경험들이 성과로 남는다"고 자평했다.

이날 회원 모임에는 금융경제연구소 활동가들과 김기준 금융노조 위원장을 비롯해, 양기환 스크린쿼터문화연대 사무처장, 정종권 민주노동당 시당위원장 등 40여명이 함께 했다.

축하 인사를 한 양기환 사무처장은 "2년의 스크린쿼터 사수 투쟁의 기록 다큐멘터리가 이번 부산영화제에 상영된다"면서 "초상권과 관련해 줄 소송이 이어질 것 같아 신변의 위협을 느끼고 있다."는 농담을 건네며 "감시센터의 활동과 자료들 덕분에 투자협정, 자유무역협정(FTA)와 연결된 정부의 커넥션을 다큐에 녹여낼 수 있었다"며 감사의 말을 전하기도 했다.

자본에 대한 새로운 도전

2004년 8월에 창립한 감시센터는 1년의 기간 동안 6회의 토론회, 9회의 기자회견, 6회의 검찰 고발 및 법적 대응, 30회 이상의 성명 논평 발표, 8회의 국제연대 활동 과 수차례의 교육활동, 집회및 홍보활동들을 벌여 왔다. 특히 큰 성과로 남는 것 중 하나는 감시센터의 정책적 내용을 집대성한 '한국경제가 사라진다'는 출판 사업. 초판이 절판됐다는 이 책은 '투기자본'에 대한 국민 관심이 반영됐기도 했지만, 자본규제에 대한 운동적 영역의 가능성을 시사하기 때문에 더욱 성과가 남는다고 평가했다.

이날 전체 사회를 맡은 이정원 감시센터 집행위원장은 "지난 1년의 활동은 비교적 성공적이었다. 센터의 존재를 알리고 투기자본 문제를 사회적 관심사로 부각시키는데 어느정도 성공했다"며 올해 들어 한국은행, 청와대, 전국상공회의소, 삼성경제연구소 등 보수적 입장의 연구소와 기관들이 연이어 투기자본에 관한 보고서를 작성하고 '나름의 대처'를 촉구한 과정을 한 예로 들었다. 물론 이들이 보이는 입장은 노동시민사회 진영의 요구와는 거리가 먼 한계도 지적했다.

그러나 외자와 투기자본에 대한 정부의 태도는 근본적으로 변한게 없고, 실효성 있고 가시적인 개선대책도 사실상 제시된 것이 없는 상황. 이정원 집행위원장은 "지난 1년은 새로 창립된 단체를 본 궤도에 올리고 쟁점을 알리는데 주력한 시기였다면 이제는 과제를 더욱 정교하게 가다듬고 역량을 쌓아 보다 효과적으로 과제별 대응을 해야 할 때"라며 "투기자본감시센터는 이제부터가 더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감시센터의 활동에 대해

감시센터의 주요 사업은 △투기자본에 대한 지속적인 감시 및 문제의식의 공론화 △투기자본에 대한 연구와 교육활동 △투기자본 규제를 위한 법 제정 운동 △투기자본의 횡포에 저항하는 노동자 투쟁 지원 활동 △반신자유주의 활동 단체들과의 연대 활동 및 국제적 교류 활동 등이다.

활동 사례중에 세계적인 경제지로 유명한 파이넨셜타임즈(FT)가 한국의 투기자본 감시센터 활동을 '강도높게' 비판했던 것과 프랑스 아딱(Attac : 시민지원을 위한 국제금융거래 과세연합)과의 공조, 투기자본 BIH에 항의하는 투쟁 때 직접 미국에 있는 위스콘신주연기금에 항의방문단을 파견하는 등의 활동들을 꼽기도 했다.

감시센터는 '외국계투가자본의 눈에 띄는 횡포에 약간의 제동을 거는 대신, 국내 형 투기자본이 양산되어 결국 경제전반에 '주주 가치 극대화' 논리를 더 확산시키는 것 아니냐'는 오해를 받기도 했다. 그리고 활동가들도 그에 대한 우려가 적지 않은 상황이다. 또한 투기자본에 대한 논의는 무성하지만 '선진통상국가', '동북아금융허브' 방안에서 드러나듯 정부 정책의 기존 틀에서는 별로 변화가 없는 것도 여전한 조건이다.

자리에 모인 사람들은 하나같이 지금까지도 중요하지만 이후가 더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날 감시센터가 초안으로 제출한 사업 과제는 △자본 일반의 주주 중심 경영 추세 발전에 대한 문제 △금융공공성 강화 사업에 적극 결합 △신자유주의 세계화에 저항하는 운동과의 연계 △규제법 도입을 위한 노력 강화 △연구 정책역량 강화 △저변확대 사업 및 회원 사업 강화 등을 제안했다.

일전에도 논의 된 바 있는 투기지수 개발이나 금융기관 CEO파일 작성, 주주가치 극대화에 대한 감시 견제 측면의 극복방안들에 대한 의견들이 제출됐다. 또한 WTO, 통상협상 등 거시적 정부정책에 대응하는 시민사회운동과 연대해야 할 필요성이 제기됐고, 감시센터는 최근 발족한 '신자유주의세계화반대민중행동'에 함께 참여하고 있다.

자본을 감시하는 센터의 찢어지는 재정난도

수십조를 움직이는 자본을 감시한다 하지만 센터의 상근활동가들은 척박한 노동조건에 놓여있는 안타까운 상황이다. 그나마 우호적인 회원들과 비용도 받지 않고 소송을 해준 법조인들, 지인들이 함께 하면서 살을 보태오지 않았다면 지금까지 버티기도 어려운 재정 구조였다. 현재 감시센터에는 2명의 활동가가 전임 상근을 하고 있고, 전체 회원은 150여명 수준이지만 이중 유료 회원 수는 40여명 남짓. 대대적인 회원 배가 사업을 하지 않는다면 조만간 '재정 파산' 하지 않겠느냐는 것이 농담이 아닌 현실인 상황이다.

그나마 최근 출판 사업이 재정 수입을 이루고, 관련 단체·노동조합들의 재정적 후원이 절실한 상황이라고. 관련해 투기자본감세선터 후원의 밤이 10월 19일 저녁에 개최될 예정이다. 이날 참석자들은 10월 후원회밤을 기약하며 회원 배가 사업에 적극 동참할 의사를 밝히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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