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리 법원 앞으로

미국, 후퇴한 새 파산보호법 발효 앞두고 하루 평균 2만 명 파산 신청

미국인들이 새 파산보호법 발효(17일)를 앞두고, 미국 내 전국의 법원에는 파산 보호를 신청하려는 미국인들이 줄을 이었다.

지난 4월 15일 미 하원은 3월 10일 미 상원을 통과한 파산법(Bankruptcy Bill)을 찬성 227, 반대 196표로 승인했다. 개정법의 주요 조항은 법 제정 후 6개월 동안 적용이 유예됐고, 개정 법률 적용을 피하려는 미국인들은 유리한 현행법을 적용 받기 위해 대거 신청, 특히 발효 직전에 몰렸던 것이다.

  지난 금요일 미국 덴버(Denver) 시내에 위치한 파산 법원 밖에서 파산신청을 위해 줄을 서 있는 모습. [출처: AP통신]
뉴욕타임스의 15일(현지시간)보도에 따르면 '뉴욕 맨해튼과 미니애폴리스, 시카고와 샌프란시스코 등 미 전역의 법원에 파산보호를 신청하려는 사람들이 길게 줄을 섰으며, 이들 중 일부는 새벽부터 몰려들었다'고 상황을 소개했다. CNN머니는 16일(현지시각) 지난 3~8일 한 주동안 미 파산법원에 접수된 파산보호 신청 건수는 10만2천863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6만8천387건)에 비해 50.4% 증가했다고 보도했다. 하루 평균 2만 명의 미국인이 파산을 신청한 셈이다. 지난해 미국 개인파산 신청자는 160만여 명이다.

미국의 선택적 파산제도

사실 이 법안은 1997년부터 7번이나 상원에서 부결됐고, 단 한번 상원을 통과했으나 클린턴 당시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했을 정도로 논란이 많은 법이다. 또한 이 법안은 '신용카드 회사와 은행 등 금융업계의 로비에 의해 개정됐다'는 비난 여론이 공공연하게 일었다. 새 파산보호법은 절차도 까다로울 뿐 아니라 파산 신청으로 인해 보호 받을 수 있는 부분이 적어지기 때문이다.

미국의 현행법은 대부분의 파산신청시 소비자가 제7장의 파산절차나 제13장의 파산절차를 선택적으로 신청할 수 있다.

제7장의 절차는 법원에서 파산결정을 하면 소속 주에서 인정하는 필수면제 자산을 제외한 여타 자산을 매각하여 채권자들에게 배분하고, 여타의 채무는 모두 탕감을 받기 때문에 'free start 절차'라고 한다. 다 털고 다시 새 삶을 시작하는 출발점이라는 의미가 강하다. 04년에 소비자 파산의 72%에 해당하는 약 110만명이 이 혜택을 받았다. 이런 경우 대부분의 파산신청자는 자산이 없기 때문에 은행 및 신용카드 회사나 여타 채권자들은 채권을 회수할 방안이 없다.

이와 달리 제13장의 절차는 채무자의 수입전망을 토대로 향후 5년간의 상환계획을 작성하고, 이를 법원이 수용하면 동 상환계획에 포함되지 않은 채무는 상환의무를 소멸시키는 절차다. 04년에 이 절차에 의한 파산신청이 약 445천 건에 달했다.

발효되는 새 파산보호법, 오히려 더 요원해진 '보호'

주미 재경관이 제출한 보고서에 근거해 주요 개정 내용을 살펴 보면, △적격성 심사 △변제능력의 결정 △거주주택 면제 △채권자의 청구권 △변호사 책임 △신용컨설팅 및 자금관리 교육 등이 주요 항목으로, 절차는 더 까다로워 지고, 보호조항은 줄었으며 채무자들의 의무와 책임 조항들이 늘어났음을 알 수 있다.

