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합원 대중의 언로(言路) 차단하려는 것 아니냐"

전교조 '조합원 내부 게시판 공개' 논란

전국교직원노동조합 홈페이지의 조합원 게시판이 공개되면서 다시 비공개로 전환할 것을 요구하는 주장이 대의원대회 안건으로 제출되기도 하고, 심지어 내부 게시판 공개는 지도부가 "조합대중의 언로를 차단한 것"이라는 비판까지 나오고 있다.

  로그인 하지 않아도 조합원 게시판의 글을 읽을 수 있다 [출처: 전교조 홈페이지]

전교조 홈페이지 '열린마당'에는 원래 회원가입을 거쳐 로그인해야 쓸 수 있는 '대화와소통', 로그인 없이 아무나 자유롭게 글을 쓸 수 있는 '진흙속에핀연꽃' 등이 있었고, 조합원들만 이용할 수 있는 '조합원마당'에는 조합원만 읽고 쓸 수 있는 '조합원목소리', '동지를 위하여' 등의 게시판이 있었다. 그런데 조합원 내부 게시판이었던 '조합원목소리'가 지난달 4일 로그인하지 않아도 내용을 읽을 수 있는 공개 게시판으로 전환된 것이다.

내부게시판 공개 이유 '대국민 서비스 일환'?
김범열 부위원장, "지금 할 얘기 아니다, 중앙위 결정 따를 것"


조합원 게시판 공개는 김범열 부위원장, 대변인, 편집실장, 대외협력실장, 교선실장, 정보미디어실장으로 구성된 언론홍보조정회의에서 논의, 결정되었고 이를 상임집행위에 보고, 상집에서 최종 결정되었다. 게시판 공개 결정의 근거는 공식적으로 밝혀진 것은 없다.

다만 언론홍보조정회의 논의하는 과정에서 '대국민서비스 차원에서 전교조의 내부 토론 과정을 투명하게 공개한다'는 요지로 개방 결정이 났다는 정도로 조합원들에게 알려져 있을 뿐이다. 이와 관련해서 게시판 공개의 정확한 문제의식을 듣고자 시도했지만 언론홍보조정회의 책임자인 김범열 전교조 부위원장은 "현재 논의가 진행 중인 상황에서 언론이 보도하고 이럴만한 내용은 아닌 거 같고 중앙위에서 결정이 나면 그대로 따를 것"이라고만 밝혔다. 조합원게시판 관련한 안건이 3일 대의원대회에 상정됐다가 수정동의안이 통과돼 중앙위원회로 결정이 넘어간 상황에서 얘기해줄 게 없다는 것이었다.

조합원들은 즉각 반발에 나섰다. 이들은 먼저 어느 조직이든 내부적 의견이 오고 가는 공간은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자오선'이라는 필명의 조합원은 8월 5일 게시판을 통해 "시민단체도 내부 언론의 통로가 있다. 하물며 조합대중의 권익을 위한 노조가 조합대중의 권익을 토로할 내부 공감마저 폐쇄한 것은 본부가 얼마나 조합대중을 무시하고 외면하는지 잘 드러나는 단적인 사례"라고 비판했다.

또 내부의 논의를 투명하게 공개하기 위함이라고 하면서 게시판에서 지도부에 대한 질문에는 아무런 답변을 보이지 않고 있다는 점도 문제라는 지적이 많았다. '나나'라는 필명의 조합원은 "조합원 마당을 공개한 것은 국민들이 조합원들의 논의를 궁금해하기 때문에 대국민서비스 일환이라고 설명했다. 그렇다면 많은 조합원들이 실명이나 필명으로 집행부에 대한 비판이나 문제제기를 하고 궁금한 점을 게시판을 통해 질의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집행부가 묵묵부답인 것은 조합원에 대한 무슨 경우인가"라고 물으며 "정작 조합원들의 비판과 문제제기에 아무런 책임있는 답변이 없는 것은 앞뒤가 모순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참참참'이라는 필명의 조합원은 "민주화란 단어를 내세웠던 전교조 게시판은 본부 임원들이 얼마나 조합원들의 의견이 올라오는지 또 해당 질문에 누가 답할 것인지 조차도 결정하지 못하고 답변도 하지 않는 경우가 많았"다고 지적하고 "내부적인 갈등의 문제 등이 외부로 적나라하게 전달하는 것이 어떤 홍보효과가 있는지 궁금"하다고 말했다.

