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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페트로카리브협정에 서명한 차베스 베네수엘라 대통령과 퍼시발 페터슨 자메이카 총리 [출처: 쿠바 Prensa Latina통신] |
이런 가운데 지난 6일(현지시간) 자메이카 수도 킹스턴으로부터 북서쪽으로 180Km 떨어진 몬테고 베이에 모인 베네수엘라와 카리브 공동체(CARICOM) 13개국 정상은 배럴당 40달러에 석유 공급, 회원국의 원유 수입항 건설 지원과 장기 처리 차관 제공 등 원활한 원유 공급에 필요한 사항이 포함된 페트로카리브(Petrocaribe)협정에 서명했다. 이와 함께 베네수엘라에 설치하기로 합의된 페트로카리브 프로젝트 사무국의 의장으로는 라파엘 라미레즈 카레노 베네수엘라 에너지 장관이, 부의장으로는 필립 폴웰 자메이카 과학기술 상공부 장관이 선출됐다.
베네수엘라, 도미니카, 자마이카, 수리남, 쿠바, 벨리즈, 바하마 등 14개국이 참여한 페트로카리브는 지난 6월말 베네수엘라가 자국 원유를 카리브 공동체 역내 국가들에게 좋은 조건으로 판매한다는 제안이 받아들여짐으로 결성됐다.
지난 6월 29일 차베스 베네수엘라 대통령은 카리브해 15개국 정부 대표를 초청해 페트로카리브 계획을 제안하며 투자 참여시 회원국들에게 △배럴당 유가 100달러 초과시 반액 판매 △ 배럴당 50달러 초과시 40% 할인 판매 △원유 수송 비용 부담 △저유 시설 설치 원조 등의 혜택이 돌아 갈 것이라고 제안한 바 있다. 당시 차베스는 미국에 대한 원유 수출은 ‘시장 가격’에 따를 것이라고 덧붙이기도 했다.
제안 당시 페트로카리브 프로젝트는 카리브 공동체 회원국들로부터 긍정적 반응을 이끌어 냈고 지난 달 24일 자메이카와 베네수엘라는 △배럴당 40달러로 일일 2만2천배럴 원유 공급 △원유 수입 대금은 상품, 용역 혹은 저리 차관 결제로 페트로카리브와 관련된 최초 합의를 이끌어 냈다.
따라서 지난 6일의 합의 역시 자메이카-베네수엘라 합의안에 준해 이루어 졌다. 한편 카리브공동체 회원국으로 지난 6월 페트로카리브 제안회의에 참석했던 트리니다드 토바고와 바베이도스는 페트로카리브 프로젝트에 서명하지 않았다. 베네수엘라의 규모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산유국으로 원유 수출이 국가의 주요한 수입을 차지하는 양국은 국가 재정에 타격을 입을 것을 우려해 당장 가입하지는 않았지만 앞으로 협상을 지속하며 회원국 가입을 긍정적으로 검토할 방침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점점 쇠락해 가는 사탕수수, 바나나, 커피 등의 플랜테이 그리고 관광업이 주 수입원인 카리브공동체 국가들로서는 베네수엘라의 페트로카리브 제안을 거절할 이유가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또한 주도국인 베네수엘라의 입장에서는 미국의 턱 밑인 카리브 해 지역에서 미국 주도의 미주자유역지대(FTAA)을 대체할 수 있는 ‘미주대륙을 위한 볼리바르 대안’(Bolivarian Alternative for the Americas)등의 대안적 경제통합 프로그램에 대한 지지도를 높일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을 것이라는 지적이다.
베네수엘라는 원유 저가 공급, 쿠바는 의료진 1만3천명 파견한 선례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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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페트로카리브 정상회의에 참석하는 카스트로 [출처: 쿠바 Prean Latina 통신] |
이번에 자메이카에서 열린 페트로카리브 정상회의에서 쿠바-베네수엘라 모델에 고무된 퍼시발 페터슨 자메이카 총리는 “취약한 의료서비스를 받고 있는 자메이카 민중들에게 쿠바의 의료진이 진료를 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만들어보자”고 피델 카스트로 쿠바 정부 수반에게 제의하기도 했다고 현지 언론들은 전했다.
