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통일외교통상위는 18일 2시 국회 통외통위 회의실에서 쌀협상 비준동의안에 관한 공청회를 개최했다. '쌀 협상 비준안'을 놓고 정부와 농민-노동사회 단체들간의 줄다리기가 4개월 여 계속되고 있다. 급기야 지난 13일 통외통위 전체회의에 상정됐고, 이를 규탄하는 제 단체들의 성명이 줄을 이었다. 공청회를 앞두고 국회 앞에서는 17일 부터 농민단체장들이 단식 노숙 투쟁을 시작했고, 18일 오늘 국회 안에서는 관련한 입장들이 '팽팽'하게 맞선 공청회가 진행됐다.
협상을 진행해 왔던 김현종 외교통상부 통상교섭본부장은 쌀 협상 결과에 대해 "정부 나름대로 최선을 다했다"고 자평하며 "쌀 협상 결과 의무이행 시작을 위한 절차에만 한 달 이상 소요되므로 금년 내 입찰절차 완료 및 도입을 위해선 10월 중 비준동의안 처리가 꼭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박웅두 전국농민회총연맹 정책위원장은 아직 풀리지 않은 이면합의의 내용 공개를 요구하며, 이번 쌀 협상이 미칠 결과에 대한 '정부의 대책이 부족하다'는 것을 지적했다. 또한 '쌀 협상 국회 비준을 DDA(도하개발아젠다)협상 이후로 미뤄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최근 밝혀진 탈북지원과 베트남 쌀 수입과 관련한 문제에 대해서 "정부가 쌀을 한낱 거래의 통상 상품으로 치부하고 있는 사고가 여실히 반영된 사건"이라며 비판하기도 했다.
공청회에 참석한 권영길 민주노동당 의원은 "정부는 자신들의 협상실책에 따른 부담을 국회와 국민에게 떠넘기고 있다”며 “지금 시급한 것은 비준동의안 처리가 아니라 정부의 쌀협정에 따른 농업대책 수립”이라고 주장했다. 또한 “미흡한 대책수립 뿐만 아니라 수개월의 시간동안 영향평가도 시행하지 못하고 비준처리만을 강행하는 것은 정부의 직무유기”라고 지적하고, “공청회 직후 '국회·정부·농업계의 대책마련 실무팀'을 구성하여 영향평가에 착수하는 등 대책마련을 위한 계획이 수립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부의 비준 동의안의 위헌성을 제기한다
토론자로 나선 송기호 변호사는 이날 '정부의 비준동의안'의 위헌성을 제기했다.
송기호 변호사는 "우리 헌법 체계상, 행정부가 중요 조약에 대하여 국회에 비준동의안을 제출하는 것은 행정부의 재량사항이 아니라 헌법적 의무" 라며, 쌀협상 합의문중 쌀 이외품목에 대한 별도의 양자합의문을 비준대상에서 제외한 정부의 조치는 위헌의 소지가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근거로 첫째, 쌀 이외 품목 역시 쌀협상 과정에서 패키지로 작성된 것이며, 쌀협상 합의내용 전체가 국회의 비준 동의권 행사의 대상이 된다고 해석하는 것이 헌법이 정한 국회의 비준동의권에 부합한다. 둘째, 비준동의 대상인지에 대한 판단은 행정부에게만 주어진 것이 아니며, 동의권 행사의 주체인 국회의 판단 기회가 허용되어야 하며, 정부가 별도의 양자합의내용에 대해 헌법기관인 국회의원에게 조차 자유로운 열람을 제한한 상태에서 이들을 아예 비준동의안에서 제외한 것은 국회의 권한을 침해하는 것이다.
셋째, 행정부가 별도의 양자합의문에 대해 헌법 60조의 비준동의 대상인 중요조약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한 것 역시 위헌으로 판단된다. 캐나다와의 부가합의 내용중 관세율을 인하하기로 한 부분은 국회가 법개정을 해야 할 사항으로 입법에 관한 사항이고, 미국과의 합의 내용중 수입쌀 시판과 관련한 사항 등은 양곡관리법 개정사항이다. 인도와 이집트와의 합의 내용중 식량원조 없는 경우도 의무적으로 11만 1210톤을 구매하기로 한 것 역시 500억원 이상의 예산이 소요되므로 국민의 재정적 부담을 주는 내용이다.
따라서 "헌법 60조에 명시되어 있듯이 입법에 관한 사항이며, 국민의 중대한 재정적 부담을 주는 조약이므로 국회의 비준동의의 대상이며, 별도의 양자합의문을 비준동의대상에서 제외한 행정부의 재량권 행사는 위헌"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쌀 비준'을 반대하는 농민들의 전국적인 투쟁이 이어지는 가운데 한농연경북연합회 소속 농민 130여명은 17일 대구 범어동 한나라당 경북도당 앞에서 ‘쌀 협상 국회 비준 반대를 위한 결의대회’ 개최 후 경북도당 사무실에 들어가 무기한 단식농성에 들어갔다. 이들은 벼 50여 가마와 볏단을 당사 앞에 쌓아놓고 ‘쌀 협상 비준안 거부를 한나라당론으로 채택해 달라’고 요구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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