"조합원 대중의 언로 차단하기 위한 것 아니냐"

게시판 공개를 두고 보다 심각하게 제기되는 문제는, 내부 게시판이 사라짐으로써 조합원 대중의 언로(言路)가 차단됐다는 주장이다. 게시판에는 "노조의 특성상 노조 조합대중의 권리, 이익을 위해서 내부적 의견이 오가고 현장에서 조합대중이 겪는 애로를 고발하거나 토로하는 장이 되어야 하는데 이렇게 알몸으로 세상에 내세우면 조합대중의 언로는 통제되고 위축되어 조합대중은 결국 입을 다물게 될 것"이라는 식의 얘기들과 함께 게시판의 일방적 공개가 집행부의 의도가 있는 것은 아니냐는 의혹까지 나왔다.

게시판에는 "조합원의 목소리'와 '동지를 위하여' 그리고'홈'의 의견란까지 일체 의견을 쓸 수 없게 한 이유가 무엇인지 알고 싶다"는 지적과 함께, "조합원 의견을 공개한 후 게재되는 글의 수가 대폭 줄어들었는데, 이것은 지금 집행부가 의도했던 것이 아닌가 하는 의구심을 지울 수 없다", "조합원 게시판 공개는 본부가 조합대중의 비판을 두려워하여 조합대중의 언로를 차단하기 위한 고육책으로 밖에는 이해되지 않는다. 지난 대대를 앞두고 본부에 쏟아지는 비판 내지 비난 류 등을 경험한 본부가 이러한 조합대중의 비판 비난을 차단하거나 통제하기 위한 고육책이 아닌가"라는 주장이 나오기도 했다.

조합원 게시판이 개방되면서 올라오는 글의 개수가 현저히 줄어든 것은 사실이다. 게시판 실무책임자인 김현식 전교조 정보통신국장은 "방학 때라서 평소 개학 때하고 비교하긴 좀 곤란하지만 비공개로 했을 때보다 글 수는 수치로 따지면 적어도 1/3 이하로 줄었다"고 전했다. 또 "게시판을 개방하면 다른 사람들도 볼 수 있으니까 조회수는 좀 올라갈 수 있는데 조회수도 예전보다 못하다"고 밝혔다. 게시판 공개 이후 아예 조합원들의 발길이 줄었다는 얘기다.

정보통신국 배제, 의견 뒤엎은 결정

이번 게시판 공개 결정의 또 다른 문제점은 전국에서 홈페이지 관리 실무를 맡고 있는 책임자들의 의견이 전혀 반영되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의견이 무시됐다는 것이다. 지난 7월 전국 각 지부 전교조 정보통신국장들은 회의를 통해 내부 게시판의 개방에 대해 논의 끝에 부정적인 의견을 확인했다.

그러나 정보통신국장이 배제된 언론홍보조정회의에서 이 같은 실무자들의 결정을 뒤엎고 게시판을 공개한 것. 김창수 강원지부 정보통신국장은 "게시판 변경과 홈페이지 운영에 대한 부분의 중심은 지금처럼 처음 듣는 언론홍보조정위원회나 상집의 결정사항에 의해 이루어져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면서 "적어도 이 부분의 중심에는 정보통신국이 주체가 되어 여러 가지 의견을 참고하고 의견을 제시하여 변경되어야 한다고 본다"고 밝혔다.