한편 최근 부시 행정부가 미국인에 대한 국제형사재판소(ICC)의 기소권 면책 협정에 동의하지 않은 라틴 아메리카 국가들을 원조삭감으로 압박한 사실과 베네수엘라의 원유 외교는 극심한 대조를 보이고 있다는 지적이다.
부시 행정부, 미국범죄 면책협정 서명 안 한 국가대상으로 원조삭감 압력
부시 행정부는 지난 2003년에 고문, 전시 강간등 반인류적 범죄를 처벌할 목적으로 설립된 국제형사재판소(로마협약)에 미국인이 기소되는 것을 막기 위해 협약 비준국을 대상으로 개별적 면책 협정을 체결해 왔다. 그런데 이 와중에 협정 체결에 응하지 않는 국가들을 대상으로 원조를 대폭 삭감하는 정책을 사용한 것이 문제로 떠 오른 것이다.
특히 원조 삭감을 통한 협정 체결 압력은 라틴 아메리카 국가에 집중되고 있는 상황이다. 미국은 대 우루과이 원조를 2003년부터 150만 달러, 대 코스타리카 원조는 50만 달러, 대 볼리비아 원조는 150만 달러를 삭감했다. 특히 페트로카리브 회원국이기도 한 도미니카가 면책협약 체결을 거부하자 부시 행정부는 원조를 삭감, 2년 동안 마약 운반 감시과 실종 어부 구출등 해안 경비 활동에 차질을 빚어 도미니카 정부는 결국 미국의 요구에 굴복해 면책협약에 서명하고 말았다.
결국 베네수엘라가 미국처럼 자국의 대외 정책을 관철시키기 위해 경제적 요인을 이용해 외교 활동을 펼쳤다 할지라도 상대국 입장에서는 양국의 정책수단이 정반대의 의미로 받아들여 질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유가급등과 국제정치의 방정식
세계에서 가장 정치적인 자원, '원유'
허리케인 카트리나로 인한 심각한 피해에 대한 국제에너지기구(IEA)의 전략비축유 방출 소식과 멕시코만의 산유, 정유 시설의 피해가 ‘예상보다 크지 않다’는 소식으로 인해 지난 6일 유가는 2주만에 배럴당 66달러 이하로 떨어졌다. 그러나 최근 유가는 급등에 급등을 거듭해왔고 심지어 배럴당 100달러를 돌파할 수도 있다는 소식이 전해지고 있다.
원유가의 상승은 세계적 불경기의 요인으로 작동하고 있지만 산유국의 정치적 입지가 강해지는 효과를 가져오기도 한다. 1959년부터 1960년까지 석유 메이저들이 원유공시가격을 일방적으로 인하한데 맞서기 위해 1960년 9월 바그다드에서 결성된 석유수출국기구(OPEC)이 대표적인 예다. OPEC은 석유메이저에 대한 방어적 성격으로 결성됐으나 중동전쟁 등을 경과 하며 자원주권에 대한 인식이 높아져 원유가격결정에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됐다. 그러나 냉전종식 이후 사우디아라비아등 친미 국가들이 OPEC의 주도권을 장악하며 현재는 오히려 유가 안정 기구로 작동하고 있는 형편이다.
최근의 유가 상승으로 베네수엘라, 러시아등이 국제 무대에서 목소리를 높이는 것과 별개로 대표적 친미국가 사우디아라비아는 원유 증산등을 통하 ‘유가 안정’으로 미국의 이해를 대변하는데 여념이 없다. 지난 6일자 파이낸셜타임즈는 허리케인 카트리나로 인한 세계적 원유 공급 차질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OPEC이 발빠르게 움직이고 특히 사우디아라비아가 가격 인하와 증산에 주도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사우디아라비아는 지난 5일 미국과 유럽의 석유 메이저에게 수출하는 원유 가격 할인율을 지난 6개월래 최대규모로 설정했다. 알리 나이미 사우디 석유장관은 카트리나 발생 이후 현재 일일 950만배럴인 원유 생산량을 최대 가동능력인 1100만배럴로 늘리겠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결국 원유는 전세계에서 가장 정치적인 자원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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