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파일 주인공 이건희 회장, 이번에는 국회 증언대에 서나

법사위, 재경위, 정보위등 3개 상임위에서 국감 증인 물망에 올라

국회내 삼성 불패 신화 깨지나 관심 집중


X파일의 주인공 삼성 이건희 회장이 과연 이번에는 국정감사장에 증인으로 서게 될 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오는 22일부터 다음 달 11일 까지 진행될 국정감사를 앞두고 법사위, 재정경제위, 법사위등 3개 상임위에서 이건희 회장을 증인으로 출석시켜야 한 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지난해 환노위 국감에서 불법위치추적 의혹을 받은 삼성 SDI 사장에 대한 출석 요구안이 흐지부지 된 것이 보여주듯 그간 국회에서는 삼성 임원을 출석시키기도 힘들었지만 이번은 좀 다를 수 도 있다는 ‘기대’가 여기저기서 나오고 있다.

먼저 법사위에서는 노회찬 민주노동당의원과 선병렬 열린우리당 의원이 이건희 회장을 국정감사 증인으로 부르자는데 뜻을 모았다. 두 의원은 이건희 회장 외에 홍석현 주미대사, 이학수 삼성 구조본 본부장, 홍석조 광주 고검장도 증인 명단에 포함시키기로 했다.

열린우리당 선병렬, 박영선, 이상민 의원 이례적으로 증인 채택의사 밝혀

선병렬 의원은 “X파일에 따르면, 97년 대선 당시 이건희 삼성회장의 지시에 따라 대선후보들에게 백억원이 넘는 정치자금이 제공되었다”며 “특정경제가중처벌법 상 횡령·배임죄의 공소시효(10년)가 아직 남아있는 만큼 필히 진실을 밝혀야 하고, 이를 위해 증인채택은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대통령은 물론이고 열린우리당 의원들이 대체로 삼성에 대해 미온적인 반응을 보였던 것에 비하면 선병렬 의원의 이런 발언은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또한 노회찬 의원은 “작년에도 삼성은 인맥·학맥 등을 총동원해 막강로비를 펼쳤고, 국회의원에게 문자메시지를 보낼 만큼 대담성을 보였다”고 “삼성의 로비는 이미 ‘공무집행방해’ 수준에 이르렀다”며 법사위 위원들을 맨투맨으로 설득, 이건희 회장을 반드시 증인으로 채택하겠다는 ‘의지’를 과시하기도 했다.

물론 법사위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한나라당, 열린우리당 의원들이 이건희 회장 출석에 대해 부정적이라 섣부른 관측은 힘든 상황이지만 여당 의원도 동의의사를 표한 만큼 연루자 모두가 증언 출석을 피하기는 힘들것 이라는 지적이다. 국회법사위는 13일 10시 전체회의를 열어 증인명단을 최종 결정하게 된다.

재정경제위원회의 경우 소속의원 25명 가운데 이건희 회장의 출석을 공개적으로 찬성하고 나선 의원은 3명이다. 민주노동당 소속인 심상정 의원은 애초부터 강력하게 이건희 회장 출석을 요구하고 나섰고 열린우리당 소속 박영선, 이상민 의원도 이에 동조하고 나섰다. 삼성 그룹 소속 금융계열사의 순환출자를 막는 금융산업법의 발의자이기도 한 박영선 의원은 삼성자동차 퇴출과 관련 개인 소유의 삼성생명 주식을 내놓겠다고 한 이건희 회장의 약속과 관련해 직접 증언을 들어야 한다는 입장이고 이상민 의원은 X파일 등의 진실파악을 위해 이건희 회장의 직접 증언이 필요하다고 오마이 뉴스를 통해 밝혔다. 재경위는 12일 오후경 양당(열린우리, 한나라) 간사 협의를 거쳐 출석 증인을 최종 결정할 예정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건희 회장 출석 가능성은 그리 높지 않다는 분석

전원 열린우리당, 한나라당으로 구성된 정보위의 경우 구체적 내용은 알려지지 않았으나 정보위 위원장이 최근 삼성 수사를 주장하기도 한 열린우리당 내 ‘신진보연대’의 상임고문을 맡고 있는 신기남 위원장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일단 ‘논의의 대상’으로는 올라 갈 것이라는 관측이다.

그런데 각 상임위에서 이건희 회장 국감 증인 출석 의견이 나오고 있긴 하지만 실제로 출석할 가능성은 그리 높지 않다는 것이 냉정한 평가다. 노회찬 의원이 지적한 대로 삼성그룹 측이 이건희 회장 출석을 막기 위해 전방위적 로비 활동을 펼칠 것이 뻔하고 열린우리당 한나라당 할 것 없이 부정적 의견을 내놓는 의원들이 나오고 있고 구체적 답변을 거부하고 있는 의원들의 경우 대체로 ‘반대’ 입장에 서있을 것이라는 지적이다.

한겨레, ‘97년에 홍석현 주미대사 30억 배달 사고 냈다’

  12일자 한겨레 1면

하지만 이건희 회장이 이번에도 증인 출석을 피할 경우 삼성과 삼성 앞에 무기력한 국회에 대한 여론의 질타는 더 높아질 것이 분명한 상황이다. 게다가 12일자 한겨레는 홍석현 주미대사가 1997년 대선을 앞두고 30억 짜리 배달사고를 냈다고 보도했다.

한겨레는 “지난 1997년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홍석현 전 사장이 이회창 후보 쪽에 전해주라며 삼성 쪽이 건넨 정치자금 가운데 일부인 30억원을 전달하지 않은 채 착복한 사실이 뒤늦게 밝혀졌다"며 "대검찰청 중앙수사부는 99년 10월 홍 사장이 대주주로 있던 보광그룹의 탈세사건에 대한 수사 과정에서 이런 사실을 밝혀냈지만, 친족 간의 횡령이어서 친고죄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홍 사장의 범죄 사실에 포함시키지 않고, 처벌도 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 당시 대검 중수부장으로 사건 수사를 지휘했던 신광옥 변호사는 한겨레 기자의 확인에 대해 “내 입으로 어떻게 말하겠느냐”고 묘한 뉘앙스의 답을 내놓았다.

X파일의 존재가 드러난 이후 시간이 흐르면서 삼성과 관련 ‘떡값 검사 실명공개’, ‘처남 매부 지간에 배달사고 발생 의혹등’ 구체적 사안이 하나 둘 드러나고 있다.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라는 옛 속담이 실감나는 지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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