김창수 강원지부 정보통신국장은 이번 결정이 정보통신국 고유의 역할을 침범하고 무시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정보통신국이 상집이나 언론홍보위원회에서 지시하면 게시판 운영을 변경하고 게시물 삭제하고 올리는 역할은 아니라고 생각하며 관료체제의 기관 홈페이지에서처럼 서버관리자가 지시를 받아 홈페이지 만들고 게시물 삭제하고 올리는 역할이 되어서는 안 된다"고 말하고 "만일 정보통신국이 그런 곳이라면 본부나 각 지부 정보통신국은 선생님보다는 우수한 컴퓨터 실력을 가진 상근자를 쓰면 되리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대대 안건 상정했으나 중앙위로 위임되고

게시판 공개에 따른 여러 문제제기가 나온 상황에서 지난 3일 전교조 대의원대회에서는 박진보, 장세형, 김진철, 강광숙, 조진희, 송미숙 서울 대의원이 '중앙위원회에 정보통신규정 보완'과 '이를 위해서 중앙위원회에 규정을 제안할 연구단위를 구성할 것'과 '열린마당에 있는 조합원의견(필명, 실명)을 비공개로 조합원마당으로 다시 이전 할 것'을 주문하는 안건을 발의했다.

이들은 "조합원마당에 있던 ‘조합원목소리’ 게시판을 열린마당으로 옮긴 것은 홈페이지의 위상에 대한 오해에서 비롯된 것으로 판단"된다고 주장하고 "의사소통이 조합원 내에서 치열하게 이야기해야 할 부분이 있고 국민전체에게 공개할 부분이 있"다며 조합원목소리 게시판은 조합원 내부의 의사소통의 과정이므로 비공개로 다시 이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게시판 이전 과정에서의 문제점으로 "게시판 이전에 대하여 그 동안 게시판을 함께 만들어 온 주체들의 의견이나 생각을 전혀 반영하지 못한 것"을 지적하고 "조합원 목소리가 개편되어야 할 필연적인 이유가 먼저 밝혀야 하며 그 필연적 이유에 대하여 동의하는지를 확인"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진보 대의원, "민주적 관점에서 조합 내부 토론 게시판 당연히 존재해야"

안건을 대표발제했던 초등강서지회 지회장 박진보 대의원은 내부적 언로를 트기 위해서 당연히 내부 게시판이 존재해야 한다고 말한다. 박진보 대의원은 "조합내부의 토론 게시판이 없는 것은 민주적 관점에서 굉장히 큰 약점"이라고 전했다. 또 "정보화 사회에서는 홈페이지를 만들고 관리하는 사람과, 회원 가입을 하고 내부적으로 활동하는 사람과, 가입 없이 외부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사람들 세 층위로 나눠지는데, 내부적으로 자체 토론할 수 있는 공간이 없어져버림으로써 세 다리중 한 다리가 없어져서 기형적으로 서있을 수 없는 홈페이지가 돼버렸다"고 설명했다.

박진보 대의원은 "수정동의안이 통과됨에 따라 중앙위원회로 이 문제가 위임됐는데, 위임한 근거는 명확히 제시가 안됐다"고 전했다. 또 "이날 발의한 안건 중에는 시스템 정보통신 규정을 보완하라는 것이 있었는데, 이번 게시판 문제는 단순히 게시판 이전 하나의 문제가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문제의 본질은 정보화 마인드의 부재 문제이며 정보화 사회에서 대한 이해 부족으로 비롯되는 정보화 사회를 선도하지 못하는 시스템의 문제"라고 밝히고 이를 위한 정보통신 규정 보완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3일 제45차 대의원대회에서는 게시판 관련 제출된 안건에 대해 중앙위원회로 위임하자는 수정동의안이 제출됐고, 대의원들이 이에 찬성함으로써 중앙위로 위임된 상태다. 다음달 있을 중앙위에서 조합원들의 비판과 문제의식을 어떻게 받아 안을지 결과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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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할 말이 없군요. 만약 운동의 이름으로 먹고 살고 있다면 운동의 대상을 잘 잡기를 바랍니다. 조합원 게시판을 공개하는 것이 조합원 의견을 없애기 위한 것이라고? 어떻게 진보넷은 자체 핵심 성원들만 보는 게시판이 있나 보군요. 그 게시판은 참 활성화가 되어 있겠네요. 민주노총도 없고 민주노동당도 없는 내부 몇몇 만의 게시판, 전교조가 없앤 것이 잘못인가. 제대로 알고 쓰시지요. 참 할일 없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