미국의 현행 규정은 파산법 제7장의 적용여부를 법원이 결정하도록 되어 있었으나, 개정법은 소득에 대해 2가지 기준의 심사를 하여 결정하게 된다. 첫째 기준은, rent료, 음식비 등 명시된 비용을 소득에서 공제한 후 신용카드 채무 등 무담보 채무의 25%를 변제할 능력이 있는지 여부를 결정하는 것이고, 둘째 기준은, 채무자의 소득을 채무자가 속한 주의 평균 소득과 비교 하는 것이다.

첫째 기준에 의해 25% 이상을 변제할 수 있고, 동시에 둘째 기준에 의한 주 평균 이상의 소득자는 파산법 7장에 의한 채무면제를 받을 수 없고, 제13장의 '소득있는 자의 파산절차'를 따라야 한다. 주 평균 소득이하이나, 25%의 기준을 충족할 경우에는 제7장에 의한 파산절차를 신청할 수 있으나, 법원이 제7장의 규정을 남용하고 있다고 판단할 때에는 채무자에게 제13장에 의한 절차를 개시하도록 요구할 수 있다.

현행 규정은 법원이 제7장 절차의 적격여부를 판단할 때 채무자 개인의 특수한 사정을 우선적으로 고려할 수 있었으나, 개정법에서는 특별히 예외적인 경우가 아니면, 2개 기준에 의해서만 적격성 심사를 하도록 했다.

또한 현행법은 제13장 절차에 따라 파산신청을 하면, 법원은 채무자와 법원이 합리적이고 필요하다고 여겨지는 비용에 기초하여 변제능력의 유무를 결정한다. 개정법에서는 법원이 미 국세청(IRS : IRS의 규정은 엄격하기 때문에 판사가 확인심문을 거쳐 결정할하게 되고, 결국 종전보다 시간과 비용이 많이 소요됨)의 통계를 활용하여 작성한 생계비를 기준으로 rent료, 음식비, 기타 비용을 산정 하여 변제가능 한 채무의 규모를 결정 한다.

나아가 거주주택 면제와 관련해서도 현행법은 채무자가 파산을 선언하면 파산신청서를 접수받은 주의 법원에서 주택의 일부 또는 전부에 대하여 채권행사 하지 못하도록 허용할 수 있었다. 예를 들어 Florida주는 파산신청 직전에 구입한 주택이라도 주택에 대하여는 전부 면제를 받을 수도 있었고, Nevada주는 20만불까지 면제받을 수 있었다. 그러나 개정법은 주택에 대한 면제를 엄격히 제한했다. 만약 파산신청자가 당해 주에 2년 이상 거주하지 않은 경우에는 직전 2년 중에 180일 이상 거주한 주중에서 가장 오래 거주한 주에서만 면제를 받을 수 있게 되었다. 또한 동 주택을 파산신청전 40개월 이내에 구입하였거나, 신청자가 증권관련법(Securities Laws)을 위반하였거나, 형사범죄를 저지른 경우에는 면제금액이 최고 12만 5천불을 초과할 수 없다.

또한 현행법은 제7장에 의해 파산을 신청한 사건에 대하여는 채권자(예를 들어 은행, 금융기관 등)가 제7장에 해당하는지 여부를 법률적으로 다툴 수 있었고, 제13장에 의한 경우는 제13장 해당여부를 다툴 수 없었다. 개정법에서는 제13장에 대해서도 다툴 수 있도록 채권자의 권한을 확대했다.

덧붙여 개정법은 파산신청 6개월 전에 신용counselor를 의무적으로 만나도록 하고, 채무면제 결정전에 돈관리에 관한 공공교육 프로그램을 이수하도록 채무자의 의무를 강화했다. 이에 대한 비용은 채무자가 부담하여야 한다.
태그

미국 , 파산

로그인하시면 태그를 입력하실 수 있습니다.
라은영 기자의 다른 기사
관련기사
  • 관련기사가 없습니다.
많이본기사

의견 쓰기

덧글 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