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에 갇힌 '정치 사상의 자유'

정치활동보장토론회, '합헌적 운용은 불가능하다, 입법적 개선'필요

2004년 3월 전교조 3대 원영만 위원장 및 중앙집행위원회 간부들이 '탄핵 무효, 부패정치 청산, 진보적 개혁정치 촉구 교사 선언'을 했다. 이 시국선언과 관련해 '공직선거및선거부정방지법위반'과 '국가공무원법위반' 등으로 이들은 벌금형을 선고 받았다.

2004년 4.15 총선을 앞두고 전국공무원노동조합(공무원노조)은 민주노동당 지지 선언을 했다. 이후 김영길 공무원노조 위원장과 사무총장, 부위원장 전원, 정치위원장에게 체포영장 발부됐고, 전 경찰에게 체포시 1계급 특진의 포상을 내걸리기도 했다.


아직도 이땅에 자유로운 정치 선언 조차도 법의 테두리에 갇혀 '탄압' 받고 있는 노동자들이 있다. 이와 관련해 '공무원 등 노동자 정치활동 자유, 그 문제점과 해결 방안'에 대한 토론회가 18일 국회헌정기념관에서 '노동자정치활동보장을위한대책위원회'의 주최로 열렸다.

  본격적인 토론에 앞서 제 단위 대표자들의 인사말이 진행됐다.

정치활동을 금지하고 있는 법 조항들

현재 공무원의 정치활동과 관련한 규정은 △국가공무원법 제 65조 △국가공무원복무규정 제 27조 △지방공무원법 제 57조 △지방공무원복무규정 제 9조 등으로 '공무원의 정당가입을 비롯한 정치운동 일반을 규제'하고, '정당법' 역시 공무원의 정당가입을 금지하고 있다. 교사들의 경우도 '교육공무원법'과 '사립학교법'에서 국가공무원법을 준용하고 있고, '정당법'에서 교사의 정당가입을 금지하고 있다.

또한 '공직선거법'은 공무원, 교사를 비롯한 공공부문 노동자들의 선거 운동을 금지하고, 선거일 전 60일까지 필요적으로 '사직'하도록 하여 피선거권을 제약하고 있으며, 국회법, 지방자치법에서는 국회의원, 지방의원, 지방자치단체장의 겸직을 '금지'하고 있다.

사실 공무원, 교사의 경우는 종래 후원회원이 될 수도 없었다. 다만 10만원 한도에서 익명 기부를 할 수 있었지만 세액공제 혜택은 꿈도 꾸지 못했다. 그나마 2005년 8월 4일 정치자금법 개정에 따라 비록 후원회원은 될 수 없지만, 2천만원 한도에서 일반 후원인으로서 후원금을 '기부'할 수 있고, 익명 기부가 아닌 한 10만원 한도 내의 세액공제도 받을 수 있게 되었다.

그러나 공무원, 교사의 경우 여전히 국가공무원법 제 65조 및 국가공무원복무규정 제 27조 2항 제 4호가 '기타 명목 여하를 불문하고 금전 또는 물질로 특정정당 또는 정치단체를 지지'하는 행위를 금지하고 있기 때문에 기명으로 정치자금을 기부할 경우 '징계에 회부될 가능성'은 여전히 남아 있다.

한편 일반노조의 선거운동이 허용되는 것에 비하여 '무원의노동조합설립및운영등에관한법률' 제 45조 및 '교원의노동조합설립및운영등에관란법률' 제 3조는 공무원노동조합과 교원노동조합의 정치활동을 금지하고 있다.

맹주천 변호사(공무원조노 법률팀장)는 "사인으로서의 지위와 국가기관으로서의 지위의 구별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대통령 탄핵 당시 헌법재판소가 결정했던 것과 같이 "공무원의 정치적 중립성은 '국가 기관'으로서의 중립성을 의미하고, '기본권 최대한 보장의 원칙' 과 '규범 조화적 해석' 원칙에 입각할 때 공익에 중대한 피해를 주지 않는 한 공무원의 경우에도 '사인으로서의 지위'에 따른 기본권은 최대한 보장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당가입, 정치자금 기부 허용 등 행위 한계 완화 필요

이런 법적 테두리에서는 제대로 된 정치활동을 받기는 원천적으로 불가능하다. 이에 맹주천 변호사 △당직보유 금지를 전제로 한 정당가입 허용(휴직자 예외) △정치적 행위의 한계 완화 (직무와 관련하거나 그 지위를 이용한 행위로 축소 제한) △정치자금 기부 허용 해야 한다는 내용의 개정안을 제안했다. 나아가 '공직선거법' 상의 '일괄적인 선거운동 금지'를 완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직무와 관련하거나 그 지위를 이용한 선거운동을 금지하는 것으로 족하고, 공직선거법이 공직선거 입후보시 선거일 60일전에 필요적으로 '사직'하도록 되어 있는 규정도 '휴직'규정으로 추가하는 방향 모색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토론회에서 주 발제를 한 임재홍 영남대 교수는 "입법의 과정을 보면 우리 국공법은 일본 국공법의 영향을 받았고, 일본 국공법은 당시의 미국의 Hatch Act의 영향 아래 만들어졌다고 볼 수 있다. 미국의 Hatch Act는 미국의 한 시기에 한정된 독특한 정치 상황의 산물이다. 즉 정치 활동의 광범위한 금지 형태를 위한 것은 20세기 초 당시 최대의 연방 공무원 집단이었던 우편 노동자에 의한 임금, 노동조건 개선의 집단적인 활동 규제가 직접적인 도입의 배경이었다. 이런 의미에서 미국에서도 공무원의 정치 활동 금지가 공무원 노동운동의 억제라는 상황적 요소를 내포하고 있었다"고 연관성을 우선 설명했다.

이어 "광범위한 정치활동의 금지가 연방법으로 규정된 1939년 및 40년 의 Hatch Act는 일본에서의 국가공무원법의 정치활동 규제의 모법으로 되었지만, 동법은 '모든 정치적 사항에 대해서 자기의 견해를 표명할 권리'를 적어도 보장하면서, 적극적인 정치활동을 금지했다. 심지어 이 Hatch Act 역시 1993년 실질적인 폐지에 가까운 전면 개정이 이루어져 정치적 기본권을 최대한 보장하는 법제를 유지하고 있다는 점에 착안하여 입법적 개선이 이루어질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나아가 임재홍 교수는 "직무 중의 정치활동은 공무원법상의 의무들을 통해 제한하는 데 비해, 직무 외(시간, 공간)의 정치 활동에 대해서는 상대적으로 폭 넓은 자유를 인정해야 한다"고 강조하며 "종래와 같은 일률적이고 막연한 표현에 입각한 최대규제의 형태에서 구체적인 최소규제의 형태로 가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런 점에서 현행 법령의 합헌적 운용은 사실상 불가능하며 따라서 입법적 개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날 토론회를 개최한 '노동자정치활동보장을위한대책위원회'는 공무원노조, 민주노동당, 민주노총, 전교조, 공공연맹(지하철, 지방공사). 사무금융(농축협), 보건의료조노, 언론 노조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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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무원 , 교사 , 정치사상의 자유 , 정치활동보장토론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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